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의 성공적 추진을 위한 국제포럼 개최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의 성공적 추진을 위한 국제포럼 개최
  • 김정택 기자
  • 승인 2011.04.13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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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외 과학자, 지역 시ㆍ도 관계자 등 참여, 유치 열의 표명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이하 과학벨트)의 성공적 추진을 위한 국제포럼’이 3월 30일 우리대학 포스코 국제관에서 개최됐다. 이 행사에는 국내외 과학자, 지역 시·도 관계자, 교내 교직원, 학생들이 모여 세계 다른 지역의 성공 사례와 동향을 듣고, 경북 및 울산, 대구 지역에 과학벨트를 성공적으로 유치하기 위한 토의를 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이 행사는 최성해 대구경북지역대학교육협의회장과 백성기 총장의 환영사, 박승호 포항시장과 공원식 경북정무부도지사를 포함한 대구, 울산 지역 관계자의 축사로 시작됐다. 다음 순서로 한동대 이재영 교수는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조성 계획과 전략’이라는 제목으로 토의 주제를 발표했다.

 이 교수의 발표 후 저명한 해외학자들의 주제발표가 있었다. 주제발표는 △세르지오 베르톨루찌(Sergio Bertolucci) 스위스 CERN 연구소 부소장의 ‘지식선도 사회에서 연구개발 인프라의 역할: CERN의 사례’ △피터 풀데(Peter Fulde) 교수의 ‘막스플랑크 재단의 운영 현황 및 향후 계획’ △황승진 스탠포드대 경영대학원 교수의 ‘실리콘 밸리의 기술, 혁신, 기업가 정신’순으로 진행됐다.

 주제발표에 이어 위의 세 해외학자와 백성기 총장, 노석균 바른과학기술사회실현을 위한 국민연합(이하 과실연) 공동대표, 정무영 울산과학기술대 부총장, 이재영 한동대 글로벌녹색성장연구소장이 참석하여 과학벨트의 성공적 추진을 위한 토의를 진행했다.

 토의에 참여한 패널들은 과학벨트의 지역 유치에 긍정적인 답변을 내놓았다. 세르지오 베르톨루찌 부소장은 “3·4세대 방사광 가속기와 양성자 가속기가 각각 성격이 다른 가속기이기는 하지만 여기에 중이온 가속기까지 들어온다면 연구자 사이에 교류를 통해서 가속기 집적 효과와 시너지 효과가 발생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피터 풀데 교수는 “막스플랑크 연구소가 서울대나 KAIST를 두고 포스텍을 선택한 이유가 있다. 포스텍의 과학적 성공과 교수들의 연구 역량 및 의지가 대단하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황승진 스탠포드대 교수는 “새로운 도전 의지와 역량이 있으면 충분히 성공할 것을 기대한다. 대덕 과학연구단지가 정부 중심의 Top-down 방식인데 반해, 새로운 과학벨트는 민간 중심의 Bottom-up 방식일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포럼에 참석한 패널들은 과학벨트의 우리지역으로의 성공적 유치가 가능하다고 판단하고, 앞으로 이를 위해서 박차를 가하기로 합의했다.

기획취재 -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과학계의 염원 과학벨트, 과학계에서 정할 수 있어야

 과학벨트 논의는 민동필 현 기초기술연구회 이사장이 지난 2005년 과학ㆍ예술ㆍ인문학 교수들과 모임을 만들면서 시작됐다. ‘랑콩트르’라고 불리는 이 모임에서는 과학ㆍ예술ㆍ인문학이 자유롭게 토론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자는 의견이 논의됐다. 이후 ‘랑콩트르’는 2006년 말에 ‘과학과 예술이 만나는 은하도시 포럼’으로 발전했다. 당시 서울특별시장이었던 이명박 대통령은 이와 같은 일부 학자들의 움직임을 듣고 은하도시를 자신의 공약으로 구체화했다. 과학과 예술, 인문학뿐만이 아닌, 비즈니스가 포함된 새로운 형태의 도시를 공약으로 내세우게 됐다. 이후,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서는 과학벨트 태스크포스팀이 꾸려지면서 과학벨트의 대략적인 구성이 완성됐다.

 지금까지 상황에서 알 수 있듯이 과학벨트는 태초부터 과학계를 비롯한 예술ㆍ인문학계의 자발적인 요구에 의해서 시작된 계획이다. 하지만 정책을 수립하는 과정에서 지역발전 문제와 여러 사회 현안들과 맞물리면서 정치적 안건으로 변질된 경향이 있다. 이번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위원회(이하 과학벨트위원회)의 구성을 살펴보면 과학계의 목소리를 반영하겠다는 의지가 보이기는 하지만 위원회 내외의 압력에 의해서 올바르지 못한 결정을 내릴 가능성에 대한 우려의 소리도 들린다.

 과학계는 대체적으로 기초과학에 대한 범국가적 투자와 국민적 관심을 환영하는 분위기이다. 지난 4월 2일에 방영됐던 ‘KBS 심야토론’에서 볼 수 있었듯이 과학자들은 지역을 막론하고 기초과학에 대한 투자를 환영하고 있다. 하지만 과학계 내부에서도 의견이 분분하다. 여론에서는 과학벨트위원회 위원들의 공정하지 못한 지역 안배에 대해서 논란이 일고 있지만 대다수의 위원을 차지하는 민간 전문가들은 기성세대 과학자들이 주를 이루고 있다. 이들은 지금까지 진행됐던 국가 주도의 과학 산업 투자 양상을 반복할 가능성이 크다. 이는 창의성이 절실히 필요한 기초과학 연구의 걸림돌이 될 수 있다.

 우리대학은 지금까지 과학벨트 현안에 대해서 침묵하고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이번 포럼을 계기로 지금보다는 적극적으로 과학벨트 추진을 위한 목소리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백성기 총장은 “(과학벨트 유치에 대해)우리대학이 나서서 입장을 표명할 수는 없지만 과학벨트와 같은 연구단지가 유치될 수 있는 최적의 입지를 만드는 것은 대학의 중요한 역할이다. 포스텍은 가속기 연구소 등 좋은 연구 인프라를 갖춘 곳이기 때문에 과학벨트가 들어서기에 최적의 입지 조건을 갖추고 있으며, 아직 확정되지는 않았으나 과학벨트가 경북 지역으로 들어설 것이라 확신한다”라고 말했다. 우리대학 연구기획팀 김원기 팀장 또한 “우리대학과 경북 지역 관계자 및 정치인들과 의견을 같이 할 수는 없겠지만 어느 정도 이해가 상충하는 부분이 있다”라고 말하며, “과학벨트 유치를 희망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포항을 포함한 경북 및 울산, 대구 지역이 과학벨트로 선정된다면 우리대학을 포함한 주변 지역에 기초과학 연구가 활성화 될 것이며, 많은 과학자들이 유입되면서 열정과 창의력 넘치는 연구 문화가 형성될 것이다. 뿐만 아니라, 과학과 예술 및 인문학이 결합된 새로운 형태의 문화도 보급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경북 및 울산, 대구 지역에서는 3ㆍ4세대 방사광 가속기와 양성자 가속기가 가동 중이거나 설치 예정 중이기 때문에 가속기 연구자 사이에 교류가 가능하다는 점을 이점으로 세우고 있다. 또한, 우리대학이나 울산과학기술대학교, 대구경북과학기술원 등이 위치해 있다는 점과 막스플랑크연구소나 아태이론물리센터와 같은 국제적인 연구 시설이 있다는 점도 내세우고 있다. 더불어, 실리콘 밸리를 모델로 삼아 수도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서 자유롭게 연구할 수 있는 환경을 가지고 있으며, 해안과 가까워 수출형 비즈니스 산업을 창출하는데 유리하다는 이점 또한 주장하고 있다.

 현재, 과학벨트는 과학벨트위원회에서 입지선정 등의 기본 계획에 대해 논의 중이다. 입지선정 결과는 논란이 많은 사안이므로 최대한 빠른 시일에 선정하여 그 결과를 5월 말이나 6월 초에 발표할 예정이라고 한다. 세 지역의 유치경쟁이 뜨거운 만큼 정치적 논쟁의 중심에 있는 과학벨트의 선정결과에 많은 국민의 이목이 쏠려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