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리더로 성장하고 있는가
우리는 리더로 성장하고 있는가
  • 이건홍 / 화공 교수
  • 승인 2018.03.07 1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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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는 이미 여기에 와 있다. 단지 균일하게 퍼지지 않았을 뿐이다.” (The future is already here. It’s just not very evenly distributed.)


Cyberspace라는 단어를 처음으로 사용한 캐나다의 소설가 William Ford Gibson이 한 말이다. 21세기의 전반부에 살고 있는 우리는 AI와 로봇으로 대표되는 4차 산업혁명을 이미 체험하고 있으며, 조만간 현재와는 완전히 다른 세상에서 살게 될 것이다. 2018년 신년기획으로 중앙일보가 현대 정몽구재단과 공동으로 조사한 설문에서, 사회 각 분야의 전문가들은 미래사회의 인재가 갖추어야 할 역량으로 상상력, 인성, 융복합 능력, 협업 능력, 커뮤니케이션 능력 순으로 응답했다고 한다. 전문지식은 순위에 들지 못하였는데, 지식은 인공지능이 공급할 수 있으므로 좋은 성품 및 남과 함께 일할 수 있는 능력이 미래사회를 살아가는 데 더욱 중요한 핵심 능력이라는 것이다.


포스텍은 30년 전에 연구중심대학으로 출발하였으며, 대학의 중요한 기능으로 연구를 제시하며 한국 대학의 발전을 선도해왔다. 그러나 강의와 연구, 그리고 논문 출판으로 구성되는 현재의 대학교육은, AI가 활약하는 미래사회의 핵심인재를 키우기 위해서는 충분하지 않으며 적절하지도 않을 것 같다. 특히, 소수 정예를 육성하는 포스텍은 다수 정예를 육성하는 세계의 많은 대학들에게 그 존재 이유를 정당화할 수 있어야 한다. 이런 의미에서, 4차 산업혁명의 시대는 포스텍에 새로운 사명을 요구하고 있으며, 동시에 큰 기회도 제공하고 있다. 이제 포스텍은 단순히 소수 정예의 이공계 인재를 육성하는 데 그칠 것이 아니라, 이 시대를 이끌고 나아갈 수 있는 리더를 육성하는 대학으로 발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리더는 자신의 분야에 대한 전문적인 식견 외에도, 미래를 읽는 눈, 과감한 도전, 불굴의 의지가 필요하지만, 무엇보다도 인간으로서의 품격을 갖추는 것이 우선이다. 재주는 있으나 덕이 모자란(才勝薄德) 사람은 좋은 리더가 될 수 없다. 오늘날 전 세계가 겪고 있는 수 많은 문제들도 좋은 리더들이 있으면 대부분 해결이 가능할 것으로 생각한다.


흔히들 말하기를, 리더는 결정해야 하는 사람이며, 때로는 “대를 위해서 소를 희생”할 수도 있다고 한다. 이런 말을 하는 리더들은 항상 자신은 “대”에 속해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진정한 리더는 “대를 위해서 나를 희생”할 수 있는 사람이다. 논어 헌문(憲問)편에서는 완성된 인간이 되기 위해 지켜야 할 것 중 하나로 “견리사의(見利思義, 이익될 일을 보면 의로운가를 생각하라)”를 제시했다. 개인의 이익에 기초한 경제 논리로 세상만사가 결정되는 현대사회라 할지라도, 시대착오적인 이상주의로 치부하기에는 너무나도 소중한 지혜가 담겨 있는 말이다. 이익을 좇아 행동하는 사람들이 흔히 범하는 실수는, 자신만이 똑똑하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러나, 세상 사람들은 바보가 아니다. 타인과 공감하고, 타인을 위해주고, 때로는 타인을 위해서 자신을 희생할 수 있는 사람을 진정한 리더로 생각하며 따르게 마련이다.


21세기의 리더가 될 포스테키안들은 항상 자신에게 다음과 같은 질문을 해야 할 것이다. “나는 대를 위해서 나를 희생할 수 있는가?” “나는 리더가 될 준비를 하고 있는가?” “나는 리더로 성장하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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