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인물의 야망이 반드시 세속적인 성공과 결부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자신만의 성취를 추구하는 점에서 명예, 혹은 대중적 인식과 다소 거리가 있을 수 있는 숭고함과 주로 연결된다. 이에 비해 대다수의 민중은 성공의 잣대로 인물을 평가하기 때문에 이러한 시선을 의식한 이들이 가지는 것이 허영이다. 야망과 허영은 엄연히 다르다. 남들에게서 칭찬을 받고 싶은 허영심으로 살아가는 인물은 자신이 필요한 곳보다 자신이 빛날 수 있는 곳을 찾는다. 실제로는 아무것도 없는 텅 빈 내면을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을 크게 보이거나, 자신이 힘이 있고 특별한 존재라는 것을 타인에게 각인시키길 원한다.
우리대학과 KAIST, UNIST, GIST가 함께 모여 이공계의 미래를 위해 논의해보고자 회동한 과학기술특성화대학 연석회의가 KAIST와 우리대학의 탈퇴 및 사무총장의 사퇴로 사실상 와해되었다. 이공계 학생들의 이익을 대변하려는 시도가 수포로 돌아가는 것을 지켜보면서 씁쓸한 미소를 지울 수 없었지만, 야망과 허영의 모호한 경계를 더듬었던 좋은 경험이 되지 않았나 생각한다. 중요한 것은 네임 밸류의 합이라는 타이틀이 아니라는 교훈을 얻었으니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개인은 각자의 이권을 요구하기 위해 목소리를 높이고 있기에 해산된 목소리를 모으기 위한 방법은 무엇인지에 대한 고려가 우선되어야 한다는 것도 배웠다. 이제, 이공계 학생들을 다시 한 번 응원한다. “Students, be ambitio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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