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119건)

신록이 꽃만큼 아름다운 5월에 741명의 학생이 교정을 떠나 사회로 나아간다. 모든 졸업생들에게 진심에서 우러난 축하의 마음을 표한다. 자랑스러운 포스텍 졸업생들의 부모님들께도 경하의 말씀을 올린다. 고등학교를 갓 마친 어린 학생들을 의젓한 청년으로 배출하고 국내외로부터 모여든 학생들을 전도유망한 연구자로 키워낸 동료 교수님들께도 그간의 노력에 감사를 전한다.지난 2월에 열렸어야 할 졸업식이 오늘 거행되는 것은, 우리 모두가 알듯이, 코로나19 팬데믹이라는 근래 보기 드문 글로벌 사태 때문이다. 100년 전 스페인 독감에 의해 전 세계가 초토화되다시피 했던 데 비할 바는 아니지만, 국가 사회의 여러 기능이 위축되고 우리들의 일상에 큰 속박이 가해진 것은 오래 잊히지 않을 만한 상처라 하겠다. 지난 한 세기 동안 과학기술의 발전이 급속히 이루어졌음에도 불구하고 현재 인류의 문명이 바이러스의 공격에 여전히 취약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은 우리를 겸허하게 만든다. 이런 겸허함의 공유를 근간으로 해서, 졸업생 여러분께 몇 가지 당부를 표하고자 한다.무엇보다 먼저, 항상 자신을 성찰하는 삶을 살자는 말을 전한다. 졸업이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라는 사실을 우리 모두 잘

사설 | times | 2021-05-18 04:24

코로나19가 세계를 뒤흔들면서 감염병에 대한 효과적 대처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세계는 지금 인류가 가지고 있는 연구 역량을 최대한 집중하고 있다. 각국에서는 정부 관련 기관은 말할 것도 없고 이윤 추구를 목적으로 하는 기업도 가용한 재원과 역량을 집중해 해당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대학 역시 그동안 축적한 연구 역량을 바탕으로 다각도로 해결점을 제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요즘 대학에서 교육하거나 연구하는 학문을 살펴보면 아주 이론적이고 추상적인 형태의 내용이 많다. 특히 추상 수학이나 이론 과학 등을 살펴보면 실용적인 것과 거리가 먼 아주 기초적인 것이 태반이다. 하지만 이런 이론적인 내용도 형성 초기 단계에는 아주 실제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개발됐다는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확률 통계에 관련된 학문은 국가 행정 사무, 법원 판결, 선거, 무역, 보험, 금융, 도박과 같은 실용적인 요구에 부응해서 발전했다.프랑스 계몽사조기에 수학자들은 민주적 사회 질서의 확립이라는 사회적 이념을 구현하기 위해 노력했다. 사회 수학(social mathematics), 즉 사회 과학으로서의 수학의 이념을 제시했던 콩도르세는 1785년 다수결의

사설 | times | 2021-02-28 03:08

2020년 한 해는 인류사에 기록될 매우 특별한 시기였다. 수백 년 전이나 지금이나 인간의 생명을 위협하는 전염병의 창궐은 인류에게 혹독한 시련을 안겨주었지만, 결국은 항상 극복해 왔다. 작년의 코로나19라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창궐은 전 세계의 정치, 경제, 사회, 교육, 문화 등 거의 모든 삶의 영역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했다. 하지만, 이런 위기는 다양하고 새로운 시도의 계기가 됐고, 삶의 각 영역에서 패러다임의 전환이 이루어지기도 했다. 비대면 화상 회의와 교육의 보편화를 가져왔고, 마스크 착용의 일상화가 이뤄졌으며, 기록적인 짧은 시간에 백신과 치료제 개발이 이뤄지는 것을 목격했다. 오랜 기간 축적한 과학 기술의 성장과 시민 의식의 성숙함이 이런 삶의 변화를 단기간 내에 현실화 할 수 있었고, 이런 노력으로 인류는 세계적인 새로운 전염병을 결국 극복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작년이 위기의 시간이었다면, 2021년은 위기를 기회로 전환하는 인류사에 또다시 기록될 만한 해가 되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우리대학은 코로나19 창궐의 위기를 잘 대처해왔고, 또한 국내 최고 과학기술 대학으로서의 위상을 굳건히 지켜냈다. 본부를 중심으로 선제적인 방역 지침을

사설 | times | 2021-01-02 19:38

최근 미국의 대통령 선거가 치러졌다. 역사상 유례없는 대선 불복 사태가 벌어졌지만 트럼프의 시대가 끝난다는 데는 의문의 여지가 없다. 그래야 한다고도 생각된다. 트럼프가 보인 행적은 일탈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파격적이었고, ‘미국이 돌아왔다’는 조 바이든의 선언이 적절하다 여겨질 만큼 트럼프의 행동이 세계의 질서를 크게 흔들었기 때문이다. 트럼프의 몰락과 더불어 ‘트럼프 맨’이라 불리는 몇몇 다른 나라의 지도자들과 그들이 대변해 온 극우 포퓰리즘 또한 수명을 다하리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이 역시 그렇게 될 것 같다. 그것이 300년을 경과해 온 세계 민주주의의 발전에 부합하기 때문이다.트럼프를 거론한 것은 지도자의 역할을 생각해 보자는 취지다. 역사를 움직이는 주체가 누구인가라는 질문에 대해 우리 시대는 소수의 영웅이 아니라 민중이라고 흔히 답하지만, 한 세대 정도의 변화를 주목하면 꼭 그렇지만도 않다. 트럼프가 생생하게 보여줬듯이 지도자가 막 나가기로 하면 그 부정적인 영향이 이루 헤아리기 어려울 만큼 커지게 된다. 지도자가 시스템을 망가뜨리는 방향으로 나아가면 그 결과는 금방 눈에 띄게 드러난다. 부정적인 사례이긴 하지만 그만큼 지도자의 역할이

사설 | times | 2020-11-27 16:47

전파력이 강한 감염병의 확산으로 지난 학기 우리대학은 교육과 연구는 물론 일상생활에서도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새 학기가 돼도 코로나19의 확산은 그칠 줄 모르고 오히려 더욱 기승을 부리고 있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코로나19가 다시 재유행할 조짐을 보여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가 높아지고 있다. 이제 우리는 원하든 원하지 않든 감염병에 대해 방역을 하며 대학의 연구 및 교육을 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 코로나19의 확산에 따라 개학일시가 수시로 조정되는가 하면 설사 어렵게 대면 교육을 한다 해도 강의실의 밀집도를 크게 줄여야만 그나마 수업을 진행할 수 있게 됐다. 우리대학에서도 2학기에 대면 수업이 필요한 실험실습 과목에 대한 특별 운영 계획을 세웠다가 이를 다시 취소하고 전면 비대면 수업으로 진행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인류의 역사를 통해 살펴봐도 과학기술 문명권은 항상 질병 문화권과 서로 중첩되며 성장했다. 인류는 산업혁명을 통해 역사상 가장 빠른 성장을 경험하며 사회를 혁신적으로 변화시켰지만, 질병의 확산이라는 부작용이 나타났다. 물론 과학기술은 이런 질병에 대응하는 가능한 방법을 찾아냈고 근대적인 질병 관리 체계도 정착됐다. 지난 200년 동안 과학기술과

사설 | times | 2020-09-03 15:52

싱가포르의 국부인 리콴유 총리는 ‘참새도 오장육부가 있다’라는 비유를 써서 아무리 작은 나라도 기본적인 국가 기관과 일정 인원의 공무원이 필요하기에 운영에 어려움이 있다는 말을 한 적이 있다. 마찬가지로 교원 수가 적은 우리대학도 각 학과가 기본적으로 개설해야 할 필수 과목 수는 교원 수가 많은 타 대학 해당 학과와 별다르지 않기에 많은 학과가 필수 과목 외의 다양한 전공 과목 개설에 어려움을 겪어 올 수밖에 없었다. 물론 의무 강의 시수보다 과목을 더 개설하면 될 것 아니냐고 하겠지만, 적은 강의 시수는 우리대학 교원이 연구에 더욱 더 집중할 수 있게 하는 장치이기에 연구 경쟁력을 갉아먹으면서 다양한 강의를 개설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을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과목을 개설하려 해도 제도적 어려움이 있다. 수강 신청 인원이 5명이 되지 않는 경우, 학교 규정상 폐강이 기본이다. 물론 교무처에 요청하면 폐강은 면할 수 있지만, 의무 강의 시수에서 제외된다. 교수는 의무 시수를 채운 후 연구 시간과 강의 시간을 맞바꾸며 신규 과목을 개설해야 하므로 의욕이 꺾일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은 개교 이래 지속해 왔다. 역사적으로 환경의 대격변은 지구상의 많

사설 | times | 2020-07-14 19:08

2020년 1학기가 어느덧 저물어 가고 있다. 활기차고 즐거워야 할 시간이 신종코로나 바이러스(COVID-19)의 창궐로 전 세계가 사력을 다해 피해에서 벗어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여전히 국가 간 이동이 제한 등의 초유의 사태가 발생하고 있다. 언제쯤 끝 날 수 있을지 모르는 이 상황에서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공공장소에서 체온을 재고 출입 기록을 하며 바이러스 전파를 막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대부분의 대학 수업은 온라인으로 진행되고, 초, 중, 고 학생들은 온라인과 막 시작된 오프라인 수업을 병행하며 어려운 시간을 보내고 있지만, 국내의 대응이 우수한 사례로 해외에 소개될 만큼 잘하고 있는 것은 불행 중 다행이 아닐 수 없다.중국 정부는 박쥐로부터 전파된 이 바이러스가 중국인의 식습관으로 인해 동물들로부터 전파됐다고 주장했다. 혹자는 우한바이러스 연구소에서 박쥐를 이용해 바이러스를 개발하다 의도적으로 혹은 실수로 바이러스가 유출된 것일지도 모른다고 주장한다. 후자의 경우라면 인간의 욕심으로 과학기술의 개발이라는 미명 아래 인간의 존엄성과 생명의 소중함을 무시한 무책임한 행동이라고 생각된다. 자연을 파괴하면 다시 돌아오는데 아주 오랜 시간이 걸리듯, 인

사설 | times | 2020-07-06 21:45

연구의 사전적 정의는 ‘어떤 일이나 사물에 대해서 깊이 있게 조사하고 생각해 진리를 따져 보는 일’이라고 돼있다. 좋은 연구자란 연구 잘하는 사람을 말할 것이다. 연구를 잘하기 위해서는 잘 조사하고, 잘 생각해 이치나 진리를 밝혀 새로운 지식을 도출할 수 있어야 한다. 먼저 잘 조사 하는 것에 대해 생각해 보자. 우리가 만들어 내는 지식은 기존의 지식을 바탕으로 해 만들어지는 것이지 기존의 것과 완전히 단절된 새로운 지식이란 없다. 만약 그런 지식이 있다면 그것은 우리가 말하는 연구의 범주와는 거리가 있다. 따라서, 연구를 잘하기 위한 첫 번째 단추는 기존의 지식을 잘 조사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논문을 조사할 때는 하고자 하는 연구에 관련된 자료들을 모으고, 좋은 참고자료를 찾았다면 그것을 참고하는 논문들을 가장 최근까지 살펴본다. 이렇게 모은 자료들을 주제나 내용별로 잘 정리해 이전 연구의 흐름이 어떻게 돼가는지를 알아본다. 다음으로는 정리된 기존의 연구 결과들과 본인의 결과가 어떻게 연결되고 확장돼 있는지를 살펴본다. 이 과정에서 중요한 것은 기존의 참고자료에서 보여준 지식에 대비해 연구의 결과로써 새로운 지식을 정리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단순히 무

사설 | times | 2020-02-13 23:19

최근 몇 년 사이 우리대학이 취한 특징적인 교육 정책은 캠퍼스의 울타리를 허문 것이다. 국내외의 여러 대학과 학점 교류를 활성화함으로써 학생들에 대한 교육의 장을 전국, 전 세계로 확장했다. 학생들이 찾아간 국내 학점 교류 대학은 8개교에 이르러, 지난 4년간 연평균 290여 명의 학생이 우리대학을 떠나 공부를 했다. 최대 36개교에 이르는 해외 대학으로 나간 학생은 같은 기간 매년 130여 명이다. 여름방학 기간을 길게 해 산업체 등에서 경험을 쌓게 하는 비교과 교육 프로그램인 SES도 4년째 진행하고 있다. 참여 기관이 76곳에서 116곳에 이르며 연평균 279명의 학생이 인턴 활동을 했다. 이러한 시도는 우리나라 동남쪽 끝인 포항에 위치한 우리대학의 지리적 한계를 극복한다는 점에서 매우 큰 의미를 갖는다.전교생이 기숙사에서 생활하며 학업을 수행하는 우리대학에서 학생들이 캠퍼스에만 머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학생 수도 적어 일이 년만 지나면 모두가 친숙해지는 곳에서 4년을 보낸다면 인간관계의 폭이 좁아질 위험이 있다. 좋아하는 공부가 같고 생각하는 방식도 비슷한 과학도들이 끼리끼리 생활하다가 사회로 나가서 다종다양한 사람들과 함께 일을 하게 되면 크고

사설 | times | 2019-12-05 12:51

한 대학의 전체적인 구조와 모습, 그리고 그 특성을 쉽게 파악하려면 그 대학의 학과 분포를 살펴보게 된다. 학과의 신설 및 폐쇄 등 변천 과정을 통해 우리는 그 대학의 전통과 역사를 한눈에 알 수 있다.공과대학이 설립되기 이전에 대학은 중세 대학의 전통을 그대로 이어받아 신학, 법학, 의학과가 중심이 되어 운영됐다. 오늘날 이학부 학과의 모태가 됐던 자연철학은 중세 대학에서 전공 학과를 지원하던 교양학부에서 태동했다. 중세 대학의 교양학부는 근대 이후 대학 철학부의 모태가 됐다. 훔볼트의 교육 개혁 이후에 철학부는 대학 개혁의 중심이 됐고, 여기에서 수많은 학과가 등장했다. 문학, 역사학, 철학 등이 여기서 나왔고 심지어 수학, 물리학, 화학, 천문학 등도 이 철학부에서 분기돼 나왔다. 그 시절에 자연과학은 인문사회 분야와 함께 같은 학부에 속해 있었던 셈이다.시대에 따라 인기 학과도 변한다. 지금은 거의 사라졌지만 18세기에 광산학과는 가장 첨단 분야의 학과에 속했다. 이 학과는 오늘날 지질학, 화학, 재료공학, 신소재공학과 관련된 학과의 원조가 됐다. 수학, 물리, 화학, 지구과학과 같은 전통적인 학과는 교사 양성을 위해 고등사범학교가 만들어지면서 등장하

사설 | times | 2019-11-08 15:31

이번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임명을 둘러싸고 온 나라가 한 달이 넘도록 시끄럽다. 여야가 명운을 건 정쟁과 시위를 벌이고 온 언론이 특종이니 단독이니 하며 기사를 쏟아내고 있다. 그런데, 그와 그의 가족과 관련된 많은 의혹 중 일부가 대학과 연관되면서 우리의 주의를 강하게 환기시키고 있다. 먼저 그의 딸이 고등학교 시절에 모 대학에서 연구참여 후 영문 논문을 학술지에 게재한 사실에 대한 비판이 연구진실성 제고에 대한 주의를, 그의 자녀가 학부 또는 대학원 입시를 위해 제출한 각종 서류의 진위 및 서류 관리 문제가 입시공정성 제고에 대한 주의를 환기시키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처음 영문 논문을 접한 후 자신이 제1 저자가 된 SCI나 SCIE 급 영문 논문이 최종적으로 제출되기까지 얼마나 시간이 걸렸는지 그리고 그 시간 동안 얼마나 고통스러운 성장 과정을 겪었는지 다들 기억한다. 다행히 어떤 이에게는 그것이 불과 수개월이었을지도 모르지만 많은 이들에게 그것은 훨씬 긴 시간이었고, 그것이 단 2주였던 이는 본인도 주위에서도 거의 없었을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이런 경험과 합리적인 추론으로부터 그 분야에 대해 사전에 아무것도 몰랐던 고등학생이 단 2주 만에 SCI

사설 | times | 2019-10-18 15:23

최근 일본의 무역 제재로 시작된 양국 간 분쟁으로 인해, 국가 연구 개발과 관련해 상당한 이슈가 발생하고 있다. 정부는 지난달 5일 일본의 조치에 대한 근본적 대책으로 ‘소재, 부품, 장비 경쟁력 강화 대책’을 발표했고 앞으로 7년간 관련 연구 개발에 7조 8천억 원을 투자해 일본 의전도가 높은 100대 품목에 대해서는 수입국 다변화, 해외 기술기업 인수합병 등을 통해 공급 안전성을 조기 확보하는데 주력하기로 했다. 갑작스러운 분쟁의 시작으로 소재의 탈 일본화, 국산화를 외치며 관련된 많은 연구과제가 쏟아져 나왔고, 그 대부분은 연구비 규모가 큰 연구 과제들인 데 비해 기간은 2~3년 정도로 짧다. 이렇게 할 수 있었던 거라면 진작 했을 것이라는 것이 각계의 반응이다.필자 또한 연구에 사용하고 있는 많은 장비 및 소재들이 일본산이다. 수억을 호가하는 장비를 구매하며 가장 크게 고려하는 점은 역시 안정성인데 국산 장비보다 일본산의 비중이 높을 수밖에 없는 그 이유가 때로는 속상하고 뼈아프다. 소재의 경우는 더 심각하다. 연구실에서 사용하는 많은 화학약품, 고분자 재료, 반도체 공정에 들어가는 리소그래피 시약들은 대부분 일본산이다. 초정밀 영역(수 나노~수십 나

사설 | times | 2019-09-27 10:45

올해 유난히도 더웠던 여름이 지나가고 어느덧 새 학기가 시작됐다. 포스테키안들이 긴 여름 방학을 건강하게 잘 보내고 더불어서 이루고자 했던 일들에 어느 정도 좋은 결과를 가졌기를 바라본다. 포스텍은 학생들에게 많은 경험을 주기 위해 3년 전부터 3개월 정도의 긴 여름방학 기간을 제도화해서 시행하고 있다. 학생들은 기업 및 연구소에서 하계사회경험 프로그램을 통해 현업에 기반한 사회 경험 기회를 얻음으로써 그 기간 많은 성장을 했을 것으로 생각한다. 여름방학을 알차게 보냈거나 그렇지 않든 간에 포스테키안은 현재 다가오는 새 학기 준비에 분주할 것이다. 특히, 새 학기에는 각자가 새로운 각오를 하고 성공적으로 보내기 위해 여러 가지 계획에 들떠 있으면서도 약간의 긴장감을 동시에 가지고 있을 것이다. 어떻게 하면 새 학기를 잘 보낼 수 있을까 란 질문은 학기마다 고민되는 주제일 것이다. 따라서, 새롭게 시작되는 학기를 잘 보내기 위한 몇 가지를 생각해 보기로 한다.먼저 이전 학기에 자신이 했던 잘된 부분과 아쉬웠던 부분을 차분히 분석하기 바란다. 즉 구체적으로 어느 부분에서 문제가 있었는지, 혹은 잘 성취 했던 부분은 무엇이었는지를 차근차근 나열해 놓고 그것에 근거

사설 | times | 2019-09-05 19:39

우리대학에서 신입생을 무은재학부로 선발한 지 2년이 지나고 있고, 최근 첫 번째 전공 선택을 마친 무은재학부생들이 생겨나고 있다. 기존의 학과별 정원과는 다르게 전공별 학생 숫자에 차이가 생겨나고 있는 현실이어서, 조정된 학부생 숫자에 맞춰 어떻게 교육할 것인지 일부 학과들은 고민해야 하는 현실에 직면하게 됐다. 이런 새로운 학부생 선발 제도가 앞으로 우리대학의 교육 시스템을 얼마나 바꾸게 될지는 지켜봐야 하겠지만, 확실한 점은 학생들이 관심을 가지고 본인의 전공으로 배우고자 하는 학문 선택을 최대한 잘할 수 있는 커리큘럼 마련과 발전적 변화가 지속해서 필요하다는 것이다. 현시점에서 바라보면, 각 학과가 가능한 많은 학생에게 선택받기 위한 노력에 집중하고 있는 듯싶다. 학과 소개 기회를 늘리기 위해 학과 전공 입문 과목들을 최대한 많이 개설한다거나, 특강 형태의 무은재학부생들 대상 강연을 학과 자체적으로 개발해 진행하고 있다. 아직 전공을 선택하지 못한 학생들에게 학문 분야에 대한 많은 정보를 제공해 더욱더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일들은 중요한 일임에 틀림이 없다. 하지만, 학과별로 경쟁적인 학과 소개 프로그램과 강의 콘텐츠를 준비함으로써 우려

사설 | times | 2019-06-13 13:35

우리대학의 미래를 이끌 제8대 총장 선임 과정이 진행 중이다. 지난 2월 27일 법인이사 4인, 대학 교원 5인, 외부 인사 2인 총 11인으로 총장추천위원회가 구성됐고, 3월 20일부터 4월 10일까지의 공모 기간을 통해 차기 총장 후보의 추천을 완료했다. 피추천 교내외 인사들을 대상으로 현재 총장추천위원회가 소관 업무를 진행하고 있다. 해당 위원회와 학교법인 이사회, 이사장의 현명한 판단을 기대하며, 이와 관련해 대학 구성원 모두가 생각해 볼 문제 두 가지를 제기한다.한 대학의 수준과 특성이 총장 개인에 의해 단기간에 크게 좌우되지는 않는 법이지만, 개교 33주년을 맞는 우리대학의 새로운 도약을 진두지휘할 차기 총장이 어떤 비전과 실행력을 갖추고 있는가는 우리의 미래를 결정하는 데 있어 적지 않은 영향력을 행사할 것이다. 우리대학이 현재 안고 있는 문제가 결코 사소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이와 관련해 먼저 지적할 점은 ‘우리대학의 장점’이라 할 것이 크게 약화된 사실이다. 개교 당시 우리대학은 대학의 인프라와 교수 및 학생에 대한 처우 면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할 만한 여건을 갖췄다. 외국의 유수 대학에서 활동하던 중견 학자들을 교수로 초빙해 올 수 있었던

사설 | times | 2019-05-17 11:33

요즈음에는 지난 시대 우리 사회에 풍미했던 낭만적인 대학생의 모습은 찾아보기 힘든 것 같다. 대학은 취업을 준비하는 학원으로 전락해 취업이나 자격증을 따는 데 도움 되는 과목에는 학생들이 몰리고 있고, 인문 교양을 함양하기 위한 과목은 수강생을 채우기도 힘든 형편이다. 많은 학생은 자신들의 이상적인 꿈을 실현한다기보다는 단지 학점 따기가 쉽다는 이유만으로 특정 과목에 몰리고 있다. 해방 이후 대학생들의 사회적 참여를 대변했던 학생회가 근래에는 구성조차 하기 힘든 경우도 있다. 대학 지성을 대변하는 대표적인 대학기관인 학보사에도 지원자가 줄어들고 있고, 동아리 활동에 시간을 많이 필요로 하는 몇몇 전통적인 동아리에서는 신입생을 모집하기도 힘들다고 한다.지금 대학가에는 낭만주의 시대에 등장했던 낭만적인 모습이 사라지고 있는 것 같다. 대학의 낭만이란 대학 축제에서 흥청망청하게 즐기고 영화 ‘러브 스토리’에서 나오는 것과 같은 멋진 사랑을 해보는 것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었다. 낭만주의에서 말하는 ‘낭만’은 그 이상의 원대한 시대적 사명과 포부를 지니고 있었다. 예를 들어 독일 낭만주의 기수였던 노발리스(Novalis), 즉 게오르크 폰 하르덴베르크는 철학, 과학

사설 | times | 2019-04-24 13:32

지곡로 127번길(구 가속기로)과 지곡로가 만나는 삼거리에 지난 겨울방학부터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바로 경북과학고등학교(이하 경북과학고)를 우리대학 인근인 지곡동 산 22번지로 확장해 이전해 오기 위한 공사이다. 확장 이전이 완료되는 2021년 7월에는 이 삼거리가 사거리처럼 변하게 되는 것이다. 경북과학고는 1993년에 포항시 북구 용흥동에서 개교했으나 같은 해 이전해 온 경상북도교육청과학원과 그동안 좁은 부지를 나누어 사용하다 보니, 학년당 학급수가 전국의 과학고 평균인 4.3학급에 크게 못 미치는 2학급인 최소규모 과학고로 운영돼 왔으며 과학원 방문자로 인한 소음에 시달려 왔다고 한다. 이에 경북과학고의 확장 이전이 추진됐으나 이전 대상지로 최초 고려됐던 포항 테크노파크 내 부지가 부적격 판정을 받으며 한때는 경북내 타 도시로의 이전도 고려됐다고 한다. 다행히 포항시가 적극적으로 노력해 재작년에는 포스코 인재창조원과 제철중학교 사이의 부지가 이전 대상지로 확정됐고 작년에는 포항시에서 도시 계획 결정심의를 통과하면서 이제 본격적인 공사가 시작된 것이다. 언론 보도에서 볼 수 있듯, 지역 사회는 이번 경북과학고가 우리대학 인근으로 이전해 오는 데 대해 큰

사설 | . | 2019-03-29 16:47

대학교 또는 대학원 공부 과정을 마친 후 직장을 잡으려는 대부분의 예비 졸업생들 고민은 “어떻게 하면 행복한 직장 및 사회생활을 할 수 있을까”가 주요 화두일 것이다. 학교라는 울타리에서 동료 또는 선·후배들 사이에서 비교적 유익한 시간을 보낸 사람들뿐만 아니라, 인간관계, 학업 등의 어려움으로 쉽지 않은 학창시절을 경험한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몇 년의 세월을 학업에 힘쓴 후 졸업을 앞 둔 학생들에게 조금 있으면 과거가 될 학창시절 자신이 범했던 잘잘못을 되돌아보는 시간은 필요해 보인다. 배움이 목적인 학교생활과 앞으로 소속될 일터에서의 사회생활은 근본적으로 다르다. 학교는 배우는 곳이고 사회생활은 일하는 곳이다. 둘 사이가 이렇듯 다르기 때문에 사회생활을 잘하기 위해서는 기존에 익숙했던 학교생활은 추억으로 남기고 어떻게 하면 행복한 사회생활을 할 것인가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필요하다. 직업을 통한 자아실현은 개인의 행복 중 하나라고 알려졌다. 너무 광범위한 의미를 담고 있어 요즘 학생들의 관심을 끌지 못하는 것 같다. 포스테키안의 졸업을 축하하며, 곧 졸업할 학생들에게 몇 가지 조언을 해 주고자 한다. 첫째는 겉으로 보기에 좋은 것의 유혹에 쉽게 휘말리지

사설 | . | 2019-02-11 23: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