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군대 복지 이야기
우리나라 군대 복지 이야기
  • 김휘 기자
  • 승인 2016.04.06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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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군인 복지 변화
<편집자 주>
대한민국 남성이라면 누구나 국방의 의무를 마쳐야한다. 매년 약 27만명의 남성이 군대에 입대한다. 수많은 남성들이 나라를 지키기 위해 21개월을 헌신하지만, 군대에 관련해 들려오는 이야기는  병역비리, 군납비리, 가혹행위 등 좋지 않은 이야기가 대부분이다. 실제로 나라에서 군인에게 어떤 복지를 제공하는지, 최근 군인의 복지 변화를 알아보고, 우리대학에 다니는 군필자 인터뷰를 통해 군대생활이 어떤지 조사했다. 또한 남성에 비해 수가 적은 여성 군인을 위한 복지 제도가 어떻게 마련되어 있는지 알아보았다.

4.13 총선이 일주일 남았다. 여야는 너 나 할 것 없이 총선 공약을 본격적으로 내놓고 있으며, 개중에는 물론 군 복지 관련 공약도 있다. 각 정당은 60만 군인과 그 가족들의 표심을 겨냥해, 다소 파격적인 공약을 내걸었다. 대표적으로, 새누리당은 내년 말까지 군 교육 훈련을 대학 학점으로 인정하는 방안을 개발키로 했다. 실제로 우리나라가 징병제를 시행하고 있는 만큼 의무 복무 장병들에 대한 질 좋은 복지가 필요하다. 이에 대표적인 군 복지인 급식, 월급 그리고 부대 내 폭력 문제에 대해 알아보았다.
몇 달 전에 인터넷에서는 군대 밥과 교도소 밥이라고 하며 식판을 비교한 사진이 유명해졌다. 사진에 따르면 반찬의 구성과 가짓수 등에서 교도소 밥이 군대 밥보다 월등했다. 이 사진이 누리꾼들 사이에서 큰 반응을 얻자 국방부는 지난달 4일 대표 블로그와 페이스북 페이지를 통해, 법무부 문의 결과 비교 사진 속 식판은 진짜 군대 밥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이에 여러 네티즌은 댓글을 통해 자신이 군필자임을 언급하며, “말도 안 된다”, “그래 봤자 군대 밥은 맛없다”라고 공격적으로 반응했다. 사실은 어떨까. 올해 서울시 교육청은 급식 인원수에 따라 초등학교 급식비를 끼니 당 2,383~2,753원으로 책정했다. 이에 대해 국방부 물자관리과 유정우 주무관은 “장병 급식은 음식재료를 대량으로 주문하기 때문에 단가가 낮다”면서 “단순 비교는 적절치 않다”라고 반박했다. 한편 통계 자료를 보면 현역 군인들은 급식을 부정적으로 평가하지 않는 듯하다. 지난해 대한지역사회영양학회지에 실린 논문 ‘계급에 따른 군대 급식에 대한 인식 및 만족도 분석’에 따르면 경기 지역의 사병 252명을 대상으로 한 실험 결과 병들은 군 급식을 5점 리커트 척도에서 ‘만족한다’ 정도인 4점 주변으로 평가했다.
군 장병들의 월급이 낮다는 점도 자주 이슈화된다. 국방부에 따르면 2016년 병장의 월급은 작년보다 15% 증가한 19만 7천 원이다. 법정 근로 시간에 따라 주당 44시간 일한다고 계산했을 때, 시급이 겨우 1,030원인 셈이다. 이는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2016년 최저 시급 6,030원의 6분의 1 수준이다. 물가가 우리나라의 3분의 1 정도인 태국의 의무복무 군인이 우리 군인의 2배에 달하는 월급을 받는다는 점은 충격적이다. 정부에서 월급 산정의 확실한 이유를 제시한 것이 그나마 위안거리다. 2011년 ‘e-나라지표’에 공시된 ‘계급별 사병 봉급 추이’ 자료에 따르면 군인 월급 산정의 이유는 ‘병영생활에서 필수적으로 쓰이는 최소한의 비용을 보장하기 위해서’라고 했다. 실제로 수 년 전부터 공부 등의 이유로 병사들의 소비가 늘어나자, 지난해 12월 국방부는 병영생활의 최소 경비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는 사병 봉급을 연차적으로 현실화하기 위해 2017년까지 2012년 대비 2배 인상을 국정과제로 추진했다.
“참으면 윤 일병, 안 참으면 임 병장.” 소설가 이외수 씨가 지난 2014년에 있었던 임 병장 총기 난사 사건에 대해 탄식하며 SNS에 올린 글이다. 기수열외(부대 내 왕따), 집합 등 이른바 ‘가혹행위’는 끊이지 않는 군 악습이다. 2011년부터 2015년도 상반기까지 군내 폭행·가혹행위는 총 3천643건, 하루 평균 2.2건으로 집계됐다. 국방부는 건전한 병영생활을 위한 홍보를 지속적으로 추진해왔다. 아울러 폭행과 가혹행위 근절을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가해자에게 솜방망이 처벌을 한다는 지적을 피하기 힘들다. 폭행·가혹행위 통계 수집 기간 동안 전체 발생건수 중 불기소율이 61%에 달한 반면 실형 선고율은 1.4%에 불과했다. 아쉽게도, 올해 국방부 업무 보고에서는 ‘병영 폭력 근절을 위한 노력을 지속한다’는 내용만이 담겨 있다. 한편 국방부가 성폭력 근절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최근 3년 간 군인에 의한 성폭력 범죄 기소 건수가 3배 가량 증가했는데, 이에 국방부에서는 지난달 27일 확정한 ‘성폭력 근절 종합 대책’을 통해 성폭력을 단 한 차례라도 저질렀을 경우 현역 복무 부적합 심의 등을 거쳐 군에서 퇴출시키는‘원 아웃제’의 도입을 알렸다. 또한 국방부는 현역 장병의 성폭력 예방 교육 기준을 분기당 한 번으로 확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