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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만평 | . | 2018-04-18 18:59

30대 후반의 나이로 40대를 곧 맞이하게 될 요즘, ‘슈가맨’이라는 TV 프로그램을 종종 보게 된다. 지금은 기억 속에만 존재하는 옛날 가수들을 소환해 그때를 추억할 수 있게 해주는 프로그램이다. 그것을 볼 때마다, 그 노래가 유행하던, 어쩌면 나의 인생의 가장 힘들었던, 하지만 지금 돌이켜 생각해보면 가장 자유롭고 행복했던 20대 초반을 생각나게 해줘 추억에 젖곤 한다. 20대에는 참으로 불만이 많았던 것 같다. 익숙하지 않은 대학의 학업 환경, 너무나도 크게 주어진 자유, 불안정한 미래, 선택의 갈림길 등을 마주쳤지만, 뭘 해야 할지를 가르쳐 주는 사람은 없었다.나는 대학 학부를 8년하고도 반을 더 다녔다. 그간 4년의 학기, 3년의 군대, 1.5년의 휴학이 있었다. 지금 느끼는 단 한 가지는 “그때 정말 잘했다!”라는 것이다. 3학년 1학기에 군대에 가기로 한 이유는 여러 방황을 한 후였다. 외국어고등학교를 나와 기계공학과에 왔기에, 새로운 공학 과목을 따라가기에는 벅찼다. 잘해 나가는 친구들을 보고 좌절감을 맛보며 “내게 이 길은 아닌가 보다”라고 생각하곤 했다. 그렇게 방황이 시작됐고, 게임에 매진했으며, 아르바이트로 시간을 보내게 됐다. 공학이

노벨동산 | 노준석 / 기계·화공 교수 | 2018-04-18 17:33

공학도건 아니건 특이점(Singularity)이 다가온다거나, 인공지능이 인류를 파괴한다거나 하는 이야기를 한 번쯤 들어봤을 것이다. 특이점은 쉽게 말해 인공지능이 인간지능 혹은 인류 전체의 지능을 뛰어넘는 기점을 말하는데, 해묵은 논쟁이라 슬슬 질릴지도 모른다. 하지만 미래학자 레이 커즈와일(Ray Kurzweil)이 주장한 특이점이 2045년이므로, 향후 27년간은 독자 여러분에게도 이 논쟁에 참여할 의무가 있다.우선, 필자는 별 조치 없이도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 보는 낙관론으로 대응해선 안 된다고 생각한다. 일말의 가능성에 몸을 맡기기에는 마주 선 위험이 너무 커다랗기 때문이다.그러니 인공지능이 인류에게 조건 없는 호의를 갖지 않는다는 가정 아래 우리가 살아남을 길을 살펴보자. 일단, 인공지능에 굴복하고, 인간답게 대우해달라고 비는 방법이 있다. 필자가 봤을 때 이 방법은 ‘인공지능이 생각하는 귀여움의 영역’에 인간도 포함됐을 때만 성공할 것이다. 인간들도 흉측한 동물의 멸종 여부에는 별다른 관심이 없다. 귀엽지도 않은 해충들이 살려달라고 빌어봐야 스프레이를 꺼내 드는 속도만 빨라질 뿐이다. 그러니 인공지능을 개발할 때, 인간을 귀엽다고 느낄만한 자료를

지곡골목소리 | 하현우 / 전자 16 | 2018-04-18 17:31

작품에 황금안료와 금박을 사용한 것으로 유명한 구스타프 클림트의 그림 중에는 ‘아델레 블로흐-바우어의 초상’이 있다. 아무리 그림에 관심이 없는 사람이라도 한 번쯤은 본 적 있을 이 초상화는 아름다운 황금빛과 함께 홀로코스트의 아픈 역사를 담은 그림이기도 하다. 이 그림을 소재로 한 영화, ‘우먼 인 골드’는 나치에 의해 강제로 빼앗긴 아델레의 초상을 되찾고 잘못된 역사를 바로잡기 위해 분투한 실존 인물 ‘마리아 알트만’과 그녀의 변호사 ‘랜디 쉔베르크’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제작됐다.당시 ‘아델레 블로흐-바우어의 초상’의 가치는 무려 1,500억 원에 육박했지만, 작품 속 모델의 조카이자 영화의 주인공인 마리아에게 그림을 되찾는 일의 의미는 다른 곳에 있었다. 그것은 사랑하는 숙모의 마지막 모습을 되찾음으로써 유대인이라 핍박받아야 했던 그녀와 가문의 아픈 역사를 바로잡는 것, 상처를 치유하는 것이었다.아델레의 초상은 ‘오스트리아의 모나리자’라는 별칭을 가지고 있었을 정도로 오스트리아 국민의 사랑받는 걸작이었기 때문에 초상화를 되찾는 과정은 몹시 험난했다. 마리아는 오스트리아 정부에 끊임없이 그림의 소유권을 주장했지만, 정부는 그림이 적법한 절차에 따라 오스트

여론 | 공환석 기자 | 2018-04-18 17:30

지식에 대한 인류의 욕구는 세월을 불문하고 존재해왔다. 기원전 3세기에는 알렉산드리아 도서관이 있었으며, 중세 시대에는 더 나은 교육을 위해 ‘스투디움 게네랄레(Studium Generale)’를 설립했다. 이러한 맥락에서 여러 학문 분야를 가르치는 ‘대학(大學)’이 등장하였으며, 이는 현대까지도 명실상부한 고등교육기관이다. 우리대학은 연구 중심 대학으로서, 지난 30년간 최고의 고등교육과 연구실적을 제공해왔다. 그런데 우리대학이 최근 SES, 산학일체교수 등 사회적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는, 가치창출 대학으로의 변화를 꾀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가 과연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 생각해보자.알렉산드리아 도서관은 왕조의 지원을 받아 설립되었다. 이처럼 학문의 발전은 필연적으로 자본이 필요하다. 현대 과학 역시 예외는 아니다. 4세대 방사광 가속기 건설에는 4,000억 원 이상이 소요되었으며, 2017년 우리대학의 예산은 2,400억 원에 이르렀다. 이는 안타깝게도, 자본이 없으면 학문을 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다행히도 우리대학은 포스코의 지지 덕에 훌륭한 연구 성과를 내고 뛰어난 교수님들을 모셔왔으며, 이를 기반으로 우수한 학생들에게 적합한 교육을 제공할 수

독자리뷰 | 허태양 / 생명 16 | 2018-04-18 16:56

오늘날 우리는 흑(黑)과 백(白)으로 나뉜 세상에서 살아가고 있다. 서로 편을 가르기 바쁘며, 상대편에 대해 관용과 포용의 자세보다는 비판과 비난을 일삼는다. 중용의 길을 걷는 이들에게는 ‘변덕쟁이’ 혹은 ‘박쥐’라는 수식어를 붙이며 진영 선택을 강요한다. 이처럼 우리 사회는 선 하나로 세상을 나누어 설명하고자 하는, 흑백 논리에 빠져 있다. 이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예로 젊은 층이 사용하는 혐오 표현들이 있다. ‘여혐’, ‘남혐’과 같이 특정 집단에 대해 혐오를 나타내는 표현들이 흔히 쓰이고 있으며 그 외에도 중·고등학생들을 비하하는 ‘급식’과 같은 표현들도 유행어처럼 사용되고 있다. 이러한 표현들에는 단순히 특정 집단에 대한 혐오 이상의 뜻이 내포돼 있다. 해당 집단을 자신이 속한 집단과 분리, 배척하려는 무의식이 내재해 있으며, 이는 우리 사회를 두 개의 진영으로 나누어 사회적 갈등을 초래하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 사회가 이렇게 흑백 논리에 빠져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필자는 사회 구성원들이 미처 다원화 사회에 적응하지 못했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개인의 개성을 존중하는 오늘날의 사회는 과거보다 다양한 구성원들이 존재한다. 급속도로 진행되는 다원화 과정에서

78오름돌 | 이승호 기자 | 2018-04-18 16:56

중학교 때 우리 집에는 완성된 루빅 큐브 하나가 있었다. 누가 샀는지는 모르지만, 당시 가족 중에 큐브를 맞출 줄 아는 사람이 없어서 큐브는 거실 텔레비전 앞에 놓여 장식용 신세를 졌다. 그러다 집에 나이 어린 손님이 찾아온 적이 있었는데, 큐브가 신기한지 이리저리 가지고 놀다 그만 큐브를 섞어 버렸다. 이 때문에 텔레비전 앞에는 섞인 큐브가 놓이게 됐다. 나는 완성된 큐브가 보고 싶었다. 단지 섞인 큐브보단 완성된 큐브가 낫다는 생각에 텔레비전 앞에 앉아 큐브를 잡았다. 하지만, 큐브는 몇 번 돌린다고 쉽게 맞춰지는 것이 아니었다. 결국, 나는 이를 맞추기 위해 큐브에 붙어 있는 스티커를 모두 떼서 원래 자리에 다시 붙일 수밖에 없었다. 그러자 왠지 모를 회의감이 몰려왔다. 무엇보다 편법을 써서 큐브를 완성했다고 합리화하는 내가 싫었다.나는 큐브를 들고 방으로 뛰어들어갔다. 그리고 큐브를 다시 섞은 뒤 이를 맞추기 위한 자료를 뒤지기 시작했다. 큐브는 맞추기 위한 공식이 있었고, 나는 그 공식을 다 외울 때까지 방 안에서 큐브와의 사투를 벌였다. 내가 모르던 새로운 지식을 알아가는 과정은 묘하게 짜릿했으며, 어느덧 완성된 큐브를 손에 쥐기까지 7시간이 흘러

78내림돌 | 황성진 기자 | 2018-04-18 16:55

대학은 늘 변화의 정점에 서 있었다. 새로운 아이디어를 던지며 미지의 학문 분야를 개척해 왔고, 끊임없는 문제의식으로 사회가 논의하고 토론해야 할 의제들을 설정하는 능력을 보여 줬다. 생각의 폭을 넓혀 줬고, 새로운 시각을 제공해 왔으며, 정치, 경제, 사회, 산업 시스템의 선순환이 가능하도록 새로운 사고의 틀, 도구들을 제공해 왔다. 그러한 변화의 정점에 서 있으면서, 동시에 대학은 가장 변하지 않는 집단으로 버텨 왔다. 몇 년째 바뀌지 않는 강의, 정량적 목표가 최우선이며 언제나 그 목표를 달성하는 연구, 수직적인 상하관계만 존재하는 경직된 문화 등 다양한 이슈들이 존재한다. 대학의 사명인 교육, 연구, 봉사의 측면에서 현재의 시스템이 최선인가 늘 묻지 않을 수 없다.변화에는 대부분 고통이 수반된다. Status Quo(현재 상태)를 유지하는 것을 선호하는 집단과 더 나은 미래를 요구하는 집단과의 충돌 또한 불가피하다. 그러나 변화하지 않으면 도태된다는 공감대가 형성된다면 모든 구성원의 합의를 이끌어내기가 쉬워진다. 현재의 대학은 그런 변화의 요구에서 자유로운 안정적인 시스템인가? 학령인구의 감소는 대학의 뿌리를 흔드는 문제이다. 우수한 학부 신입생의 지

사설 | . | 2018-04-18 16:54

대개 영화와 드라마의 결말은 행복하고 웃음 가득한 결혼식이다. 그런데 얼마 전, ‘낭만적 연애와 그 후의 일상’이라는 알랭 드 보통의 소설을 읽었다. 결혼을 이렇게까지 ‘안’ 낭만적이게 쓴 소설은 이 책이 처음이었다. 이 소설의 작가는 말한다. 우리는 이때까지 영화나 드라마의 러브 스토리에 너무 이른 결말을 허용해왔다고 말이다. 그리고는 결혼을 준비하는 과정과 결혼 생활 자체에서 얼마나 큰 고통과 노력이 필요한지를 보여준다. 그래서 나는 이 책을 읽으며 결혼의 ‘안’ 낭만적인 부분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시작했다. 그리고 그와 비슷한 주제를 가진 이 기사를 읽고 리뷰하게 됐다.이 기사는 20, 30대가 결혼을 꺼리게 하는 요인들을 분석하고, 비혼, 사실혼, 단순 동거 비율이 높아지고 있다는 사실을 짚어 낸다. 그리고 우리 사회는 결혼을 꺼리게 하는 요인을 해결하거나 비혼, 사실혼, 단순 동거를 위한 사회적 환경과 제도를 준비할 필요가 있다고 꼬집는다. 또한, 사회적 배려와 스스로의 노력으로 가정을 꾸린 대학원생 선배 부부 사례와 결혼 및 동거에 대한 학부생들의 인터뷰를 덧붙였다.먼저, 결혼에 대한 내 생각을 묻는다면 나는 “할 수도 있다”라고 답하겠다. 한 사

독자리뷰 | 최수지 / 생명 16 | 2018-03-28 16:18

과학기술은 인류가 처한 수많은 역경을 극복하게 해주었다. 이 사실을 묘사할 때, 우리는 ‘싸움’, ‘정복’ 등의 단어를 사용한다. 이 단어들은 기아와 질병 같은 역경들과 인간이 싸워 승리했다는 표현인데, 조금 더 생각해보면 이 표현은 조금 어색하다.싸움엔 서로 의지를 거스르는 상대가 있어야 하는데, 과학기술의 경우 그 과학기술이 적용되는 대상은 ‘자연(自然)’이고, 그 자연은 문자 그대로 그냥 거기에, 자기(自)의 원리에 따라 그렇게(然) 있는 것이지 어떤 의지를 갖추고 인간과 싸움을 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생각해보면, 과학기술과 그 과학기술이 적용되는 자연 간에는 어떤 대립도 싸움도 없다. 특정 물질에 생명체는 이렇게 저렇게 반응할 뿐이고, 힘을 가하면 물질은 이렇게 저렇게 변형될 뿐이지, 그 생명체나 물질이 자신의 의지를 고집하거나 승복하겠다는 의지를 가진 것은 결코 아니다.다만, 과학기술을 소유한 사람이 가지지 못한 사람에게 그 과학기술의 사용을 제한할 수는 있다. 이 경우, 그 과학기술을 가진 자는 못 가진 자가 그 과학기술을 사용할 것인지 말지를 결정할 권리, 곧 힘을 갖게 된다. 이런 경우, 가진 자와 못 가진 자 간의 있을 수 있는 의지의 충

노벨동산 | 장수영 / 산경 교수 | 2018-03-28 13:21

“포스텍은 소수 정예의 과학기술인을 양성하는 연구중심 대학으로는 1호 벤처 대학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포스텍을 설립한 포스코도 진정한 의미의 대한민국 1호 벤처기업입니다” 포스텍 기업가센터 센터장 최인준 교수님의 말씀이다. 2015년 이후로 기업가정신 융합부전공을 중심으로 학교의 창업 지원이 활발해졌다. 그 예로 매년 과매기(과하게 매력적인 기술창업의 준말), 기업가정신 POKAS(우리대학, KAIST, 서울대) 공동캠프 등 다양한 창업 행사가 진행되고 있다.이런 학교의 노력만큼 동문들도 ‘APGC’, ‘폭풍의 언덕’과 같은 동문기업 단체를 중심으로 우리대학의 창업 생태계에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 APGC-Lab은 APGC의 지원으로 우리대학 출신 기업가를 양성하기 위해 학생 주도로 진행되는 스타트업 인큐베이터이다. 우리대학 구성원의 스타트업을 지원하는 프로그램뿐만 아니라 구성원과 동문 기업이 협업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통한 간접적인 스타트업 체험도 제공한다.필자는 2017년도 2학기부터 지금까지 2학기째 APGC-Lab 서포터즈로 활동 중이다. 우리대학 구성원들이 어떻게 하면 창업에 대해 더 많은 관심을 가질까 고민하고, 더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지곡골목소리 | 박진성 / 산경 16 | 2018-03-28 13:20

만화/만평 | . | 2018-03-28 13:20

지난 14일 개봉한 이장훈 감독(이하 이 감독)의 ‘지금 만나러 갑니다’는 일본의 원작 ‘지금, 만나러 갑니다’를 리메이크한 한국형 멜로 영화이다. 1년 전 아내 수아(손예진)를 잃은 우진(소지섭)은 불치병에 시달리며 아들 지호(김지환)와 힘겹게 생계를 이어나간다. 지호는 1년 뒤 비가 오면 돌아오겠다는 수아의 약속을 굳게 믿은 채 장마를 기다린다. 창문에 클로버를 붙이며 비를 기다리던 지호는, 첫 장마가 시작되자 엄마를 찾아 마을 기차역으로 향한다. 그곳에서 우진과 지호는 기적처럼 수아와 재회하지만, 수아는 모든 기억을 잃어 우진과 지호를 못 알아본다. 그러나 집 곳곳에 놓인 자신의 흔적과 우진의 이야기로 자신의 정체성을 찾은 수아는 다시 우진과 사랑에 빠지고, 셋은 이전과 같이 화목한 생활을 이어나간다. 하지만 창고에서 자신의 일기를 발견한 수아는 장마를 끝으로 자신이 떠나야 한다는 사실을 깨닫고 이내 가족과 이별을 준비한다.봄의 시작을 알리는 동시에 개봉한 ‘지금 만나러 갑니다’는 원작을 비교적 가볍게 해석하며 관객들에게 다가간다. 러닝타임 내내 원작에 충실한 스토리 라인으로 자연스러운 전개가 이어지며, 소지섭과 손예진의 내공 있는 멜로 연기는 관객들을

여론 | 이승호 기자 | 2018-03-28 13:17

문재인 대통령은 대선 전 후보자 시절, 군 복무기간을 육군 기준으로 현행 21개월에서 18개월로 줄이겠다는 공약을 제시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올해 3월 중으로 정부와 국방부에서 더욱 구체적인 안을 내놓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그러나 아직 이렇다 할 언급이 없자 일각에서는 사실상 공약 이행이 어려운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내놓고 있다. 이를 계기로 최근 군 복무기간 단축에 대한 찬반양론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군 복무기간이 줄어들면 현역병 숫자가 감소하는 것은 당연한 순서이다. 전문가들은 현재 68만여 명에서 많게는 50만 명까지도 줄어들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전 세계에서 유일한 분단국가로서, 서울에서 2~3시간 거리에 언제든 우리에게 총구를 들이밀 수 있는 130만 명의 적군이 있다. 언뜻 보면 스스로 무장해제를 하자는 이야기가 아닌가 싶기도 하다. 그러나 이는 무척 구시대적인 발상이다.현역병 감소는 육·해·공군의 기계화로 해결할 수 있다. 오늘날 전쟁의 양상은 더는 2차 세계대전이나 6·25전쟁과 같지 않다. 보병과 보병만이 서로 맞붙는 시대는 지났다. 무인기와 인공위성이 적의 위치를 포착하며, 버튼 한번 누르면 미사일이 날아가

78오름돌 | 김건창 기자 | 2018-03-28 13:15

나는 뭐든지 기록하는 습관을 지니고 있다. 달력에 매일 할 일을 빼곡히 정리해놓는 것은 기본이고, 몇 년째 수업 필기 자료와 과제를 빠짐없이 보관하고 있다. 책, 영화, 공연, 전시회를 보고 나면 누가 시키지 않아도 감상문을 쓰고, 여행을 가면 카메라로 보이는 모든 것들을 찍기에 바쁘다. 내가 이렇게 기록에 대한 강박을 느끼기 시작한 계기는 꽤 단순하다. 나의 경험, 생각 따위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서서히 잊힌다는 사실이 너무 아쉬웠다. 과거의 내가 무엇을 보고 듣고 느꼈는지를 영원히 기억에 남기고 싶었고,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꼬박꼬박 그것들을 기록하는 것뿐이었다.그런 나의 보물 1호는 언제나 일기장이었다. 매일매일 나의 글씨로 채워나간 일기장들을 펼쳐보면, 과거의 내가 했던 사소한 생각들이 가득하다. 대수롭지 않아서 더 좋다. “매점에 새로 들어온 과일 음료수가 정말 맛있다”, “밤에 산책하다가 달을 봤는데 유난히 밝았다” 같이 시답잖은 이야기들을 거르지도, 고치지도 않고 적어댔다. 심심할 땐 그림도 자주 그렸고, 자습시간에 친구들이 보내온 쪽지 조각들을 구석에 붙이기도 했다.그 무수한 티끌 같은 기록들이 하나하나 모여서 지금의 나를 만든 것이나

78내림돌 | 박민해 기자 | 2018-03-28 13:14

우리대학은 올해부터 개교 이래 가장 큰 실험을 하나 하고 있다. 모든 학부 학과의 정원을 없애고 전체 신입생을 자유 전공으로 선발한 것이다. 신입생은 2학년이 되면서 자신이 원하는 전공을 선택할 수 있고, 그 이후에도 전과를 원하는 경우 기존보다 훨씬 쉽게 전공을 바꿀 수 있다. 사실 중·고등학교에서 아무리 공부를 열심히 하고 진로를 탐색하더라도 자신의 적성이 대학의 어떤 전공에 적합한지 파악하기란 매우 어렵다. 대학에 와서 관심 있는 전공을 실제로 공부해 보고 전공을 선택/변경할 수 있으므로 학생 입장에서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제도라고 할 수 있다. 외국 대학에서는 매우 일반적인 제도이기도 하다.국내는 KAIST를 제외하고는 학부 전공/정원에 우리대학 정도의 개방성을 가진 선례가 거의 없다. 우리나라는 전통적으로 교육부/대학/학과에서 입학 정원을 정확하게 관리하는 방식을 취해 왔다. 정원을 변경하기도 매우 어렵다. 한 20년 전 정도만 해도 우리나라의 대학 정원은 수험생 수에 비해 매우 적었다. 따라서 대학은 상대적으로 ‘갑’의 위치에 있었고 많은 제도가 대학의 편의에 부합하도록 만들어지고 운영됐다. 우리대학은 그 기득권을 내려놓는 과감한 결정을 내렸고,

사설 | 사설위원회 | 2018-03-28 13: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