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뽀얀 스케치북과 낡아빠진 크레파스 통을 가지고, 매번 똑같은 그림을 그린다. 끝이 눌려 뭉뚝해진 빨간 크레파스로는 한쪽 구석에 동그란 태양을 불어 넣는다. 은은한 주홍빛을 띠는 불가사리는 노란 모래를 점 찍어둔 백사장에 살고 있고, 바닷속에는 초록 크레파스로 이름도 모를 해초를 담는다. 남색 티셔츠를 입은 채 얼굴도 표정도 똑같은 사람들 사이에 서 있는 소년의 손에는, 보라색의 조개가 들려있다.어릴 적 그렸던 그림들은 항상 비슷했다. 해안가 끄트머리에는 회색빛의 방파제 위에 빨간 줄무늬를 가진 등대가 서 있고, 끝이 날카로운 검은색 크레파스로는 짱구 눈썹 같은 갈매기를 그렸다. 네모나고 헤진 플라스틱 크레파스 통 안의 여러 가지 것들로 항상 일정한 무엇인가를 뱉어냈다. 그러다 보니 어떤 것은 짧고 뭉툭한 크레파스가 됐고, 또 어떤 것은 새것처럼 길고 날카로운 크레파스 그대로 남았다.빨간색, 주황색, 노란색, 그리고 초록색. 많고 많은 크레파스 중 항상 가장 먼저 닳았던 것은, 파란색 크레파스였다. 날카로운 크레파스 끝이 조금씩 무뎌질 때면, 그것을 덮고 있는 종이 쪼가리를 떼어내고 손에 크레파스를 묻혀가며 계속 그림을 그렸다. 파란색으로는 항상 스케치북의 절

78내림돌 | 이신범 기자 | 2019-04-24 13:33

요즈음에는 지난 시대 우리 사회에 풍미했던 낭만적인 대학생의 모습은 찾아보기 힘든 것 같다. 대학은 취업을 준비하는 학원으로 전락해 취업이나 자격증을 따는 데 도움 되는 과목에는 학생들이 몰리고 있고, 인문 교양을 함양하기 위한 과목은 수강생을 채우기도 힘든 형편이다. 많은 학생은 자신들의 이상적인 꿈을 실현한다기보다는 단지 학점 따기가 쉽다는 이유만으로 특정 과목에 몰리고 있다. 해방 이후 대학생들의 사회적 참여를 대변했던 학생회가 근래에는 구성조차 하기 힘든 경우도 있다. 대학 지성을 대변하는 대표적인 대학기관인 학보사에도 지원자가 줄어들고 있고, 동아리 활동에 시간을 많이 필요로 하는 몇몇 전통적인 동아리에서는 신입생을 모집하기도 힘들다고 한다.지금 대학가에는 낭만주의 시대에 등장했던 낭만적인 모습이 사라지고 있는 것 같다. 대학의 낭만이란 대학 축제에서 흥청망청하게 즐기고 영화 ‘러브 스토리’에서 나오는 것과 같은 멋진 사랑을 해보는 것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었다. 낭만주의에서 말하는 ‘낭만’은 그 이상의 원대한 시대적 사명과 포부를 지니고 있었다. 예를 들어 독일 낭만주의 기수였던 노발리스(Novalis), 즉 게오르크 폰 하르덴베르크는 철학, 과학

사설 | times | 2019-04-24 13:32

현장포착 | 김영현 기자 | 2019-04-24 13:31

만화/만평 | times | 2019-04-24 13:30

‘타노스에 대적할 초강력 히어로의 등장’ 영화 ‘캡틴 마블’은 수많은 마블 팬들이 극장을 찾게 만들기에 충분한 의미를 가지고 있었다. 베일에 가려졌던 어벤져스 스토리의 과거가 밝혀지는 동시에, 오는 4월에 개봉하는 ‘어벤져스: 엔드게임’을 향한 열쇠의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이다.영화는 크리족의 전사로 기억을 잃은 채 살아가고 있던 캐럴 댄버스(브리 라슨 분)가 스크럴과의 전쟁 임무에 참여하면서 시작된다. 임무 도중, 지구에 불시착한 캐럴은 지구에서 살던 자신의 과거에 대한 기억을 찾아 나간다. 영화 초반에는 단편적인 회상 장면과 전투 장면으로 긴장감이 적었을 뿐 아니라 스토리를 이해하기도 힘들었다. 그러나 후반부로 갈수록 상상도 못 한 형태로 맞춰지는 퍼즐과 긴장감 넘치는 스토리 진행으로 자신도 모르게 영화에 몰입하고 있는 나를 발견할 수 있었다. 특히, 마지막 부분에 과거와 현재의 주인공이 오버랩되는 장면은 최고의 명장면이었다. 역경과 고난을 이겨내고 각성하는 주인공의 모습에서 히어로 영화 특유의 전율을 느낄 수 있었다. 시선을 사로잡는 90년대 풍경의 재현과 색다른 매력의 고풍스런 음악은 관객들로 하여금 특별한 재미와 향수를 느끼게 한다. 정체불명의 매력

포스테키안의픽 | 장호중 기자 | 2019-03-29 16:56

2016년 11월, 국민주권과 민주주의의 회복을 염원하는 광장에서의 열기가 한창 뜨거웠던 즈음, 미래사회를 구상하는 한 콘퍼런스에서 한국의 촛불시위 현장을 담은 스크린을 배경으로 한 여성이 질문을 던졌다. “당신은 이미 주어진 국가에서만 살겠습니까, 아니면 직접 당신의 국가를 선택하시겠습니까?”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최초의 가상국가인 비트네이션의 설립자, 수잔 타르코프스키 템펠호프는 전통적인 국민국가를 넘어서는 새로운 정치공동체의 기술적 실현 가능성을 역설하는 야심 찬 발제를 열정적으로 이어나갔다.탈중심적인 국경 없는 자발적 국가(Decentralized Borderless Voluntary Nation; DBVN)를 천명하는 비트네이션은 2014년 7월에 설립됐다. 나아가 2016년에 이르러서는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스마트 계약 기능을 구현하는 오픈소스 플랫폼인 이더리움과의 협약을 통해 헌법을 공포하는 등, 실질적인 국가의 지위를 갖춘 가상국가의 실현을 예고하고 있다. 세계 어느 곳에 있든 이름과 이메일 정도의 정보만 제공하면 누구나 비트네이션의 시민이 돼 비트네이션에서 제공하는 행정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된다. 시민들이 탈 영토적인 온라인

노벨동산 | 정채연 / 인문 대우조교수 | 2019-03-29 16:50

오랜만에 돌아온 학교는 낯설었다. 개교 당시의 인테리어 트렌드를 엿볼 수 있던 학생식당은 아늑하고 세련된 푸드코트로 다시 태어났고, 묘하게 2000년대의 기운이 서려 있던 스낵바 또한 팔각형 테이블과 은은한 조명으로 멋이 났다. 스낵바 한 쪽을 차지하고 있던 84인치 UHD TV는 사라졌고, 이제는 스낵바 한 벽면이 가득 TV가 됐다. 시대가 달라졌음을 실감했다.2년 만에 돌아온 학교의 달라진 점을 꼽으라면, 시설도 시설이지만 무엇보다 등굣길에 마주치는 사람의 대부분을 모른다는 것이다. 동아리 하나만 들어가 있어도 모르는 사람이 없게 되는 것이 당연한 학교였는데, 이제는 곁을 지나쳐가는 야구점퍼가 어떤 단체를 대표하는 것인지도 알 수 없게 됐다.‘학교의 세대가 완전히 교체됐구나’ 어딜 가든, 나와 같은 경험을 공유했던 사람이 거의 없다는 사실은 나를 외롭게 했다. 셧다운제니 뭐니, 기숙사비가 올라가니 마니, 학교를 뜨겁게 달궜던 주제들. 누가 누구를 좋아하는 것 같지 않니, 걔는 정말 왜 그러나 몰라. 내가 남에게 잘못한 일들, 누가 내게 실수한 일들, 누가 나를 욕하지 않을까 잠 못 이루던 밤들도 이제는 다 잊혀지고, 새로운 이야기와 고민이 학교를 가득 채

지곡골목소리 | 노진우 / 화공 14 | 2019-03-29 16:50

택시 업계와 카풀 서비스 기업 간의 갈등은 현재 뜨거운 감자다. 이들의 갈등이 극에 달해 사람이 다치는 등 안타까운 사건이 연이어 발생하면서, 나는 그저 충분한 논의 끝에 타협이 이뤄지기를 바랐다.그렇게 지난 7일, △정부 △택시 업계 △카카오모빌리티 등이 참여한 사회적 대타협기구가 평일 오전 7~9시, 오후 6~8시 출퇴근 시간에만 카풀을 허용한다고 합의했다. 또한, 택시 업계 내부에서 쉬고 있는 택시 면허를 플랫폼 업체에 공유하는 ‘규제혁신형’ 플랫폼 택시를 올해 상반기 중으로 출시하기로 했다. 그러면서 택시 노동자의 처우개선을 위해 월급제를 실시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기사에서 지적했듯 출퇴근 시간을 두고 논쟁이 있었으나, 해당 부분에서는 택시 업계의 편을 들어준 것이라 볼 수 있다.‘카풀 합의안’을 모든 카풀 업체가 따를 필요는 없다. 다만 이번 합의안에 국토교통부와 더불어민주당이 참여한 만큼 관련 법안이 발의된다면, 이후 출퇴근 시간의 정의가 협의안을 바탕으로 제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이에 △풀러스 △위모빌리티 △위츠모빌리티 등 카풀 스타트업 기업들이 해당 합의를 전적으로 부인하고 일어섰다. ‘카풀 합의안’이 시장경쟁의 원칙에 반했다는 것이다.

독자리뷰 | 황성진 / 전자 17 | 2019-03-29 16:49

이번 호 신문에는 새롭게 선발된 포항공대신문사 33기 수습기자들의 첫 기사가 실린다. 특히 기획 기사인 ‘수습기자의 다짐’에서는 수습기자 한 명 한 명이 자신의 원대한 포부와 비장한 각오를 글로 써 낸다. 후배들이 쓴 ‘수습기자의 다짐’을 읽고 있자니 2년 전 신문사에 처음 발을 들였던 나의 모습이 새록새록 떠올랐다.나는 어려서부터 막연하게 글쓰기를 좋아했다. 글의 종류도 가리지 않아서 유려한 독후감을 써 글쓰기 대회에서 수상하는 한편, 공책에 SF 소설을 써 같은 반 친구들이 돌려 보기도 했다. 머릿속에 있는 생각을 하나의 완성된 문장으로 다듬어 내는 행위 자체가 멋지게 느껴지고, 그래서 지금껏 글을 쓸 때면 마냥 즐겁다. 신문사에 지원하게 된 이유도 교내외의 다양한 사건을 직접 취재함으로써 값진 경험을 할 수 있다는 것과 더불어, 공대에 와서도 꾸준히 글을 쓰고 나아가 우리대학 구성원에게 널리 나의 글을 읽힐 수 있다는 사실에 매료돼서였다.나 역시 33기 수습기자들처럼 ‘수습기자의 다짐’에서 기자로서 야심을 밝혔는데, 그중에서도 개인적으로 가장 중요한 의미를 담았던 문장은 “나는 글로써 과학과 우리가 사는 사회 사이에 다리를 놓아주는 사람이 되고 싶다”이

78오름돌 | 박민해 기자 | 2019-03-29 16:48

봄이다. 겨울 속에 웅크렸던 만물들이 기지개를 켜고 깨어난다는 봄이 왔다. 봄을 알리는 노래들이 하나둘씩 발매되고, 우리나라 국민 봄 가요라고 할 수 있는 ‘벚꽃엔딩’이 길거리에 울려 퍼지면 나는 봄이 왔다는 것을 확신할 수 있다. 사실 봄은 사계절 중 그 어떤 계절보다 중요하다. 토론에서 찬성과 반대 중 어느 쪽에도 의견을 드러내지 않지만, 토론을 이끌어가는 사회자의 역할 같은 계절이다. 애매해 보이지만 여름과 겨울 사이를 부드럽게 이어주고, 그 사이에서 중립을 유지하는 절대 없어서는 안 될, 아니 절대 없을 수 없는 계절이다. 되돌아보면 나는 어렸을 때 봄의 필요성과 역할을 이해하지 못해서 정말 단순히 봄을 싫어했다. 춥거나 덥거나 둘 중 하나만 하면 좋을 텐데 봄은 항상 그 두 가지를 다 해 나를 힘들게 하는 게 싫었고, 애매하게 따뜻한 햇볕과 애매하게 차가운 바람의 이질적인 조합이 너무 거슬렸다. 그런데 요즘 그렇게 싫어했던 봄이 그립다. 학교에서 벚꽃이 필 때쯤 중간고사를 보고, 봄이 가장 바쁜 학기 초라 봄을 온전히 느끼지 못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가장 큰 이유는 따로 있다. 바로 봄이라는 계절 자체가 지구 온난화로 인해 짧아지고, 온 세상을 뿌옇

78내림돌 | 김영현 기자 | 2019-03-29 16:47

지곡로 127번길(구 가속기로)과 지곡로가 만나는 삼거리에 지난 겨울방학부터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바로 경북과학고등학교(이하 경북과학고)를 우리대학 인근인 지곡동 산 22번지로 확장해 이전해 오기 위한 공사이다. 확장 이전이 완료되는 2021년 7월에는 이 삼거리가 사거리처럼 변하게 되는 것이다. 경북과학고는 1993년에 포항시 북구 용흥동에서 개교했으나 같은 해 이전해 온 경상북도교육청과학원과 그동안 좁은 부지를 나누어 사용하다 보니, 학년당 학급수가 전국의 과학고 평균인 4.3학급에 크게 못 미치는 2학급인 최소규모 과학고로 운영돼 왔으며 과학원 방문자로 인한 소음에 시달려 왔다고 한다. 이에 경북과학고의 확장 이전이 추진됐으나 이전 대상지로 최초 고려됐던 포항 테크노파크 내 부지가 부적격 판정을 받으며 한때는 경북내 타 도시로의 이전도 고려됐다고 한다. 다행히 포항시가 적극적으로 노력해 재작년에는 포스코 인재창조원과 제철중학교 사이의 부지가 이전 대상지로 확정됐고 작년에는 포항시에서 도시 계획 결정심의를 통과하면서 이제 본격적인 공사가 시작된 것이다. 언론 보도에서 볼 수 있듯, 지역 사회는 이번 경북과학고가 우리대학 인근으로 이전해 오는 데 대해 큰

사설 | . | 2019-03-29 16:47

만화/만평 | times | 2019-03-29 16:21

어느새 늘어버린 나잇살을 빼야겠다는 이유로 교정 산책을 시작했다. 매번 비슷한 코스로 산책하다 보니 계절에 따라 변하는 자연이 알아서 눈에 들어온다. 어디나 마찬가지겠지만 우리 교정에도 바야흐로 봄이 왔음을 알리는 꽃은 목련이다. 겨우내 손가락만 한 겨울눈 안에서 웅크리고 있다가 땅이 녹기 시작하고 따듯해지면 어느 날 갑자기 아기 손만 한 꽃이 받침도 없이 홀연히 나타난다. 크고 하얀 꽃송이가 일제히 피어나는 장면은 진정 장관이다. 비록 떨어질 때 남루한 모습이 안쓰럽지만, 목련 나무가 일제히 하얀 꽃들을 내뿜듯이 매달고 있는 이삼 주 간은 정말 황홀하다. 교정에서 가장 멋진 목련을 볼 수 있는 곳은 노벨동산에서 RIST 식당으로 가는 샛길이다. 4월로 접어들어 온 교정이 흩날리는 벚꽃으로 만발하면 누구라도 마음이 동하지 않을까? 버스커버스커의 노래처럼 벚꽃은 시간을 거슬러 순진했던 청년 시절의 기억을 절로 불러온다. 벚꽃은 피는 순간부터 떨어지기를 기다린 양 포항의 매서운 바람 때문에 채 몇 주를 버티지 못한다. 김훈 작가는 ‘자전거 여행’에서 봄꽃 들이 저마다 멋을 가지고 떨어지는 모습을 이렇게 쓰고 있다. “매화는 질 때, 꽃송이가 떨어지지 않고 꽃잎

노벨동산 | 이승우 / 생명 교수 | 2019-02-28 03:03

최근 큰 인기를 얻었던 드라마 ‘SKY 캐슬’을 다들 한 번쯤 봤을 것이다. 이 드라마는 시청률 20%가 넘을 정도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을 뿐만 아니라 각종 매체에서도 큰 화제가 됐다. 드라마가 인기를 끄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라고 생각한다. 환상을 만족시켜 주거나 시청자들의 공감대를 사로잡을 것. SKY 캐슬은 이 두 가지를 모두 갖춘 드라마이다. 우선 최상위 계층을 주연으로 삼아 시청자들의 환상을 자극했다. 그리고 우리가 모두 겪었고, 힘들어했던 입시를 소재로 삼아 공감을 끌어낸 것이다.이 드라마의 작가는 한국 교육의 파행을 정확하게 꼬집는다. 주연 학생들은 학생부종합전형, 소위 ‘학종’으로 서울대 의대에 진학하기 위해 힘쓴다. 고등학교 1학년부터 목표 대학과 학과를 정하고 본인에게 맞는 전형까지 결정했다. 한편으론 멋지지만 바람직하지 못하다. 한국 교육의 잘못된 목표가 1화에서부터 드러난다.‘영재 오빠 포트폴리오만 있으면 황금 로드맵이 생기는 거잖아. 엄마!’‘그렇지. 목표에 골인할 수 있는 필살 전략이 생기는 거지.’필자는 이 대목을 보면서 크게 분노했다. 교육의 본질을 철저히 흐리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포트폴리오’라는 용어를 짚어 봐야 한다.

지곡골목소리 | 정혜일 / 무은재 18 | 2019-02-28 03:02

작년에 입학해 수강했던 과목 중 하나는 서리빈 교수님의 ‘기업가정신과 기술혁신’이라는 과목이었다. 어떤 강의인지도 모른 채 산업경영공학과를 지망하는 친구와 함께 강의를 들었다. 처음에는 기업가정신을 어떻게 정의해야 할지도 몰라 뜬구름 같은 개념으로 다가왔다. 기업가정신은 창업에만 관련된 것이라는 편협한 시선으로 봤고, 학부생과는 거리가 멀게만 느껴져 강의가 잘 와닿지 않았다. 하지만 강의에서 여러 기업의 비즈니스모델을 분석하고 다양한 사례를 접하면서 기업가정신이 개인의 삶에도 통용될 수 있다는 점을 배웠다. 강의가 끝날 즈음엔 ‘기업가정신’을 통해 어떤 목표를 가지고 있는 조직이나 개인이 삶에서 더욱 차별화된 가치를 실현해줄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지난 호 신문에서 가장 눈에 띄었던 기사는 바로 서리빈 교수님께서 작성하신 ‘기업가정신으로 차별화된 삶의 가치 실현’이라는 학술 기사였다. 기사에도 자주 등장한 것처럼 기업가정신의 핵심 단어는 ‘가치’와 ‘혁신’이라는 생각을 했다. 조지프 슘페터는 관리자와 기업가의 차이를 새로운 생산적 결합과 가치 창출 유무를 통해 이야기한다. 즉, 현재의 굳어진 시스템과 자원에 구애받지 않고 자원의 생산적 결합을 통해 새로운

독자리뷰 | 최은수 / 무은재 18 | 2019-02-28 03:02

회사에서 개인 자료 프린트하기, 회사 탕비실의 커피 가져오기, 휴대전화와 노트북 충전은 회사 콘센트로. 작년 유행했던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에서 따온 소확횡(소소하지만 확실한 횡령)의 이야기다. 최근 SNS에 직장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해 회사 물품을 함부로 사용하거나 가져가는 소확횡 이야기가 게시됐고, 많은 이들의 공감을 샀다. 소확횡은 회사에서 그치지 않고 우리대학 곳곳에서도 일어나고 있다. 교내 화장실에 있는 휴지를 많이 뽑아 사용한다. 생활관에서 샤워할 때 물을 계속 틀어놓는다. 외출 시에도 생활관 방 콘센트에 꽂힌 플러그는 빼지 않고, 전등도 켜 둔다. 텅 빈 강의실에서 마지막으로 나오지만 히터는 끄지 않는다. 우산을 대여해 주는 도서관자치위원회 라온 사무실에 우산이 다시 돌아오지 않고, 카트를 대여해 주는 생활관자치위원회 사무실로 카트가 다시 돌아오지 않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런 소확횡은 어디까지가 웃으며 넘어갈 수 있는 것일까? 서양에서는 위처럼 회사의 자산이나 시간, 정보를 훔치는 것을 직원 절도(Employee theft)라고 규정한다. 미국에서는 직원 절도로 인한 기업들의 손실이 연간 수백억 달러이고, 미국 기업의 20~30%가

78오름돌 | 정유진 기자 | 2019-02-28 03:01

나는 바쁘게 살고 있다. 방학 때마다 동아리 합숙으로 남아 공부하는가 하면, 때로는 훌쩍 여행을 떠나 다양한 사람을 만난다. 학기 중에도 이것저것 다양한 활동과 대회에 참가하며 새로운 경험을 쌓아나가고 있다. 그러면서도 학업을 놓치지 않기 위해 부단히 살아왔다. 태생적으로 가만히 누워서 쉬는 걸 좋아하는 사람이면서, 이렇게 열심히 사는 것은 다 이유가 있다.먼저, 나는 아직 젊다. 해보고 싶은 일이 너무나도 많다. 때로는 친구들과 우스갯소리로 벌써 1학년이 끝났다며 이제 늙었다고 하소연을 하지만, 아직 내가 경험하지 못한 것이 많이 남아있다는 사실을 안다. 아직 하계 인턴십 프로그램이나 단기유학과 같이 학교에서 지원해주는 프로그램도 다 참여하지 못했다. 쉬고 싶다는 생각으로 방에 틀어박혀 있기에는, 젊음으로 견뎌낼 수 있는 힘든 경험들을 놓칠 것만 같다. 그리고 다양한 경험을 쌓는 것은 미래를 미처 다 설계하지 못한 내게 아주 훌륭한 영양분이 되리라는 확신이 있다.또한, 아직 내가 넘어야 할 산이 너무나도 많다. 나는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내가 제일 잘난 줄만 알았다. 하지만 우리대학에 온 뒤 나보다 한발 앞서 나간 선배들을 보면서, 내가 아직 부족한 부

78내림돌 | 국현호 기자 | 2019-02-28 03:01

코르셋(Corset)이란 가슴부터 엉덩이 위까지, 배와 허리를 졸라매어 체형을 보정하거나 교정하기 위해 착용하는 여성용 속옷을 말한다. 최근 들어 쓰이는 코르셋이란 용어는 사회적 의미로 사회 구조적인 측면에서 여성에게 사회적인 ‘여성성’을 따를 것을 강요하거나, 이를 무의식적으로 당연시하도록 하는 것으로 뜻이 확장됐다.‘오늘은 오전 수업 없으니까 1시간 전에 일어나서 씻고 옷 고르고 머리 드라이하고 입술 바르고 나가야지’, ‘니트랑 치마를 샀는데 어울리는 가방이랑 신발이 없네’, ‘나는 턱이랑 다리만 좀 고치면 더 예뻐질 텐데’위에 있는 말들은 내가 지난 1학기 때 일상적으로 했던 생각들을 나타낸다. 어렸을 때부터 지금까지 평범하게 살아온 나는, 분홍색만을 좋아하진 않지만 예쁜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었다. 저체중이었던 때에도 허벅지에 있는 살이 맘에 들지 않는다는 이유만으로 밥을 굶던 아이였다. 이렇게 주체적 코르셋을 나 자신에게 씌우면서도, 여자는 예뻐야 한다는 생각이나 성 상품화에 대해서는 강력히 반대했다. 하지만 입술을 좋아하는 색으로 칠하고, 춥고 불편해도 예쁜 치마를 입는 나의 모습은 내 가치관과는 모순돼 보였다. 그래서 나는, 천천히 하나씩 코르셋을

포스테키안의픽 | 김주희 기자 | 2019-02-28 0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