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을 맞이하며
2024년을 맞이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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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4.01.01 1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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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새해가 밝았다. 언제나 새해가 오면 이전을 되돌아보며 액운을 떠나보내고 희망찬 미래를 이야기한다. 매해 반복되는 일이라 다소 식상하거나 작심삼일이 돼 겸연쩍은 경우도 많다. 그럼에도 새로운 해를 맞이하며 계획을 짜고 다짐을 새로 하는 일의 의미는 크다. 우리대학은 작년 대학가를 떠들썩하게 했던 ‘글로컬대학30’에 선정됐다. ‘글로컬대학30’은 최근 정부가 의욕적으로 시작한 사업으로,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추고 지역과 대학 혁신을 선도할 대학을 지원한다. 특히 그간 정부 주도의 획일적 기준을 제시하던 방식을 탈피해, 각 대학이 주도하는 자율적 혁신을 후원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특히 대학 내외부의 벽을 허물고 산학과 지역 협력의 허브 역할을 수행하는 대학을 만든다. 이를 위해 대학들은 각자의 특성에 맞는 선택과 집중 전략을 택하여 정부에 제안하고, 이를 정부가 지원하는 것이다.

우리대학은 ‘지역에 뿌리내려, 세계로 뻗어나가 열매 맺는 글로컬대학’을 비전으로 새로운 대학 발전의 모습을 제시했다. 우선 전공과 시공간의 경계를 없애는 3무(無) 수요자 중심의 교육 혁신을 내세웠다. 지역과 산업, 대학 간의 경계를 없애는 것이 첫 번째 ‘무’이다. 이를 위해 지역대학 연합을 기반으로 전략산업의 인재를 양성하는 환동해 글로컬 연합 아카데미를 추구한다. 두 번째 ‘무’는 국가의 경계를 없애고 글로벌 인재를 양성하는 대학으로의 발돋움이다. 마지막 ‘무’는 이미 시행 중인 100% 무학과 선발에 더해 자기주도적 학사 설계를 하는 Open Curriculum을 시행한다. 이를 바탕으로 지역의 전략산업과 함께 하는 △친환경에너지 △바이오·헬스케어 △차세대 IT △기초과학의 중점연구분야를 설정했다.

이를 바탕으로 지역 전략산업의 글로벌화도 선도한다. 특히 포항뿐 아니라 근처 도시와 연계한 전략산업의 육성으로 권역의 발전을 이끈다. 원자력연구단지는 경주, 바이오·헬스케어는 안동·경산 등과 하며, 반도체 클러스터는 울산·대구·구미의 인프라와 함께 하는 식이다. 또한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신산업 창출 글로벌 창업 퍼시픽 밸리의 구축에 박차를 가한다. 연구에서 시작해 기술창업에 이르는 전주기를 지원하는 체계를 더욱 공고히 한다. 미국의 실리콘밸리와 더불어 태평양을 둘러싼 혁신 전진기지를 포항 지곡밸리에 조성하는 퍼시픽밸리이다.

대외적으로 알려진 글로컬대학 추진 방향뿐 아니라 보다 구체적인 실행방안이 대학 구성원들에게 공개되고 있다. 가령 신입생 전원에게 태블릿을 비롯해 학업에 필요한 다양한 물품을 제공하는 ‘포스테키안 패키지’, 진로탐색을 지원하는 ‘Path Finder 프로그램’을 비롯해 대학원생들에게도 입학 장려금, 해외 복수학위제 및 국내외 연구교류 참여 등의 다양한 교육 혁신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체인지업 그라운드’ 건축으로 확보된 창업 공간과 이를 기반으로 활성화된 다양한 창업 지원 프로그램은 더욱 확장된 인프라로 강화된다. 

2024년 이후 새로운 POSTECH을 위한 준비는 ‘글로컬대학’ 만이 아니다. 올해는 9대 김성근 총장이 작년 9월 부임한 이후 실질적인 발전전략을 시행하는 첫 번째 해다. 이제 본격적으로 ‘포스텍2.0’이라는 제2건학 활동이 시작된다. 앞서 설명한 교육 혁신은 결국 책상머리 교육이 아니라 실패와 성공을 통한 살아있는 교육을 이끈다. 김성근 총장은 최근 한 강연에서 연구가 지향하는 바도 다음과 같이 밝혔다. 흔히 우리나라에서 쓰이는 ‘미래 먹거리’라는 말은 선진국에서 사용하지 않는다고 한다. 미래 먹거리가 따로 있는 게 아니라 시대적 상황에 따라 변화하는 만큼 자신만이 가진 최고의 기술력을 지키고 있다가 기회가 오면 낚아채는 것이라 밝혔다. 결국 기초과학과 원천 기술을 끊임없이 탐구하고 경쟁력을 축적하는 대학이 돼야 한다는 것이다.

매해 하는 다짐이지만, 이번 2024년의 계획은 이전보다 월등한 혁신과 밝은 미래를 불러와야 한다. 결국 우리대학이 국내외 다른 대학들과 경쟁하는 상대평가 접근이 아니라 세계적인 대학으로 발돋움하는 절대평가 관점의 접근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