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와 상생을 바탕으로 한 대학 모델
공유와 상생을 바탕으로 한 대학 모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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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8.04.18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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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은 늘 변화의 정점에 서 있었다. 새로운 아이디어를 던지며 미지의 학문 분야를 개척해 왔고, 끊임없는 문제의식으로 사회가 논의하고 토론해야 할 의제들을 설정하는 능력을 보여 줬다. 생각의 폭을 넓혀 줬고, 새로운 시각을 제공해 왔으며, 정치, 경제, 사회, 산업 시스템의 선순환이 가능하도록 새로운 사고의 틀, 도구들을 제공해 왔다. 그러한 변화의 정점에 서 있으면서, 동시에 대학은 가장 변하지 않는 집단으로 버텨 왔다. 몇 년째 바뀌지 않는 강의, 정량적 목표가 최우선이며 언제나 그 목표를 달성하는 연구, 수직적인 상하관계만 존재하는 경직된 문화 등 다양한 이슈들이 존재한다. 대학의 사명인 교육, 연구, 봉사의 측면에서 현재의 시스템이 최선인가 늘 묻지 않을 수 없다.

변화에는 대부분 고통이 수반된다. Status Quo(현재 상태)를 유지하는 것을 선호하는 집단과 더 나은 미래를 요구하는 집단과의 충돌 또한 불가피하다. 그러나 변화하지 않으면 도태된다는 공감대가 형성된다면 모든 구성원의 합의를 이끌어내기가 쉬워진다. 현재의 대학은 그런 변화의 요구에서 자유로운 안정적인 시스템인가? 학령인구의 감소는 대학의 뿌리를 흔드는 문제이다. 우수한 학부 신입생의 지속적인 유입은 대학 발전의 근간이 된다. 그런데 그 기저가 흔들린다면 우리대학이 좋은 학생들을 유치할 수 있는 확률이 점점 낮아져 가는 것이다. 연구는 어떠한가? 최근 한국 연구 과제 지원 시스템의 변화는 고무적이다. 제안서와 보고서의 양식을 간소화하는 것, 연차 평가를 완화하거나 폐지하는 것, 제안서 평가에 해당 연구 분야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전문가가 심도 있게 검토하는 것 등 의미 있는 변화가 이루어지고 있다. 그러나 궁극적인 변화는 도전적인 연구를 과감히 지원할 수 있는 환경의 구축이다. 성공할 수밖에 없는 연구만으로 소소한 개선만 만들어 내는 것은 혁신의 본질과는 거리가 멀다. 대학의 가장 중요한 봉사는 우수한 인력의 양성이다. 기본 교양과 뛰어난 전공 실력을 갖춘 창의형 인재를 길러내야 한다. 이미 MOOC와 Flipped learning으로 대표되는 강의의 혁신은 거스를 수 없는 대세다. 세계 수준의 강의가 클릭 하나의 거리에 존재하는 상황에서 수평적 소통을 기본으로 하는 심화한 토론과 실습, 팀 연구 등 오프라인에서만 가능한 교육 활동을 보강해야 한다. 우리대학은 이런 변화의 흐름에 도태되지 않고 선도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가 심각하게 자문해야 할 때다.

최근 우리대학이 선언한 포스텍-연세대 공유 캠퍼스와 포항-포스코 상생 이니셔티브는 현재의 흐름 속에서 의미 있는 시도이다. 첫째, 지리적으로 멀리 떨어져 있는 포스텍, 연세대 두 학교의 공유 캠퍼스 아이디어는 혁신적이다. 특히 명문 사학으로 각각 종합대학과 이공계 특성화 대학으로 자리매김한 두 대학이 산발적 협업 수준이 아닌 교육, 연구, 산학 전 분야의 전면적 협력체계를 구축하고자 하는 것은 강력한 시너지가 기대되는 시도이다. 우선 계절학기 연구참여로 학생들을 다른 캠퍼스에 보내어 연구를 수행하게 하는 것을 시작으로 MOOC 기반 공유 교육 플랫폼, 연구센터와 실험실 공유, 공동 학위 수여 등 다양한 형태의 시도들이 기다리고 있다. 학생들은 두 캠퍼스에서 폭넓은 학문 분야를 접할 수 있으며 동아리, 연구회 활동 등을 통해 새로운 경험을 쌓아갈 수 있다. 이런 공유 대학에서 훌륭한 인성, 뛰어난 전문성을 갖춘 인재를 양성할 수 있다면 대학교육의 최상 목표를 달성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또한, 융합연구가 대세인 지금 두 학교 연구 인력이 더해져서 최상의 팀을 구성할 수 있다. 포스텍-연세대 공유 캠퍼스는 대학의 생존을 염려해야 하는 현시대에 선도적인 우수대학 모델이 될 것이다.

둘째, 포스코의 다음 100년을 책임질 소재와 바이오 사업에 대한 견인차 역할을 포스텍이 감당할 수 있다는 점에서 상생의 효과가 기대된다. 지난 30년 포스텍은 포스코의 전폭적인 지원으로 연구중심대학으로 시작하여 가치창출대학으로 성장했다. 철강을 비롯한 우리학교의 전 연구 분야에 포스코의 지원은 광범위하게 꾸준히 진행됐다. 이제는 우리대학이 포스코에 답할 차례이다. 시장의 요구를 반영하여 최상의 가치를 가져다주는 기술을 발굴해야 한다. Quick win(빠른 성공)과 불가능에 대한 도전을 적절히 안배해 투자 대비 효과가 최고가 되도록 방향을 설정해야 한다. 또한, 기초 연구에 대한 꾸준한 투자와 기술 사업화의 강력한 추진이 병행돼야 한다. 

대학은 고등교육기관으로 우수 인력 양성, 높은 수준의 연구 성과 창출, 깊이 있는 지식 가치의 제공으로 신산업 창출에 첨병이 돼야 한다. 포스텍이 연세대와의 공유 캠퍼스, 포스코와의 동반 성장 모델을 구현하면서 최고의 교육기관으로 자리 잡고 맡겨진 책무를 다할 수 있도록 전 구성원이 매진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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