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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2000년이 저물고 진정한 21세기의 시작이라 할 수 있는 2001년이 밝았다. 지난 한해는 그야말로 교내외로 매우 혼란스러웠던 시기였다. 우선은 무학과 제도 시행 첫해로, 180여명에 달하는 무학과 신입생들이 원하는 학과에 배정받기 위해 다시 떠올리기도 싫었을 고3 시절을 방불케 하는 피나는 경쟁과 대입 원서접수를 능가하는 눈치작전을 펼치며 가슴졸여야 했다.학교 시설, 특히 LAN 등이 대대적으로 개선되었고 이러한 호조건 속에 인터넷과 함께 수많은 포스테키안들을 컴퓨터 앞에 붙잡아 두었던 PosB의 하드디스크가 도난당하면서 사이버 문화에 대한 재정립의 필요성이 강조되는 동시에 실생활에 있어서도 변화를 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졌으며, 4년만에 경선에 의해 진정한 의미의 총학생회가 구성되기도 했다. 대외적으로는 순수 포항공대 출신 외국 대학 교수 탄생과 각종 연구 성과 등으로 학교의 위상이 높아졌으며, 그 영향인지는 몰라도 2001학년도 대입 수능의 점수 인플레 여파 속에서도 2000학년도 입시때와 같은 미달 사태는 벌어지지 않았다.이러한 일들을 돌이켜 볼 때, 2001년은 여러 가지의 호재 속에 시작하게 되었다고 할 수 있겠다. 우선은

보도 | 손성욱 기자 | 2001-01-01 00:00

국가의 경쟁력은 국가의 과학기술 수준과 대단히 밀접한 관계가 있다. 역사를 돌이켜 보면, 어느 시대건 그 시대를 대표하는 선도산업이 있었으며 선도산업에 필요한 핵심 과학기술을 소유한 국가만이 세계의 경제를 주도할 수 있었다. 1990년대로 접어들면서 기술발전의 행보는 더욱 빨라져 산업과 산업간 합종연횡이 이루어졌으며 정보산업과 통신산업의 합작으로 인터넷이 탄생되기도 하였다. 인터넷이 점차 공급자와 수요자를 직접 연결하는 수단으로 널리 사용되면서 전자상거래라는 또 하나의 걸작품이 탄생하게 되었다. 전자상거래는 현재 B2B를 중심으로 활발히 전개되어 가고 있으나 점차 B2C로 확산될 전망이며, 매년 100% 이상 신장하여 2004년에는 그 규모가 7조 3000억불에 이를 전망이다. 세계 선진 각국은 현재 이 엄청난 전자상거래 시장에서의 주도권을 선점을 위해 치열한 경쟁 중에 있으며 국가의 모든 힘을 이 곳에 집중시키다시피 하고있다. 미국은 기초산업은 물론, 반도체, 정보통신, 소프트웨어, 우주/항공산업에 이르기까지 거의 모든 분야에 충분한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어 이 분야에 단연 선두주자로 등장하고 있다. 미국의 독주는 계속될 전망이며 현재로서는 그 끝이 어디일지

특집 | 손종형 / 손경선(화학1) 학부모, 이터퀘스트 코리아 | 2001-01-01 00:00

21세기가 시작되는 현 시점에서 우리가 희망하고 소원하는 것이 많이 있을 줄 압니다만, 과학과 기술이 국가의 흥망을 좌우하게 된 오늘날 우리의 공통 희망사항 중 하나는 아마도 우수 과학ㆍ기술자의 확보일 것입니다. 이러한 국가적 차원의 인력자원 개발을 위하여 시급히 마련되어야 하는 것은 바로 연구중심대학의 육성이라고 생각합니다. 한국의 경우 연구중심대학은 현시점에서 10개 이내 정도가 적합하다고 생각되며, 그 이상은 우리나라의 지적, 물적자원의 한계를 초과하는 것으로 판단됩니다. 고교졸업자 수를 년 600,000명 정도로 보면 그 중에서 1,000명 중에 1명 정도 태어나는 영재의 수는 년 600명에 불과할 것이며, 100명 중에 1명 정도의 우수한 학생까지 포함해도 년 6,000명에 불과할 것입니다. 이 중에 이공계 지망학생이 약 50% 정도라고 보면 이 Brain Pool의 크기는 년 3,000명 정도가 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년 1,000명 정도의 이공계 신입생을 입학시키는 연구중심대학이 우리 나라에 3개만 있으면 된다는 결론이 나오게 되며, 이와 같은 근거에 의거하면 연구중심대학은 10개 정도면 충분할 것으로 생각됩니다.연구중심대학의 수를 늘리는 것은

특집 | 임 관/삼성종합기술원 회장, 전 한국과학기술원 원장 | 2001-01-01 00:00

지난 해 언론들의 지나친 호들갑 덕분에 우리나라의 21세기는 한 해 먼저 찾아온 감이 있지만, 정확히 말하면 2001년이 21세기의 시작입니다. 포항공대도 어언 개교 14주년을 넘겼으니, 사람으로 따지자면 부모에게 모든 것을 의존하던 유아기를 지나 자기 나름대로 고민을 시작하는 사춘기로 들어가는 나이가 된 셈입니다. 사람의 일생에서 사춘기가 중요하듯이, 포항공대도 앞으로의 몇 년이 장기적인 발전을 위하여 매우 중요할 것입니다.사실 지난 10여 년 간 포항공대가 한국의 대학 사회, 더 나아가 교육계에 미친 영향은 대단했음을 부인할 수 없습니다. 국내 최초로 연구중심대학을 목표로 하는 사립대학교로서 설립되었고, 시설이나 조직, 운영 방식 등이 그 목표에 손색이 없는 선진국 수준으로 유지되었기에, 침체되어 있던 한국 대학사회에 대단한 충격을 주었던 것입니다. 하지만 포항공대의 앞으로의 갈 길이 지금까지처럼 순조로울 것이라고 낙관할 수만은 없어 보입니다. 우선 시설과 기자재 등의 투자 면에서 국내대학 중에서 포항공대가 가지고 있던 압도적인 우위는 점점 줄어들고 있습니다. 게다가 교육과 문화의 서울 집중현상은 개선되기는 커녕 오히려 악화되는 추세입니다. 이에 따라 우

특집 | 오세정 /서울대 물리 교수 | 2001-01-01 00:00

2001년 신사년(辛巳年) 새해를 맞이하였습니다. 2001년은 진정한 의미의 21세기의 첫 출발이 되는 해라 할 수 있습니다. 우리 직원들이 포항공대의 발전의 일익을 담당하는 견인차가 되고자 하는 첫마음으로 다시 서고자 하는 것이 저의 개인적인 바람입니다. 우리는 우리 자신과 오늘의 포항공대의 모습을 냉철하게 평가해야만 합니다. 지역적인 불리함속에서도 현재의 포항공대를 일구어 내기까지의 모든 구성원들의 노력은 위대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여기서 만족할 수는 없습니다. 국내 여타 대학, 세계 유수의 대학들과 동등하게, 아니 그보다 더 탁월하게 우리 포항공과대학교만이 가질 수 있는 대학 문화의 창출과 전통을 만들어 내는 ‘작지만 위대한 포항공대’의 모습은 우리 대학 구성원 하나 하나가 그에 맞는 변화를 주도하고, 그 중심에 설 때만이 가능할 것입니다. 우리 개개인이 변화의 주체입니다. 우리가 변화를 만들어 내고 주도해야 합니다. 우리 개개인의 작은 변화가 모여 큰 변화를 만들어 낼 그 때에, 세계 수준 연구중심대학으로의 도약의 꿈 또한 현실로 다가올 것입니다. 끊임없이 요구되는 변화와 개혁의 바람을 피할 것이 아니라, 당당히 맞서 옳고 그름을 판단하고 개개인의

특집 | 유인하 / 포항공대 노조지부장, 직장발전협의회 위원 | 2001-01-01 00:00

모든 세상일들이 첫 모금의 포도주처럼 마냥 혀에 감긴다면 좋겠다. 하지만 포도주의 달짝지근한 맛은 처음 입에 댔을 때 뿐이다. 용의 해가 가고 뱀의 해가 왔다. 내가 뱀띠라 말하기엔 조금 쑥스럽지만 굳이 빗대지 않더라도 ‘용두사미’란 말이 실감나는 요즘이다. 2000년 용의 해, 우리는 많은 기대를 했었고 노력과 또한 결실을 이루는 듯 보였다. 하지만 지금은 그런 기대가 한 순간에 무너지는 듯한 기분이 든다. 경제적 사회적 불안은 극에 달하였고 그 여파는 사회 곳곳 뿐 아니라 포항공대와 다른 상아탑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주위의 친구와 선후배 교수님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영향이 적지 않다.이런 위기를 헤쳐나가기 위해 사회에서는 정부 기업 국민, 학교에서는 교수 직원 학생이 뜻과 힘을 모아야 할 것이다. 하지만 그런 노력들은 부족해 보이고 서로의 골만 깊어가는 것 같다. 또한 갈 길도 순탄해 보이지만은 않는다. 최근에 자살사이트 동호회가 사회 문제가 된 적이 있었다. 정보통신윤리위원회에서는 그런 수십 개의 동호회에 대해 즉각 폐쇄를 권고하고 모니터링을 강화하도록 하였다. 자살은 ‘심리적 무정부 상태’가 되었을 때 이루어 진다고 한다. 내가 본 학교는 마치

특집 | 김강식 / 총학생회장, 화공 3 | 2001-01-01 00:00

우리 대학이 개교한지도 벌써 십수년이 지났습니다. 무슨 일이든 다 할 수 있을 것 같았던 20대 초반, 포항에서 보냈던 학창시절이 떠오릅니다. 1987년 황량했던(?) 교정에서의 첫 입학식, 다른 학교처럼 선배들이 해 주는 신입생 환영회가 아닌 우리끼리 가졌던 신입생 ‘자축회’, 학생들이 다함께 참여해서 만들었던 총학생회와 동아리 등 지금 생각하면 미소짓게 만드는 일들이 참 많았습니다.대부분의 학생들을 기억하시고 항상 열정적으로 학생들과 토론하기를 즐겨하셨던 고 김호길 총장님, 학생들이 힘들어 할 때 같이 술잔을 기울이며 인생 고민을 들어 주셨던 교수님들, 학생들의 크고 작은 일들을 자상하게 도와 주셨던 학교 직원분들, 그분들께서 주셨던 소중한 가르침과 따뜻한 마음은 학생들이 이후 사회생활을 하는데 있어 큰 자산으로 남았던 것 같습니다.하지만 그 과정이 항상 탄탄대로였던 것은 아닙니다. 당시로서는 학생들과 학교측의 입장이 첨예하게 대립되었던 학생들의 정치 참여 문제라든가 개교 이후 처음으로 대규모 징계와 시험거부, 그리고 철야농성까지 이르게 했던 시민 초청 한아패 공연 등 학생과 학교, 교수님들간의 시각 차이로 인한 갈등과 마찰도 있었고 그로 인한 후유증도

특집 | 김수연 /총동창회장, 산업공학과 박사과정 | 2001-01-01 00:00

포항공대가 개교한지 15년째를 맞이하며, 유난히도 어수선하였던 한 해가 저물어 가고있다. 개교 당시 주위의 우려를 떨치고 포항공대를 선택하였던 1회 입학생은 이제 30대 초반의 청년과학자가 되었고, 그 당시 그 연배였던 대부분의 교수들은 이제 40대 후반의 장년이 되었다. 그 동안 포항공대는 우리나라 대학 교육 및 연구의 새 방향을 제시하며 국내 연구중심대학의 한 축으로 성장하였다. 이제는 보다 성숙하게 우리 자신을 돌아보고 우리의 청년기를 준비할 때가 아닌가 생각된다.포항공대가 추구하는 세계적인 연구중심대학이라는 것은 개개의 교수 연구실들이 해당분야에서 세계 어디에 내놓아도 경쟁력 있는 고유 지식과 기술을 가지고 있으며, 이 학교에서 배출하는 졸업생들이 세계 어느 명문 대학의 졸업생과 비교하여도 그 포부와 능력에서 부족함이 없는 것 두 가지로 압축될 수 있을 것이다. 결국 간단히 이야기하여 대학의 경쟁력은 우수한 인력인 것이다. 과연 포항공대는 좋은 사람들이 오고 싶어하며, 그들을 잘 유지하고 있으며, 최고의 인력을 배출하고 있는지? 이 점에 있어 솔직히 우리는 아직 국제적인 경쟁력을 논하기에는 물론, 국내에서도 최고라고 하기에는 부족한 점이 많다는 현실을

특집 | 장태현 / 교수 평의회 의장, 화학 교수 | 2001-01-01 00:00

떠들썩하게 맞이했던 ‘새 천년의 원년’도 지나가고 또 다시 새로운 한해가 시작되었다. 새로운 시작은 으레 희망과 기대감을 갖게 하지만, 올해는 꼭 그렇지만은 않은 듯 하다. 그만큼 우리의 현실이 각박해지고 미래에의 전망 또한 밝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무엇보다도 우리를 우울하게 만드는 것은 ‘우리’라는 공동체 의식이 산산이 깨어지는 현장들을 속수무책으로 바라보야야만 하는 현실이다. IMF 사태 이후 세계화와 신자유주의의 바람이 거세게 몰아치면서 모든 것이 경쟁적이 되고 최고만이 살아남는다는 강박감에 우리는 시달리게 되었다. 적자생존의 정글의 법칙이 당연시되는 사회에서는 우리가 존재하지 않는다. 오직 나와 나의 편만이 있을 뿐이다.지난 한 해 동안 우리는 개인 또는 집단적 이기주의의 투쟁 현장을 수없이 목격해야만 했다. 가진 사람들은 더욱 많은 것을 원하고, 벼랑 끝에 몰린 사람들은 저항을 할 수밖에 없었다. 그래도 투쟁할 수 있는 사람들은 행복한 편이었다. 자기 주장을 펼 수단도 방법도 없이 사회 한편에 무기력하게 방치되어 있는 사람들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그리고 아무도 그들을 동정하지 않는다.따지고 보면, 우리 나라만이 그런 것도 아니다. 세계적인 추세가

여론 | | 2001-01-01 00:00

우리대학과 포항시, 포항제철 등이 참여하고 있는 재단법인 포항테크노파크가 포항테크노파크 산업기술단지 사업시행자로 지정받게 되었다. 산업자원부는 지난해 12월 11일 포항테크노파크를 산업기술단지 사업시행자로 지정키로 확정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산업자원부가 포항테크노파크를 기초지방자치단체와 지역 대학 그리고 민간기업이 공동으로 재원을 조달하여 추진하는 민간 주도형 테크노파크의 첫 모델로서 높이 평가했기 때문이다.산업기술단지로 지정됨에 따라 앞으로 포항테크노파크는 관련법에 의해 기부금 손금산입 특례, 고유 목적사업 준비금 인정, 취득세·등록세 감면, 특별소비세 면제, 국·공유재산 매각 특례, 건축금지 특례, 개발부담금 등 각종 부담금의 면제 혜택을 받게 되었으며 이와 함께 산업자원부에서 향후 포항지역에 추진되는 지역기술혁신센터, 신기술창업보육사업 등 각종 지역기술혁신사업을 포항테크노파크를 중심으로 추진하여 실질적인 지역기술혁신시스템이 구축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포항테크노파크는 현재 올해 상반기 중 부지조성공사 착공을 위해 문화재 시굴 조사, 환경성 검토 등 사전 법적 절차를 차질 없이 진행해 오고 있으며 이번에 산업기술단지 사업시행자로 지정

보도 | | 2001-01-01 00:00

“사람들은 현실보다는 허구적인 가상의 공간 속에서 나오지 않는다. 그러나 나는 현실이란 공간 속에서 카메라를 들고 세상을 향해 소리친다.”다큐멘터리스트 이흰샘 씨는 독립영화를 가깝게 느끼는 현실을 잠시 물러나 보게 하고 멀게만 느끼는 현실을 다가서 보게 함으로써 관객들이 세상을 새롭게 보고, 더 나은 자신과 사회를 위해 꿈꾸게 하는 영화라고 정의한다. 그 중에서도 독립 다큐멘터리는 한국 독립영화의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카메라를 통한 세상 읽기의 대표주자가 되어 왔다. 다큐멘터리를 다른 부류와 비교한다면 시류에 편승하거나 주류적 믿음에 영합하기를 거부하는 진보 세력에 부합하고, 뿐만 아니라 딥 포커스, 들고 찍기, 길게 찍기 등의 촬영 기법에서나 그 자체가 지닌 목적에서나 다큐멘터리는 리얼리즘과 진실성을 확보하고 있다.전국민족민주유가족협의회 소속 어머님과 아버님들의 일상과 투쟁을 담은 , 현대자동차 노동자들의 정리해고에 맞선 파업투쟁을 담은 , 4.3항쟁의 치유되지 않은 상처를 이야기하는 , 그리고 에바다 농아원생들의 피눈물나는 투쟁을 그린 에서는 그늘에 숨겨져 드러나지 않는 진실이 드러난다. 폴·로다가 ‘기록영화론(1935)’에서 “다큐멘터리가 노리는 바는

문화 | 김혜리 기자 | 2001-01-01 00:00

‘잃어버린 기억’이 그리운 사람과 삶에 대한 이야기5. To treno fevige stis okto카테리니행 기차는 8시에 떠나네.11월은 당신 기억 속에 영원히 남으리.이제 밤이 되어도 당신은 비밀을 품고 오지 못하네.기차는 8시에 떠나고 당신은 역에 홀로 남았네.가슴 속에 아픔을 새긴 채 안개 속에 5시에서 8시까지 앉아만 있네누군가가 나에게 주고 간 이 책은 내가 갓 대학에 들어와 적응을 해 나갈 무렵, 아직은 생소한 기숙사 방에서 꽤나 진지하게 읽었던 책이다. 이 책을, 그리고 그 내용을 그렇게 떠올릴 때면 그때의 나의 모습이 떠오른다. 그것이 나의 이 책에 대한 ‘기억’이다.주인공 하진은 성우다. 그 스스로는 ‘이름도 없고 애칭도 없고 의미있는 행동을 찾아내지도 못하는 익명의 내 목소리’라고 말한다. 그녀는 잃어버린 기억으로 인해 사랑하는 이의 자신에 대한 사랑을 쉽게 받아들이지를 못한다. ‘과거를 덮고는 살 수 없다’ 라 하면서 자신은 그 과거를 억지로 잃어버리고는 그 잃어버린 ‘과거’로 인해서 현재 알 수 없는 불안함과 외로움을 가지고 있는 하진. 그녀의 주위에는 아픔을 겪은 조카, 혼자 살면서 언제나 그녀가 찾아가서 누울 수 있는 자리를 마련

문화 | 조은영 / 화공 2 | 2001-01-01 00:00

주린 배는 과자로, 목마름은 하얀 눈으로 달래며 오른 노고단은 우리에게 지상에서 최고의 감동을 선사했다객관적으로는 짧고 박한 우리의 인생을 주관적으로는 풍성하게 만드는 것 중에 하나가 바로 여행이다. 그리고 그 여행을 혈기 넘치고 감수성이 예민한 젊은 날에 많이 행할 수 있는 사람은 어쩌면 인생에서 귀족과도 같은 위치를 누리는 자가 아닐까. 그많큼 우리는 여행에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다. 출발하기 전에 설레임과 도중에의 즐거움은 둘째로 두고서라도 말이다. 이런 행운을 누리기 위해서 모두들 거리로, 거리로 나올 황금같은 크리스마스 연휴에 전국에서 솔로 남녀 4인이 모이게 되었다. 목표는 지리산 천왕봉에서의 화이트 크리스마스, 그저 낭만으로 똘똘 뭉친 것이다. 집 떠나면 고생이란 말은 그간의 여행으로 이미 가슴 속에 새겨질만큼 새겨져 있건만, 왜 출발전에는 그렇게 즐거운지 모를 일이다. 아마 여행 속에 포함되어 있는 자유와 자연의 향기 등이 나의 본능을 자극하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 일행들이 먼저 도착한 장소는 화엄사 입구. 당초 일정으로는 노고단 산장에서 1박을 하기로 되어 있었지만 오후 늦게나 도착해서 그만 근처 한 민박집에 주저앉고 말았다. 여자들의 단장

문화 | 유종수 / 물리 3 | 2001-01-01 00:00

경제위기 극복과 남북 관계가 2001년의 화두“한국 경제, 정말 괜찮습니까?” 새해를 맞으며 모스크바에서 만나는 러시아인들로부터 이런 걱정스런 질문을 자주 받는다. 그들은 대부분 대우와 현대사태부터 은행파업에 이르기까지 한국 상황을 꿰고 있는 이른바 ‘한국통’들이다. 그러나 한국과 별 상관없는 평범한 러시아인들도 한국 사정을 제법 잘 알고 있다.휴대전화기 딜러를 하는 한 여성(31)은 “한국에 다시 경제위기가 오면 러시아도 큰 일”이라고 농담(?)을 했다. 97년말 한국이 국제통화기금(IMF) 관리체제에 들어간지 8개월 후 러시아도 모라토리엄(채무지불유예)을 선언하게 됐던 사실을 용케도 기억해낸 것이다.새해, 한국사회의 화두는 단연 ‘경제’이다. 정보통신(IT)분야의 벤처열풍을 타고 몇 달 전까지만해도 사상초유의 호황을 누리다가 갑작스럽게 위기에 빠진 경제를 어떻게 되살릴 수 있느냐에 관심에 모아지고 있다. 러시아 전문가들도 한국의 경제 상황을 주의깊게 보면서 나름대로 전망을 내어놓고 있다. 러시아도 한국 경제가 주요 관심사 러시아는 최근 한국과의 관계에서 무엇보다도 경제협력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 또 러시아가 한국의 경제 상황에 민감하게 신경 쓸만

취재 | 김기현/동아일보 모스크바 특파원 | 2001-01-01 00:00

현 정부는 신자유주의에 대한 맹목적 추종 버려야한국은 현재 총체적 위기상황임에 틀림없다. 1997년 환란 이후 다시 찾아온 경제위기, 잇따른 권력형 비리의혹, 정치권의 비생산적인 극한 대결, 불안과 분노에 찬 국민의 실망 등의 현상은 위기상황을 여실히 반영하고 있다. 이러한 사태에 대해 김대중 대통령은 사실상 속수무책이며 정권자체가 고립상태에 빠져 들어가고 있다. 어째서 이러한 상황이 나타났는가? 사실 김대중 대통령 집권 이후의 발자취를 더듬어 보면 그렇게 놀랄 일이 아니다. 그 이유는 두 가지 차원에서 설명할 수 있다고 본다. 하나는 김대통령의 정치 스타일의 문제이고, 다른 하나는 그의 정책방향의 문제이다.총체적 위기의 근원은 무엇인가첫째로 김대중 대통령의 정치 스타일에 대해서 집권 초기부터 비판과 주문이 있었다. 김대통령은 우선 말을 지나치게 많이 하는 습관이 있어 어떤 때는 독백으로 마감하는 때도 있다는 것이다. 지식이 풍부한 사람들에게서 흔히 볼 수 있는 현상이기는 하지만 대통령으로서는 반드시 좋은 습관이라 할 수 없다. 말이 많은 사람은 경솔하게 보이기 쉽기 때문이다. 프랑스의 대정치가였던 드골 대통령은 이 점에 특히 유의했던 사람이다. 대통령이 말

취재 | 정성배 / 파리사회과학대학원 명예교수 | 2001-01-01 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