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문을 배우고 익히는 즐거움
학문을 배우고 익히는 즐거움
  • 황성진 기자
  • 승인 2018.04.18 16: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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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교 때 우리 집에는 완성된 루빅 큐브 하나가 있었다. 누가 샀는지는 모르지만, 당시 가족 중에 큐브를 맞출 줄 아는 사람이 없어서 큐브는 거실 텔레비전 앞에 놓여 장식용 신세를 졌다. 그러다 집에 나이 어린 손님이 찾아온 적이 있었는데, 큐브가 신기한지 이리저리 가지고 놀다 그만 큐브를 섞어 버렸다. 이 때문에 텔레비전 앞에는 섞인 큐브가 놓이게 됐다. 나는 완성된 큐브가 보고 싶었다. 단지 섞인 큐브보단 완성된 큐브가 낫다는 생각에 텔레비전 앞에 앉아 큐브를 잡았다. 하지만, 큐브는 몇 번 돌린다고 쉽게 맞춰지는 것이 아니었다. 결국, 나는 이를 맞추기 위해 큐브에 붙어 있는 스티커를 모두 떼서 원래 자리에 다시 붙일 수밖에 없었다. 그러자 왠지 모를 회의감이 몰려왔다. 무엇보다 편법을 써서 큐브를 완성했다고 합리화하는 내가 싫었다.

나는 큐브를 들고 방으로 뛰어들어갔다. 그리고 큐브를 다시 섞은 뒤 이를 맞추기 위한 자료를 뒤지기 시작했다. 큐브는 맞추기 위한 공식이 있었고, 나는 그 공식을 다 외울 때까지 방 안에서 큐브와의 사투를 벌였다. 내가 모르던 새로운 지식을 알아가는 과정은 묘하게 짜릿했으며, 어느덧 완성된 큐브를 손에 쥐기까지 7시간이 흘러 있었다. 

이런 경험을 한 후, 나는 무언가에 한 번 빠지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즐겁게 학습하게 됐다. 그 무언가는 내가 그것에 문외한일수록 호기심을 불러일으켰고, 나는 이를 알기 위해 어떤 방법으로든 도전하게 됐다.

고등학교 때는 학교 강당에 있던 피아노를 연주하기 시작했다. 피아노를 칠 줄 몰랐으나, 단지 즐겨 듣던 노래를 직접 연주하고 싶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피아노를 치기 위해 강당에서 살다시피 했으며, 피아노가 없을 때는 의자에 앉아 책상을 두드렸다. 결국, 나는 내가 즐겨듣는 곡을 페달을 밟아가며 외워서 칠 수 있게 됐다. 생각만 하고 있어서는 연주가 이뤄지지 않았다. 결심은 생각을 실천으로 변화시켰고, 실천은 못할 것이라 생각했던 것을 해내게 했다.

이런 나의 도전은 현재진행형이다. 신문사 활동이 그렇다. 나는 대학에 입학하기 전까지 글을 쓰는 활동을 거의 한 적이 없다. 글을 쓰는 과정은 고되지만, 글을 씀으로써 나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나가고, 새로운 지식을 얻는다는 생각에 하루하루가 새롭다. 

독자들도 평소에 잘 몰랐던 분야에 도전해봤으면 좋겠다. 분명 그 속에서 이제껏 느껴볼 수 없었던 즐거움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