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진 교수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 지명... 결국 자진 사퇴
박성진 교수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 지명... 결국 자진 사퇴
  • 박준현 기자
  • 승인 2017.09.20 08:1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우리대학 구성원 또한 POVIS 게시판 통해 갑론을박 벌여

지난달 24일, 우리대학 박성진(기계) 교수가 중소벤처기업부(이하 중기부) 장관 후보로 지명됐다. 박 교수는 우리대학 산학처장이자 포스텍 기술지주 대표이사였고, 우리대학 동문(기계 87)이기도 하다. 중기부는 기존 중소기업청의 역할을 확대해 승격시킨 부처로, 중소기업의 보호·육성, 벤처기업의 지원 등을 맡는다. 신설된 중기부의 장관직을 누가 맡을 것인가에 대한 관심이 매우 많은 상황에서 학자 출신의 40대(49세) 장관 후보를 지명한 것은 ‘파격적’이라고 평가됐다.
그러나 장관 후보 지명 직후, 박 교수에 대한 여러 의혹이 불거졌다. 첫 번째 의혹은 창조과학에 관련된 논란이었다. 박 교수는 한국창조과학회에서 이사로서 활동했고, 장관 후보 지명 후 이사직을 사퇴했다. 한국창조과학회는 성경의 창조론을 과학적으로 증명하고자 하는 단체로, 과학계로부터 반과학적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두 번째 논란은 ‘뉴라이트 사관’ 의혹이었다. 박 교수가 연구 보고서에서 1948년 건국설을 지지하는 글을 쓰고, 우리대학 청년창업간담회에 극우 성향 논객, 뉴라이트 사관을 지지하는 학자 등을 초청하는 데 기여했다는 의혹이 일었다.
박 교수는 기자회견을 통해 “과학적 방법론에 입각한 진화론을 존중한다”, “뉴라이트 사관이 정확하게 어떤 개념인지 알지 못하며, 활동을 지지하거나 비판할 정도로 깊은 고민을 하지 못했다”라고 해명했다.
박 교수의 장관 후보 지명을 둘러싸고 우리대학 구성원들 사이에서도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장관 후보 지명 후 POVIS 포스텍 라운지를 통해 문원규(기계) 교수는 “논란에 대한 박 장관 후보의 해명이 설득력이 부족하고, 그의 중소·벤처기업에 대한 전문성을 알지 못한다. 애교심이나 집단 이기주의를 극복하고 교내에서 토론을 개진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반면, 자신을 박 교수 연구실의 대학원생이라고 밝힌 한 학우는 “박 교수님으로부터 독립적인 연구자로서 존중받았고 신앙이나 세계관을 강요받은 적이 없다. 기계과, 기술지주회사에서 펼친 창업 관련 활동에 대한 성과와 비전이 있는 분이다”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포스텍 라운지에서의 일부 의견을 주류 언론에서 인용해 마치 우리대학 전체의 의견인 양 보도하고 있다. 포스텍 라운지에서의 논란이 박 교수의 장관 임용에 영향을 미쳐서는 안 된다”라는 의견도 있었다.
지난 11일, 박 교수를 검증하기 위한 인사청문회가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기업벤처위원회(이하 산자위)에서 열렸다. 주로 창조과학, 뉴라이트 사관 논란 등에 대한 질의가 이어졌고, 정책 질의를 찾기 어려운 청문회였다는 평이 많았다. 지난13일, 산자위에서는 여당 간사인 홍익표 의원을 제외한 여당 위원들이 모두 퇴장한 상태로 ‘부적격’ 의견의 인사청문경과보고서를 채택했다.
이에 박 교수는 지난 15일, 기자회견에서 사퇴 의사를 밝히며, “제가 국회의 결정에 따르겠다고 한 말에 책임을 지기 위해 자진 사퇴를 결정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