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포항환경운동연합 정기일 사무국장
[인터뷰] 포항환경운동연합 정기일 사무국장
  • 김정묵 기자
  • 승인 2003.02.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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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한 개발앞에 퇴보 거듭한 포항환경

- 시민운동이 쉽지 않은데 어떻게 환경운동에 뛰어들게 되었나?

대학 때부터 환경문제에 대한 관심이 많았는데 언론 분야쪽을 생각하다가 환경운동연합이 창립되자 99년부터 포항 환경운동연합회원이 되었고 2002년 1월 사무국장으로 일하게 되었다. 환경문제에 대해 연구하기 위해 포항공대 화학과 연구원으로 있기도 했다.

- 포항 환경운동연합의 연혁과 현황은.

94년 설립된 ‘민주사회를 위한 포항시민모임’을 모태로 하여 99년에 전국 환경운동연합의 지역조직으로 출범하여 450여명의 회원이 활동 중이다.

활동상에 있어서는 환경 문제는 환경 현안에 대한 대응, 대안 정책 개발, 주민 교육 등의 사업을 지속성있게 추진해 나가야만 하는데 시민 운동조차 인적, 물적으로 중앙으로 집중되어 있어 환경 현안에 대한 대응마저도 버거운,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

- 포항지역 환경운동이 갖는 특성은?

산과 강, 전원과 도심, 내륙과 해안 등의 환경이 모두 존재하는 지역적 배경에 세계적인 대기업인 포스코를 비롯해 각종 산업시설이 밀집되어 있다. 특히 포스코는 순이익만 포항시 예산의 두배에 이를 정도이다. 60년대 이래 정부의 직접적인 주도로 이루어져 온 거대한 개발 앞에 환경 문제는 후퇴되었다.

- 포항지역 환경현안을 꼽는다면.

우선 최근에 가장 대두되고 있는 것은 영덕, 울진지역 핵 폐기물 처리장 건립 문제이다. 이미 월성, 울진 등 경북 동해안 지역에 핵 시설이 집중되어 있는데 정부가 독단적으로 핵 폐기물 처리장을 울진, 영덕을 후보지로 결정내렸다. 핵의 광범위한 피해를 감안할 때 이는 남의 일일 수 없다.
그 외에 포항시에서 앞장서 추진 중인 골프장 개발 문제, 폐기물 매립 업체의 선정 및 관리 문제, 오랜 개발에 의한 산업단지 오염 문제 등이 심각하다.

- 그러한 현안에 대한 시민들의 반응은.

문제의 심각성에 비해 반응이 미미한 편이다. 환경문제는 시민단체들이 발 벗고 나서는 것 만으로는 힘들다. 주민들이 주인의식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나서야 하는데 아직은 의식의 진전이 미비한 것 같다. 또한 포스코 등 거대 자본에 대한 시민들의 패배의식도 짙다.

- 포항시의 환경 정책 마인드를 평가한다면.

상당히 비관적이다. 환경 문제가 심각한데 시장이 골프장 유치를 위해 발 벗고 나서는 등 눈 앞의 경제적 이익에만 급급한 실정이다.

- 현재의 환경문제 해결을 위한 공학적 접근을 바라보는 시각은.

너무 늦은 감이 없지 않나 한다. 또한 현재 추진되고 있는 상황에도 너무 탄력이 부족하다. 기술 개발에 대한 지원과 개발된 기술에 대한 인센티브 적용 등이 요원하다. 에너지 부분에서도 단순 공급위주가 아니라 기술적인 수요관리 기법 도입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