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102건)

우리대학과 카롤린스카연구소 공동연구진이 당뇨 치료 부작용의 위험을 낮춘 새로운 인슐린 대체 핵산 물질을 개발했다. 류성호(생명) 교수, 윤나오(i-Bio, 박사과정) 씨 등은 핵산물질인 압타머(Aptamer)를 이용하여 당뇨병 치료제가 될 수 있는 새로운 인슐린 수용체 기능 조절제를 개발하기 위한 연구를 미래창조과학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지원하고 있는 기초연구사업(중견연구자지원)을 통해 수행했다, 이번 연구 결과물은 핵산 분야의 권위 있는 학술지인 뉴클레익 액시드 리서치(Nucleic Acids Research)지 온라인판 8월 5일 자에 게재되었다.당뇨병은 전 세계 약 3억 명, 국내에만 약 350만 명이 고통 받는 위험한 성인병이다. 당뇨환자의 혈당을 조절하기 위해 사용해온 인슐린은 세포증식을 과도하게 촉진함으로써 암 발병이나 동맥경화와 같은 심혈관계 질환의 위험을 증가시키지만 인슐린 투여에 의한 세포증식 촉진은 현재까지 통제할 방법이 없었다. 연구팀은 생쥐 실험에서 아이알에이48(IR-A48)이라는 핵산 물질이 체내에서 인슐린처럼 혈당을 효과적으로 낮추지만, 세포증식은 시키지 않음을 확인해 부작용 위험을 낮춘 신개념 당뇨병 치료제 개발의 새 장을 열었다.

보도 | 김상수 기자 | 2015-09-23 12:35

대학에 대한 장기적 계획이 듣고 싶다. 만들고자 하는 POSTECH의 모습은 어떠한 것인지 궁금하다. 지난 2011년부터 2013년까지 국가과학기술위원회 위원장으로 일했던 적이 있다. 대한민국 정부 전체의 연구비를 책정, 분배하는 역할인데, 그때 여기 포스텍에 정부가 무려 4,000억 원을 투자해서 가속기를 짓기로 했었고, 이에 따라 직접 포스텍을 방문했던 적이 있다. 그때 총장실 방명록에 이렇게 썼던 기억이 난다. “포스텍의 미래가 대한민국의 미래입니다” 라고. 물론 포스텍에 와서 일하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던 시점이다. 정말 평소의 마음이 나온 게 아닌가 싶다. 그 이유는 지역에 최고의 대학이 있는 나라가 진정한 선진국이고, 그걸 이룰 수 있는 건 대한민국에서 포스텍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포스텍이 못 이뤄낸다면 대한민국이 선진국이 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전 세계 사람들이 여기의 과학기술 분야에서 일하고 싶어 하고, 많은 젊은이들이 공부하고 싶어하는 대학. 그리고 따뜻한 마음을 가진 학생들이 성장해 과학기술 분야뿐 아니라 그야말로 인류 전체를 위해서 일할 수 있는 대학, 그런 대학을 만들고자 한다. 그렇게 멀지 않다. 가까이 왔다. 신규 교수 채용이

인터뷰 | 김상수 기자 | 2015-09-09 19:45

우리대학 채치범 생명과학과 명예교수가 지난달 15일부터 31일까지 지곡회관 모네 전시관에서 본인의 첫 번째 그림 개인전을 열었다. 개인전 첫 날인 15일 날에는 작은 축하연도 열렸다. 이 자리에는 사회자를 맡은 고용송(생명) 교수를 비롯한 많은 제자들과 모네 큐레이터, 지인들의 축사가 있었고 포크 듀엣 ‘4월과 5월’의 멤버인 백순진 씨가 축가를 불렀다. 채치범 교수는 1993년부터 2005년까지 12년간 생명과학과 교수로 재직했다. 재직 중 부총장, 생명과학과 주임교수, 분자생명과학부 단장(BK21사업단장), 초대 생명공학연구 센터장을 역임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했다. 퇴직 후에는 우리대학 명예교수로 임명되었으며 3년 반 동안 그림에 정열을 쏟았다고 한다. 한편 채치범 교수는 전시 작품 중 4점을 생명과학과에 기증할 예정이다. 이 작품들은 전시회가 끝난 후 생명과학관과 생명공학연구센터 내에 비치된다. 채치범 교수는 축하연 자리에서 “떠난지 10년 만에 포스텍에 돌아오게 되니 감명이 새롭다”라며, “앞으로 많은 교수들이 은퇴를 앞두고 계신데, 이분들에게 '하면 된다'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어 일부러 찾아왔다”라고 밝혔다. 앞으로의 계획으로는 화백으로서 더 큰

보도 | 김상수 기자 | 2015-06-03 11:42

많은 학생들은 게임을 할 때나 인터넷 서핑을 할 때, 동영상을 볼 때 등 다양한 순간 인터넷 속도를 의심하곤 한다. 우리대학 기숙사 지역의 인터넷 속도는 어느 정도일까. 정보기술지원팀도 기숙사 각 지역별 인터넷 속도 관련 데이터는 보유하고 있지 않다. 이를 측정하기 위해서는 신호를 주고받는 추가적인 장비가 설치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5월 19일에 있었던 기숙사자치회 동장회의에서 Wi-Fi 실태 조사가 기숙사자치회 안건으로 발의되어 Wi-Fi 음영 지역에 대한 조사가 이루어질 예정이나 아직 결과는 나오지 않았다. 결국 직접 답을 알기 위해 대학원아파트와 기숙사 9동에서 인터넷 속도를 측정해 보았다. 측정 단위는 Mbit/sec로, 한국정보화진흥원 품질측정(speed.nia.or.kr)을 이용해 10분마다 한 번씩 속도를 기록해 정리했다(컴퓨터마다 차이가 있고 서로 측정한 날짜가 다르기 때문에 실제 체감 속도와는 차이가 있을 수 있다). 기숙사 9동의 경우 오후 9시부터 꾸준히 인터넷 속도가 느려졌고 새벽 2시경 가장 낮은 속도를 기록했다. 다시 새벽 2시부터는 인터넷 속도가 계속 빨라져 새벽 5시부터 정오까지는 느렸던 시간대의 2배가 넘는 인터넷 속도를 보였다

보도 | 김상수 기자 | 2015-06-03 11:31

필자는 지난달 생명동과 기숙사를 이어주는 도로 저편 절벽에서 완연한 식물잎 형태의 화석을 발견했다. 이날 이후 이 절벽에서는 신생대 식물잎 화석을 포함한 다양한 동물화석이 함께 발견됐다.경북대학교 지질학과 고생물학연구실에서 식물화석을 전공하고 있는 정승호 박사에게 자문을 구한 결과 이번에 교내에서 발견된 화석들 중에는 신생대의 식물화석 2~3종과 극피동물인 성게화석이 섞여 있다. 포항은 남한에서 가장 넓게 신생대 제3기층이 퇴적되어 있기 때문에 이와 같은 신생대 동식물 화석이 매우 자주 발견된다고 알려져 있다. 포항 내에서도 시대에 따라 서로 다른 환경이었음을 증언하는 증거들이 나오기도 한다. 지금으로부터 약 2,000만 년 전, 포항 금광리에서는 자작나무와 사시나무, 단풍나무 등 낙엽성 수목이 흔했고 지금은 울릉도에만 분포하는 너도밤나무가 가장 많았을 것으로 추측된다. 이는 일본에서는 매우 흔한 나무이다. 오늘날 한반도에서는 발견되지 않지만 일본에서는 드문드문 발견되는 금송 역시 당시에 널리 자생했다. 이는 당시 동해의 위치에 남북으로 긴 호수가 있고 일본열도는 한반도와 육지로 이어져 있어 양쪽에 비슷한 식물종이 자생했다는 증거다. 이로부터 1000만 년

문화 | 김상수 기자 | 2015-06-03 11:25

포항 문화연재가 다루는 시간대가 어느덧 현재와 가까워졌다. 마지막 회를 맞아 다룰 주제는 유물, 유적이라기보다는 역사다.북한의 남침으로 전 국토가 불바다로 바뀌었던 6.25 전쟁은 포항을 피해가지 않았다. 오히려 포항은 모두가 노리는 최고의 군사적 요충지라 많은 중요 전투가 있었다. 지도상으로 포항은 별다른 섬이 없는 동해에서 툭 튀어 나온 곶으로서, 위로는 부산과 대구를 지키는 낙동강 방어선을 형성했고 옆으로는 방어선을 위한, 공격을 위한 병력의 상륙지점으로 쓰였기 때문이다.한국전쟁이 발발하자마자 이틀 만에 이승만 대통령은 서울과 시민을 버리고 대전으로 피난했을 뿐만 아니라 대전 전선도 밀리고 있었기에 미국은 인천을 통해 병력을 상륙시킬 수 없었다. 결국 미국은 포항을 선택했다. 동해안에 위치한 포항에는 비행장과 상륙이 용이한 긴 해안이 있었고, 대구를 거쳐 대전으로 이어진 철도로 상륙군을 신속히 전선으로 투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차량만 해도 2,000대가 넘는 수가 포항을 통해 상륙했고 북한군의 남하를 저지했다.물론 북한군 역시 남진을 위해 포항을 탐냈다. 때마침 동해안쪽의 방어를 담당하는 제3사단이 포항 북쪽의 영덕 장사동 일대로 전진해 북한군 제5사

문화 | 김상수 기자 | 2015-06-03 11:19

육아 예능이 대세다. 아이들이 나오는 프로그램은 시청자들이 좋아한다. 하지만 수많은 후속 프로그램들이 대세를 따르며 진화하다 보니 변화의 바람은 극단으로 흐르고 있다. 육아 예능에서 변화의 바람은 크게 두 가지로 지적된다. 아이는 점점 어리게, 사생활은 점점 깊게.지난달 26일 종영한 ‘스타 주니어쇼 붕어빵’ 프로그램은 스타 부모와 자녀들이 출현하는 ‘키즈 예능’의 시작이다. 6년을 넘게 방영된 프로그램이자 시청률 1위도 여러 번 했고, 방송인 김구라의 아들 김동현을 일약 스타로 만들었던 전적도 있건만, 시청률의 하락을 막지 못했다. ‘붕어빵’과의 차이를 주기 위해 ‘아빠 육아’를 키워드로 삼았던 프로그램, ‘아빠 어디가’도 1월 18일 종영했다. ‘아빠 어디가’는 침체에 빠진 MBC의 주말 예능 시청률을 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2013 MBC 연예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역시 수많은 유사 프로그램을 유도한 쟁쟁한 프로그램이었다. 후속 프로그램들의 성공을 이끄는 다양한 비결 중 하나는 더 어려진 출연진이다. ‘아빠 어디가’는 아이들의 연령대를 초등학교 저학년생과 미취학 아동으로 꾸렸다. ‘아빠 어디가’의 유사 프로그램 중 하나인 ‘슈퍼맨이 돌아왔다’나 ‘오

문화 | 김상수 기자 | 2015-06-03 11:18

1. 피해자는 좋은 기사 공급원이죠사라진 취재 윤리기자는 기사를 쓰기 위해 새로운 정보, 참신한 소식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직접 조사를 하거나 사람을 통해 얻는 정보를 위해 취재원에게 정보를 듣는다. 따라서 취재원에게 정보를 얻는 기자를 ‘기레기’로 모독할 수는 없다. 단, 취재 윤리를 지킨다면 말이다. 국내 언론사 중 최초로 취재 보도에 대한 윤리 규정을 만든 한겨례 신문사 취재보도준칙에는 사생활 존중과 희생자, 피해자 배려가 명확히 소개되어 있다. 이는 한국기자협회 정관에도 언급된 사항이다. 그러나 취재 윤리를 어기는 기자들은 눈살을 찌푸리게 할 뿐 아니라 피해자들에게 트라우마를 남기곤 한다. 작년 4월, 경북 칠곡에서 계모가 의붓딸인 8살 소녀를 폭행해 숨지게 한 사건이 있었다. 끔찍하게도, 계모는 이를 죽은 소녀의 친언니에게 덮어씌우고자 했다. 12살짜리 아이였다. 죄상이 들어났고 국민 전체가 이 끔찍한 사건에 분노했다. 그러나 피해자의 가족들에게는 또 다른 지옥이 펼쳐졌다. 사건이 보도된 후 한 종편 채널은 숨진 어린이의 언니를 찾아 소녀의 고모를 찾았다. 정확히 말하자면 학교로 온 기자들을 피해 고모의 직장으로 이동한 학대 피해자인 소녀를 ‘추적

사회 | 김상수 기자 | 2015-05-06 14:22

아주머니들은 점심이 지나도 잠깐 주어진 쉬는 시간 후에는 계속해서 여러 일들을 해야 했다. 요리는 결국 사람의 손을 거쳐야만 하니 쉴 수는 있어도 멈출 수는 없었다. 아주머니들은 손이 계속 바쁘게 움직였다. 무엇보다 감동을 받았던 것은 바로 아침부터 양파, 파, 멸치 등을 넣어 팔팔 끓이던 육수가 어느새 시원한 국물들로 재탄생했다는 사실이다. 새벽 4시 30반부터 우려내기 시작한 국물은 10시간 이상 우러난 후 시원한 들깨무채국과 얼큰한 닭개장이 되어가는 모습은 학식에 들어가는 정성을 생각하게 했다. 2시를 기점으로 오전반 분들은 퇴근을 하신 후 교체된 아주머니들은 매우 열정적으로 일을 하셨다. 끊임없이 요리가 진행되는 특성상 서로 일이 꼬일 만도 하다. 하지만 각각 분들이 할 일이 나누어져 있는 것이 아님에도 정확히 필요한 일을 행하시는 아주머니들에게서 20년 이상 근무하신 분들의 관록을 느낄 수 있었다. 많은 아주머니들이 거의 학교의 역사와 함께 일을 해 오셨다고 한다. 저녁 때가 되니 가장 심각한 문제는 뭐니 뭐니 해도 설거지다. 물론 설거지를 해 주는 기계는 있었지만 설거지 할 그릇들이 정말 많았다. 일을 도우며 두 개의 컨베이어벨트 앞에 서게 되었다

문화 | 김상수 기자 | 2015-05-06 14:17

포항 여러 문화 보석들을 역사 순서대로 써내려가며, 결국 이 글을 쓸 날이 올 줄 알았다. 일제 강점기에 일제가 우리 민족에게 자행한 수많은 범죄들은 후대에서도 치가 떨릴 지경이다. 다만 아쉽게도 모두가 일제의 범죄를 교과서로 배울 뿐, 우리가 살고 있는 이 땅에서 우리의 친척이 어떤 식으로 고통을 받았는지는 관심 없다. 교과서의 문장들은 잠깐의 분노 이상을 끌어내지 못한다. 그렇다면 교과서에서 벗어나, 작은 항구 구룡포에서 일어난 일들을 살펴보면 어떨까.1902년부터 일본의 어선들은 조금씩 장기면 모포리나 구룡포 일대로 모여들기 시작했다. 한류와 난류가 교차하는 구룡포의 특성상 황금어장이 생성되기 때문이다. 1909년에는 구룡포 포항사무소가 열리면서 아예 구룡포에 어업 근거지를 만들어 살았다. 그들에게 구룡포는 ‘엘도라도’였다. 거대한 물고기 떼가 그들을 맞았다. 얼마나 물고기가 많았으면 일제가 항공탐사를 하다 지도에도 없던 섬이 보여 다가가 보니 수면 위로 올라온 물고기 떼였다는 일화도 전해진다.이곳에 이주해 온 일본인은 1933년에는 220호 937명으로 늘어났다. 순수 어부가 절반이었다. 지금까지도 근대문화 역사거리라는 이름으로 남아 있는 곳이다. 수

문화 | 김상수 기자 | 2015-05-06 14:09

한 사람의 흔적을 쭉 따라가다 보면 색다른 재미를 느낄 때가 많다. 당대의 유명한 사람임에도 잘 알려지지 않은 성인의 흔적을 따라갈 때 이 재미는 더해진다. 거대한 줄기만 보는 교과서의 역사와는 달리 사람의 이야기를 품고 있기 때문이다. 정확한 자료가 적어 단편적인 정보와 전해져 내려오는 이야기로만 한 사람의 인생을 짐작해야 한다는 단점은 상상력을 자극하는 매력으로도 작용한다. 오늘은 포항을 ‘승격’시킨 고려 말 가장 존경받은 고승인 배천희 진각국사(법명 설산스님)의 이야기를 따라가며 역사와는 조금 다른 재미를 찾아보려 한다.진각국사는 고려시대 말기, 충렬왕부터 우왕 시대의 사람이지만, 우리는 그의 출생, 가족, 삶의 궤적, 심지어는 태몽까지도 모두 확인할 수 있다. 수원 창성사지 진각국사 탑비에 모든 사항이 적혀 있기 때문이다. 진각국사는 처음이자 마지막인 화엄종 국사로서 원나라에 유학까지 다녀온 엘리트였다. 배 국사가 왕사 보우의 뒤를 이어 국사가 될 때 공민왕은 ‘국사의 고향인 흥해를 겨우 현(縣)으로 둘 수 없다’며 흥해현을 흥해군(郡)으로 승격시키기까지 했다. 위에서 언급한 탑비를 찬(撰)하라고 명한 사람 역시 왕(우왕)이며, 글쓴이는 정몽주와 정도

문화 | 김상수 기자 | 2015-04-08 17:20

사랑하기 참 어려운 학교다. 남녀의 비율, 적은 학생 수에서 오는 소문의 빠른 전달, 감정을 고민할, 표현할, 혹은 정리할 시간조차 가지기 힘든 커리큘럼... 청춘의 꽃이 연애라면, 포스텍은 관련 분야 사막이다. 심지어 신입생들도 연애는 반쯤 포기하고 오는 모습이 보인다. 로망을 품을 신입생조차 이렇다면 재학생들은 어떨지 뻔하다. 물론 순전히 학교 탓을 할 수 없지만 모토부터 ‘이공계’의 ‘소수’정예형 대학교인 우리대학에서 많은 것을 바라기 힘든 것도 사실이다. 이 와중에도 피어나는 연애들은 그만큼 지대한 관심을 받는다. 봄과 벚꽃이라는 비가 오자 더 만발하는 무수한 연애 이야기들은 포스텍 생활에 즐거운 각성제가 되고 있다. 각 연애의 길이와 사랑의 깊이, 또는 아픔은 글쎄, 인류의 천재들이 역사 내내 다루지 않았던가. 우리야 사랑에 빠진 이들을 행복하게 바라보며, 아는 사람끼리의 연애기에 더 흥미를 느껴 서로 소식을 공유하고, 둘 사이 흐르는 기류에 자신의 일처럼 관심을 가지고서는, 혹여나 슬픈 일이 생긴다면 함께 슬퍼하다가도 우려 섞인 목소리로 여러 소문을 주고받는 정도만 할 뿐이다. 가끔은 무서울 정도로 많이.그래, 사실 이 글의 진짜 제목은

78오름돌 | 김상수 기자 | 2015-04-08 17:18

대학에 입학하면서 단 하나의 작은 소망도, 희망도, 바람도 없었다는 말은 거짓말일 수밖에 없다. '입시지옥'을 뚫고 들어온 대학 생활에 대한 꿈은 누구나 꾸기 마련이니까. 특히 꿈이라기에는 조금 비현실적이고 희망이라기에는 환상이 많이 들어간 바람을 우리는 로망이라고 한다. 가장 순수한 로망을 가질 때인 신입생들이 가지고 있는 로망을 살펴보았다.로망 중의 으뜸은 아무래도 연애가 아닐까 싶다. 처음으로 허락된 연애에 대한 신입생들의 로망은 무엇일까. 가장 먼저 ‘1년간 본인이 하고 싶은 연애 횟수는?’이라는 질문으로 연애 횟수에 대한 로망을 들어 보았다. 남자 34명과 여자 9명이 참여한 설문조사에서 58%의 학생들이 1회를 선택했다. 2회를 꿈꾸는 학생들은 23%였고 4번 이상을 꿈꾸는 학생들은 5%였다. 재미있게도 연애를 꿈꾸지 않는 학생들, 즉 0번을 선택한 학생들도 12%나 된다. 추가적인 질문으로 가장 대표적인 몇 가지 연애 형태들을 제시하며 꿈꾸고 있는 연애 스타일을 물었을 때, 많은 학생들은 캠퍼스 커플을 선택했으며(46%), 심지어 동아리, 분반 내 연애를 꿈꾸는 학생들도 12%라는 적지 않은 수치를 기록했다. 장거리 연애는 16%를 차지했다. 다

특집 | 김상수 기자 | 2015-03-18 11:26

세금 전문가가 아닌, 또 실질적으로 세금을 내는 나이가 아닌 대학교 학생들은 지금 벌어지고 있는 연말정산제도 개편을 이해하거나 접근하기 힘들다. 하지만 연말정산제도 개편은 조세 제도의 개편이고, 당장 우리의 부모 세대만 해도 현실로 다가온 문제이기에 결코 우리와는 동떨어진 이야기가 아니다. 이번 개편안이 다른 수많은 사회 이슈들을 제치고 주요 관심사로 떠오른 이유이다. 연말정산제도 개편에 대한 정보는 이미 많이 나와 있다. 올해 연말정산의 가장 큰 변화는 자녀 인적공제 등 일부 항목이 소득공제에서 세액공제로 바뀐다는 점이다. 이와 함께 총소득에서 각종 공제를 뺀 금액인 과세표준의 구간별 세율도 일부 조정된다. 지금까지는 3억 원 초과 부분에 대해 38% 세율을 적용했지만 올해는 1억 5천만원 초과부터 적용된다. 헷갈리는 여러 전문용어를 풀어보자면 과세표준부터 시작해야 한다. 모든 사람에게 부과되는 세금은 과세표준에 따라 세율을 결정한다. 그런데 내가 1년간 버는 모든 돈이 다 내 ‘소득’인 것만은 아니다. 국가는 여러 가지 사항을 위해 한 개인이 사용한 돈은 소득에서 공제해 준다. 연봉 혹은 1년간의 수입에서 자녀 당 공제, 의료비, 보험료 등등 여러 가지를

사회 | 김상수 기자 | 2015-03-18 11:24

돌에 새긴 글은 천년이 우습다. 수많은 과거의 이야기들이 사라졌지만, 돌에 새겨 둔 글들은 시간을 넘어 지금까지 전해 내려오곤 한다. 다만 돌에 새겼다 해서 광개토대왕릉비처럼 거대하거나, 진흥왕 순수비처럼 전투적인 의미를 담고 있는 것만은 아니다. 포항의 자랑인 영일 냉수리 신라비(국보 264호)와 중성리 신라비(보물 1758호)도 그렇다. 이번 문화연재에는 잘 보존된 포항의 신라 비석에 담겨진, 신라판 ‘쩐의 전쟁’을 소개하려 한다.사실 영일 냉수리 신라비는 평범한 화강암에 새겨졌고 비석의 모양도 전혀 비석처럼 생기지 않았다. 그럼에도 앞면, 뒷면 심지어 윗면까지 빼곡히 채운 글에는 ‘절거리’라는 인물의 재산 분쟁이 담겨 있다. 진이마촌에 살았던 절거리는 말추, 사신지와 재산 분쟁이 크게 붙었다. 그런데 자세한 사정은 알 수 없으나 이 재산 분쟁이 지방관을 거쳐 신라의 중앙정부, 조정까지 전해졌다고 한다. 또 이 분쟁이 그냥 넘길 것이 아니었던 것인지 신라 조정에서는 이번 분쟁과 비슷한 선례가 있었는지 알아보라고 법령을 관장하는 관청에 명령을 하달하기에 이른다. 서기 503년에 소위 ‘판례’를 찾으려 애쓴 신라 공무원들의 당황이 읽힌다. 도대체 얼마나 큰

문화 | 김상수 기자 | 2015-03-18 11:19

1911년 문을 연 칭화대학(淸華大學)은 중국 이공계 대학의 자존심 이상이다. “붉은 엔지니어의 요람”이라는 별명을 가진 칭화대학은 기초과학과 공학 분야에서 많은 국가급 인재를 양성하고 있다. 중화인민공화국 국적의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 두 명이 모두 칭화대학 교수로 있고, 2011년 칭화대학 개교 100주년 행사에는 5만여 명의 동문과 중국 지도부 대다수가 참석했다. 후진타오 전 중국 주석, 시진핑 현 중국 주석이 모두 칭화대학 출신이다. 시진핑 현 중국 주석의 경우 학부로 칭화대 화학공학과를 졸업했다. 칭화대학은 학생들을 강력하게 공부시킨다는 특성이 있다. 비교대상이 되는 북경대학교는 아예 교훈이 없는 데 비해 칭화대학은 자강불식 후덕재물 (自强不息 厚德載物) 이라는 교훈이 있는데, ‘쉬지 않고’ 정진에 힘 쓰고 덕성을 함양해 ‘만물을’ 품는다는 의미이다. 현대적인 의미로 해석하자면 열심히 공부해 실력을 쌓고 다른 이들을 이끌 수 있는 인재가 되라는 의미이다.물론, 학생들의 체력 관리나 인문학적 소양에도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 원래 1952년 소련식 사회주의 대학조정으로 법학원, 문학원 등이 사라졌지만 2000년대 이후 공학 부문을 확대 개편하고, 경제,

특집 | 김상수 기자 | 2015-03-04 19:36

조금 이상하게 들리겠지만 ‘갑’이라는 단어만큼은 분명히 사라지고 있다. 계약서에서 자주 보이던 ‘갑과 을’이라는 단어는 ‘구매자와 계약자’ 등으로 조금 길게 바뀌는 추세라고 한다. (물론 법에서 사용하는 예시로서의 갑과 을은 대체가 여의치 않기에 여전하다) ‘갑과 을’이라는 명칭은 현대백화점과 같은 대기업의 구매 계약서에서도, 고용노동부의 표준 근로계약서에서도, 서울시의 모든 행정 문서에서도 사라지고 있다.왜 갑이라는 단어가 사라지고 있을까. 명확하다. ‘갑질’ 때문이다. 사실 갑질이라는 단어는 최근에 유명해진 단어다. 2013년 4월 포스코에너지에 다니던 한 상무는 대한항공 여객기를 타고 출장을 가던 중 탑승하자마자 ‘옆자리가 비어있지 않다’라며 불평과 욕설을 시작했고, 이후 ‘내부 공기를 2분에서 1분마다 순환하라’, ‘비행기 내부 온도를 24도에서 23도로 낮추라’ 등의 억지를 폈으며, 두 번째 식사 시간에는 ‘날 무시한다’라며 승무원의 눈을 책모서리로 때렸다. 이로 인해 사회 저변에 깔려 있던 갑의 횡포 문제를 ‘갑질’이라는 한 단어로 승화시켰다. 동시에 포스코의 회사 이미지는 그만큼 실추되었다.‘갑질’이라는 단어 덕분에 다른 비슷한 사건들도 대중의

사회 | 김상수 기자 | 2015-03-04 19: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