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여러 국제 랭킹이나 지표에 나오고 있는 우리대학 위상이 많이 떨어진 것이 사실이다. 한때 서카포(서울대-KAIST-포스텍)로 불리며 한국 이공계를 이끌어 왔던 우리대학이, 최근 지표에 따르면 성균관대, 고려대, 연세대 등과 비슷한 수준의 지표로 평가받고 있다. 작지만 강한 대학, 연구중심대학을 추구하는 우리 학교의 연구 실적을 보면 상당히 우수한 편이다. 하지만 문제가 되는 항목은 평판도라는 것이다. 평판도, 영어로 따지면 reputation 혹은 visibility 정도로 표현할 수 있을 것 같다. 쉽게 설명하면, 업계에 있는 사람들 혹은 일반인들에게 물었을 때, “포항공대 들어본 적 있나요?” 혹은 “포항공대 출신 어때요? 믿고 채용할 만 한가요?” 정도로 쉽게 풀어 쓸 수 있을 것 같다. 필자가 미국에서 공부할 당시, 많은 사람들이 필자의 학교 이름을 생소해 하거나 그냥저냥 좋은 학교 정도로 말하는 것을 보고 작지 않은 충격을 받았다. 미국 중서부 시골에 사는 나이 많으신 할머니, 할아버지가 하버드대, 예일대는 알지만, 칼텍, UC 버클리와 같은 대학은 처음 들어본다는 이야기를 듣고 충격을 받았다. 마찬가지로 한국에서도 시골에 계신 할머니, 할아버
사설 | . | 2019-02-28 03:00
인류 사회의 보편 가치는 일정 수준의 교육을 받은 시민에게 그리 어려운 개념이 아니다. 자유, 평등, 정의를 추구하며, 인간의 본성이나 감정에만 의존하지 않는 이성적인 사고와 판단으로 권리를 누리며 의무를 다할 때 우리 사회는 유지된다. 개인의 행복 추구권은 인간의 기본 권리로 보장돼야 하나 자본주의 사회를 지배하는 여러 가지 불평등 요소, 즉 성, 피부색, 종교, 나이, 출신 지역, 정치적 좌표, 성적 지향성, 신체장애 여부, 개인이 축적한 부의 정도, 소득 규모, 직업의 안정성 등 너무나도 다양한 측면에서 불편, 부당한 대우를 받고 행복 추구권을 제한받는 개인들이 존재하는 것이 현실이다. 문제는 강자와 약자, 혜택을 많이 누리는 자와 기회를 박탈당한 자 사이의 간극이 너무 크다는 데 있다. 건강한 사회일수록 이런 차이가 작고, 그 차이를 극복할 기회도 많이 주어진다. 대학 구성원은 크게 학생과 직원, 교수로 나눌 수 있으며 각자의 권리와 의무를 지고 있다. 충분한 권리를 보장받고 있느냐와 주어진 권리를 남용하지 않으냐의 문제, 과도한 의무를 지고 있느냐와 주어진 의무를 성실히 수행하고 있느냐의 문제는 구성원 간의 긴장 요소로 늘 잠재돼 있는데, 모두를 만
사설 | . | 2018-11-29 11:24
대학은 늘 변화의 정점에 서 있었다. 새로운 아이디어를 던지며 미지의 학문 분야를 개척해 왔고, 끊임없는 문제의식으로 사회가 논의하고 토론해야 할 의제들을 설정하는 능력을 보여 줬다. 생각의 폭을 넓혀 줬고, 새로운 시각을 제공해 왔으며, 정치, 경제, 사회, 산업 시스템의 선순환이 가능하도록 새로운 사고의 틀, 도구들을 제공해 왔다. 그러한 변화의 정점에 서 있으면서, 동시에 대학은 가장 변하지 않는 집단으로 버텨 왔다. 몇 년째 바뀌지 않는 강의, 정량적 목표가 최우선이며 언제나 그 목표를 달성하는 연구, 수직적인 상하관계만 존재하는 경직된 문화 등 다양한 이슈들이 존재한다. 대학의 사명인 교육, 연구, 봉사의 측면에서 현재의 시스템이 최선인가 늘 묻지 않을 수 없다.변화에는 대부분 고통이 수반된다. Status Quo(현재 상태)를 유지하는 것을 선호하는 집단과 더 나은 미래를 요구하는 집단과의 충돌 또한 불가피하다. 그러나 변화하지 않으면 도태된다는 공감대가 형성된다면 모든 구성원의 합의를 이끌어내기가 쉬워진다. 현재의 대학은 그런 변화의 요구에서 자유로운 안정적인 시스템인가? 학령인구의 감소는 대학의 뿌리를 흔드는 문제이다. 우수한 학부 신입생의 지
사설 | . | 2018-04-18 16:54
과학자들은 항상 새로운 진리의 가능성에 열려 있어야 하기에 어떤 신념에도 치우치지 않는 냉철한 합리성을 늘 유지하고 있으리라는 것이 우리 대부분의 생각이다. 하지만, 토마스 쿤은 과학자들도 ‘패러다임’이라는 신념 체계를 고집하고 있다 본다. 과학자들은 자신의 패러다임과 충돌되는 실재 사례가 제시될 때에도 이를 중요하지 않은 ‘예외(Anomaly)’로 간주하며, 늘 자신의 패러다임을 수정하기보다는 정교하게 세우는 일, 곧 ‘정상과학’을 추구하고 있다는 것이 쿤의 주장이다.하지만, 일반적으로 자신이 하는 일에 대하여 굳은 신념을 갖는 일은 중요하다. 그 일에 담긴 가치와 그 일의 성취를 위해 동원한 수단의 정당성과 합리성에 대해 믿음 없이 큰일을 이루어내는 것은 매우 어렵다. 그래서, 메달을 다투는 올림픽 국가 대표 선수들을 응원할 때나, 혹은 자신의 중요한 일을 앞에 둔 순간, ‘신념을 가져라’ ‘너 자신을 믿어라’라는 격려나 응원을 보내거나, 스스로 마음의 다짐을 하게 되는 것은 극히 당연한 일이며 마땅한 일이 아닐 수 없다.그렇기에 자신의 신념 체계에 대한 비판보다는 충성이, 과학자들의 활동 동력이 된다는 쿤의 주장은, 물론 이론적인 다툼의 여지가 있는 것
사설 | . | 2018-03-07 13:45
이 글에서 “그물에 잡힌 고기”는 우리 포항공대 캠퍼스에서 함께 얽혀 살아가고 있는 학생, 직원, 연구원, 교수 등 모든 구성원을 의미한다. 우리 구성원 대부분 포항 출신이 아니고, 포항공대가 가진 매력의 그물에 사로잡혀 포항에서 살아가고 있음을 이야기한다. 항상 새로운 구성원이 들어오고 나가는 대학으로서 우리 포항공대는 항상 좋은 고기를 잡으려고 노력하고 있으며, 그것은 너무나 당연한 의무이다. 여기에서 환기하고자 하는 주제는 우리 “이미 잡힌 고기”는 포항공대에서 과연 행복한가라는 질문이다. 우리는 “이미 잡힌 고기”의 행복한 삶을 위한 방법을 고민하고 이를 행동에 옮기고 있는가? 아니면 “새로 잡을 고기”를 어떻게 낚을지에 대해서만 집중하고 있는가? 혹은 고기를 담고 있는 “포항공대”라는 배의 안전, 성능 향상 등에만 관심이 있는가? 2017년 대학 통계에 따르면 우리대학 캠퍼스에는 학부생 1,449명, 대학원생 2,139명, 연구원 611명, 교수 281명, 직원 250여명, 모두 합쳐서 4,730명이 함께 살아가고 있다. 우리는 스스로 작은 대학이라고 하지만, 약 5천 명의 인원은 절대 적은 수가 아니다. 또 대학의 특성 상 매년 많은 수의 구성원이
사설 | . | 2017-10-11 01: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