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지구온난화를 막지 않으면 안되는 이유
지금 지구온난화를 막지 않으면 안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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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1.10.12 0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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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사람이 하루평균 2,000kcal 열량을 섭취한다고 하면, 일 인당 대략 100 watt(joule/s)의 일률(초당 에너지), 즉 100촉짜리 전구 하나의 에너지에 해당한다. 지구촌 80억 인의 열량을 환산하면 총 8,000억 watt인 셈이다. 한편, 2021년 British Petroleum의 에너지 통계자료에 따르면, 우리 인류가 작년 지구촌에서 소비한 연료 에너지(5.6*1020 joule)를 일률로 환산하면 19조 watt에 해당하는데, 인류는 각 섭취 열량의 약 24배나 되는 에너지를 쓰고 있는 셈이다. 더욱이, 이들 연료 에너지의 83%가 지구온난화를 초래하는 주범인 화석연료(석유, 석탄 등)라는 탄소에너지이다. 
산업혁명(1760-1840년) 이전,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는 280ppm 정도였다. 산업혁명 이후 급격히 증가하여 오늘날에는 420ppm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학자들은 인류의 산업화, 도시화 사회가 배출하는 온실가스가 기여하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인류가 향후 화석에너지의 약 68%(경제적으로 회수 가능하다고 가정)를 소모할 때,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는 2,000ppm을 상회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혹자는  오늘날 지구온난화 문제를 필요 이상으로 지나치게 과장하는 것이 아니냐고 반문하는 이도 있을 것이다. 과연 그럴까? 
지구에서 일어난 기후, 환경, 화산, 지진, 쓰나미 등의 지구 정보들은 퇴적물이나 암석 내에 기록된다. 지질시대 빙하에 포획된 옛 대기나 퇴적물 내 화석들의 산소(16O, 18O)와 탄소(12C, 13C)의 동위원소비 분석을 통해, 지질학자들은 고기후 변동을 포함한 지구의 역사를 복원해 왔다. 그렇다면, 오늘날 지구온난화의 미래를 암시해 줄 가장 유사한 사건은 무엇일까? 학자들은 5,580만 년 전 지질연구를 통해 지구상에 엄청난 기후 격변이 있었음을 알아냈는데, 바로 팔레오세-에오세 기후격변(PETM, Paleocene-Eocene Thermal Maximum) 이벤트이다. 해저에서 대량의 메탄과 이산화탄소가 배출돼(유기기원 메탄으로 환산하면 약 2~3조 톤) 급격하게 해양산화를 초래, 계산모델에 따르면, 당시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가 약 2,000~2,500ppm에 이르렀으며, 초기 1만 년 동안 지구 평균온도는 6~8°C나 급격히 올라갔다. PETM 직후 지구자기장 강도도 급격히 줄어들어, 36,000년 후에는 결국 지구자기장의 남북 극성이 바뀌고 말았다. 당시 대기와 해류에 의한 마찰력 변화가 지구의 자전 속도 변화를 초래했기 때문이다. 
학자들은 5,580만 년 전 지구생물권(수권과 기권)의 산소와 탄소의 동위원소비를 바꿔버린 PETM을 일으킨 원인을 당시 대서양중앙해령 부근의 초대형 해저화산 활동으로 보고 있다. 고생물연구로 드러난 PETM의 임팩트는 엄청났다. 생물 종에 따라 다르지만, PETM 기간(총 11만 년) 동안 30~70%의 생명체들이 절멸돼 버렸다. 지구 생태계가 영구적으로 파괴돼버린 것이다. 치명적인 위험 요소는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 자체보다는 그 시간적 변화율이다. PETM의 경우 1,500ppm에서 2,000ppm에 도달하는 데 1만 년이 걸렸지만, 우리 인류가 화석연료 소모를 지속한다면, 420ppm에서 2,000ppm에 도달하는 데 불과 300~500년밖에 안 걸린다. 이 엄청난 농도변화 속도는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이 그만큼 크다는 것을 의미하며, 지구촌 생명체들의 대량멸종을 피할 수 없다고 판단된다. 
지질학의 선구자, 찰스 라이엘은 지질학의 원리 중 하나인 ‘동일과정설’을 주창하였다. 과거에 일어났던 지질학적 과정은 현재에도 일어나고 있으며, 또한 미래에도 일어날 것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인간은 자연의 일부이며, 지구상의 생명체들과 조화로운 공존의 가치는 지구역사가 주는 교훈이다. 인류에 의한 급격한 지구온난화는 인간뿐만이 아니라, 지구상 모든 생명체의 존속에 대한 무모한 시도이자 치명적 위협이다. 과연 우린 그럴 자격이 있을까? 지구온난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시간도 얼마 안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