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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그날들’이 올해 10주년을 맞아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지난 7월 12일부터 9월 3일까지 공연을 진행했다. 지금은 서울 공연을 성공적으로 끝마친 뒤 지방 공연이 한창 이뤄지고 있다. ‘그날들’은 고(故) 김광석이 불렀던 명곡들을 모아 만든 주크박스 뮤지컬인 만큼, 그의 노래를 즐겨듣는 일반 대중과 뮤지컬 입문자가 보기에도 좋은 작품이다. 경호원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어 안무에 다양한 액션이 가미돼 있으며, 전반적인 극의 분위기가 진중함에도 중간중간 재미있는 요소들과 배우들의 애드리브가 어우러지며 공연의 완성도를 높인다.극은 과거와 현재를 넘나들며 청와대에서 주인공들이 겪는 이야기를 밀도 있게 그리고 있다. 20년 전, 정부가 덮으려 하는 한중수교의 비밀을 알고 있는 통역사인 ‘그녀’, 그리고 그녀를 보호하는 임무를 맡게 된 청와대 신입 경호원 ‘정학’과 ‘무영’은 선택의 기로 앞에서 각자 다른 결정을 내린다. 그리고 현재, 대통령의 딸 ‘하나’와 정학의 딸 ‘수지’는 서로에 대한 우정과 경쟁 사이에서 고민에 빠진다. 과거와 현재의 이야기가 ‘두 남녀의 실종’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잘 맞물리면서 20년 전에 있었던 일들의 전말이 점차 밝혀진다.작가

포스테키안의픽 | 오유진 기자 | 2023-11-07 20:34

정교한 기계를 만든다는 것은 정말 멋진 일이자 인간만이 가진 삶의 특권이다. 나는 매년 학부생들에게 추상적인 자동기계를 만들고 그 특성을 탐구하는 계산이론 과목을 가르친다. 수업 시간에 다루는 기계는 형식적인 기호들로 부품과 동작이 정의되는 추상적인 기계일 뿐이지만, 주어진 법칙하에서 사용 가능한 부품들을 조립하고 기계를 만드는 원리는 현실 세계의 물리적인 기계와 원칙적으로 다를 게 없다. 이런 정교한 기계를 탐구하는 작업이 우리 삶과 세계를 돌아보게 만드는 어떤 이야기로 이어질 수 있을까? 20세기 중반에 이 순수한 이데아 세계 속에서 어떤 보편 계산 기계 하나가 발견됐고, 그것이 다양한 몸을 입고 이 땅에 내려와 우리 앞에 존재하는 컴퓨터가 되었다는 이야기. 이 역사적 신화를 들려줄 때면, 나는 어느새 관념론자가 돼, 학생들에게 ‘정신’과 ‘물질’ 중에 어느 것이 더 근본적이라 생각하는지를 던지듯 물어보곤 한다. 이때, ‘당연히 물질이 근본적이고 모든 것들을 환원적으로 설명한다’는 통속적인 답변을 마음속에 담아두었을 학생들을 위해, ‘기계’에 관련한 몇 가지를 끄적여 본다. 기계의 기능은 ‘개별부품의 기능이 무엇이었는지’와 ‘그들이 어떤 구조로 결합돼있는

노벨동산 | 조민수 / 컴공 부교수 | 2023-11-07 20:34

2023년 7월 18일 서울의 한 초등학교에서 한 분의 선생님께서 세상을 떠났다. 사회를 유지하는 원동력은 교육이라고 생각하는 나에게 있어 충격적이면서도 슬픈 일이었다. 그때 나는 대처랍시고 학생인권조례 개정을 내놓은 교육부에, 자극적인 타이틀만을 보여주며 누군가를 상처입히는 것에는 무신경한 언론에 화를 냈다. 그리고 그 슬픔과 분노를 엉뚱한 방향으로 표출하지 않도록 내 생각을 글로 정리했다. 신문에 글을 써보겠느냐는 제안을 들었을 때 나는 그 글을 정리해서 올리면 되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다시 읽어보니 정리도 제대로 되지 않았고, 지금은 생각이 바뀐 부분이 많았다. 그래서 이번에는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부분을 제대로 짚어가며 글을 써보려 한다.학교만이 아니라 어딘가의 음식점에서, 어딘가의 회사에서, 어떤 SNS에서 폭력과 폭언, 모욕과 비난으로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는 일들은 이전부터 계속해서 일어나고 있었다. 먼 곳의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 주변에서 너무나도 자주 일어나는 일들이다. 나는 이런 일들이 모두 비슷한 맥락에서 벌어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바로 타인에 대한 인식 부족이다.최근에는 권리라는 단어를 여기저기 많이 찾아볼 수 있다. 모두가 자신의 권리를

지곡골목소리 | 최세현 / 물리 22 | 2023-11-07 20:33

지난 9월 22일부터 양일간 POSTECH-KAIST 학생대제전(이하 포카전)이 진행됐다. 포카전은 지난 20년간 이어져 왔으며, 포스텍과 카이스트 학생들 간의 교류와 친목을 도모하는 화합의 장으로서 큰 역할을 해왔다. 경기는 △축구 △농구 △야구 △e-sports △AI △해킹 △과학 퀴즈 총 7가지 종목으로 진행됐으며 결과는 아쉽지만 6대1로 패배했다. 누군가는 그 점수 차에 초점을 둘 수도 있겠지만, 나는 1이라는 숫자에 더 큰 의미를 두고 싶다. 이 하나의 승리를 얻기 위해 얼마나 많은 이들이 노력하고 응원했는지 알기 때문이다.선수들의 땀과 열정으로 이뤄진 많은 경기 중에서도 실시간으로 생중계되는 e-sports 경기를 본 것이 특히 기억에 남는다. 대전 e-sports 경기장에서 경기를 진행하다 보니 마치 LCK를 보는 듯한 느낌을 받아 정말 몰입하며 볼 수 있었다. 유독 탑에 자꾸만 눈길이 갔는데, 대회라는 중압감이 컸을 텐데도 자신 있게 ‘다리우스’를 뽑아 라인전뿐만 아니라 교전에서도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는 우리대학 선수의 모습에 롤 유저 중 한 사람으로서 감탄을 금치 못했다. 다시 한번 출전한 우리대학 선수단에게 격려의 박수를 보내며 재밌는 경

독자리뷰 | 장익진 / 무은재 23 | 2023-11-07 20:33

왜 우리는 슈퍼히어로에게 열광하는가. 처음 슈퍼맨이 등장한 시기는 미국 대공황 시대인 1938년이었다. 많은 슈퍼히어로가 1930년대에 유독 큰 인기를 얻은 것에는 잦은 전쟁과 대공황이라는 시대적 배경이 있었다. 혼란스러운 세상의 많은 문제 상황, 그러나 발전 없이 그저 대립하는 구도의 연속에서 사람들은 이를 타파할 위인을 찾게 된다. 영웅물의 대가인 마블 코믹스의 스토리 작가 마크 밀러는 “경제 호황기에는 히어로의 죽음이 잦아지고, 불황기에는 히어로의 인기가 급상승한다”라며 불황기 시대 사람들이 슈퍼 히어로를 통해 위안과 즐거움을 얻는다고 말했다. 이에 영화 ‘조커’의 제작자 제리 로빈슨은 다시 영웅이 돌아왔다며 “요즘 시대가 그리 좋지 않다. 우리는 영웅을 다시 찾고 있다”라고 덧붙였다.현실에서 우리는 어떤 영웅을 기다리고 있는가. 우리 곁에는 영화 속의 슈퍼맨도, 스파이더맨도 없다. 인간은 합리적이고 이성적으로 문제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사회를 구성했으며 정치를 통해 정의를 구현하고자 한다. 정치가는 국민의 인간다운 삶을 보장하고 상호 간의 이해를 조정할 수 있도록, 국가의 권력을 양도받아 유지 및 행사하는 주체들이다. 국민은 매번 선거를 통해 나라를

78오름돌 | 강민영 기자 | 2023-11-07 20:32

어린 시절 기억이 하나 떠오른다. 유치원을 다니는 동안 노란색 통원버스를 타고 내릴 때 우리 어머니를 비롯한 이웃 아주머니 중 아이의 가방을 대신 들어주는 분은 아무도 없었다. 아이의 손을 잡고 이야기를 들어주는, 누구보다 자상한 분들이었는데 말이다. 아이들도 어머니가 가방을 대신 들어주지 않는다고 떼쓰지 않았다. 그때 다니던 유치원 원훈이 ‘스스로 하는 어린이’였기 때문이다. 어느 날 어머니 대신 외할머니가 배웅을 나오셨는데 가방을 들어주시려 했다가 내가 “제 가방은 제가 드는 거예요”라며 가방을 양보하지 않은 적도 있었다. 어릴 적이지만 내 물건을 스스로 책임지는 기분은 꽤 뿌듯했던 것으로 기억한다.우리 조상들은 아이를 키울 때 ‘서푼앓이’를 실천했다고 한다. ‘서푼앓이’란 ‘열 푼 중 서 푼 정도를 앓게 한다’는 뜻이다. 한 푼은 대략 600원 정도로, △한 푼 △두 푼 △세 푼 식으로 세는데 발음하기 좋게 세 푼은 서 푼이라고 했다. 열 푼 중 서 푼은 3분의 1 정도를 의미한다. ‘서푼앓이’라는 표현을 보면 우리 조상들은 아이가 원하는 모든 것을 다 해주기보다는 셋에 하나 정도는 부족함을 느끼게 하며 키웠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대다수의 부모는 아이

78내림돌 | 강호연 기자 | 2023-11-07 20:32

최근 미·중 기술 패권 경쟁을 넘어 지구촌 전반의 국가·진영 간 갈등의 확산 속 우리나라와 세계는 경제·기술 안보와 글로벌 공급망 등 기존 과학기술 협력 체제와 국제 질서에 대해 새롭고 다양한 도전에 직면해 있다.미국과학진흥협회(AAAS)에 따르면 “오늘날 세상에서 어떤 나라도 과학기술 없이 혼자 존립하거나 번영할 수는 없다.” 사실 글로벌 무대에서 펼쳐지는 세상의 엄청난 미래 변혁의 기저에 과학기술이 자리잡고 있는 것이다. 특히 △기후변화 △에너지 △우주 △해양 등 분야에서는 글로벌 무대에서 활발한 협력과 치열한 경쟁이 교차하는 가운데 과학기술과 외교·안보 측면이 자연스럽게 융합되면서 최근 과학기술 외교와 경제 안보가 부각되고 있다.기술 패권 경쟁의 심화는 중국의 부상에 따른 미국의 견제 강화와 이에 대한 중국의 대응에 기인한다. 하지만 최근 기존 무역 제재 범위를 넘어 기술 및 첨단산업생태계의 제재로 진화함에 따라 반도체, 배터리 등 첨단 산업의 글로벌 공급망 재편과 더불어 첨단·신흥 기술과 국제 정치가 결합하는 기정학이 떠오르고 있다.미국과 유럽연합(EU) 등 주요 선진국들은 과학기술과 △경제 △외교 △안보의 융합에 주목하고, 통상정책뿐 아니라 공급망

사설 | times | 2023-11-07 20:32

만화/만평 | times | 2023-11-07 20: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