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94호 ‘‘결혼은 언제 하니?’에 대한 우리의 대답’을 읽고
제394호 ‘‘결혼은 언제 하니?’에 대한 우리의 대답’을 읽고
  • 최수지 / 생명 16
  • 승인 2018.03.28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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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개 영화와 드라마의 결말은 행복하고 웃음 가득한 결혼식이다. 그런데 얼마 전, ‘낭만적 연애와 그 후의 일상’이라는 알랭 드 보통의 소설을 읽었다. 결혼을 이렇게까지 ‘안’ 낭만적이게 쓴 소설은 이 책이 처음이었다. 이 소설의 작가는 말한다. 우리는 이때까지 영화나 드라마의 러브 스토리에 너무 이른 결말을 허용해왔다고 말이다. 그리고는 결혼을 준비하는 과정과 결혼 생활 자체에서 얼마나 큰 고통과 노력이 필요한지를 보여준다. 그래서 나는 이 책을 읽으며 결혼의 ‘안’ 낭만적인 부분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시작했다. 그리고 그와 비슷한 주제를 가진 이 기사를 읽고 리뷰하게 됐다.


이 기사는 20, 30대가 결혼을 꺼리게 하는 요인들을 분석하고, 비혼, 사실혼, 단순 동거 비율이 높아지고 있다는 사실을 짚어 낸다. 그리고 우리 사회는 결혼을 꺼리게 하는 요인을 해결하거나 비혼, 사실혼, 단순 동거를 위한 사회적 환경과 제도를 준비할 필요가 있다고 꼬집는다. 또한, 사회적 배려와 스스로의 노력으로 가정을 꾸린 대학원생 선배 부부 사례와 결혼 및 동거에 대한 학부생들의 인터뷰를 덧붙였다.


먼저, 결혼에 대한 내 생각을 묻는다면 나는 “할 수도 있다”라고 답하겠다. 한 사람과 더 많은 것을 공감하고 싶을 때, 더 많은 문제에 대해 협력하고 싶을 때, 그리고 그 상대와 많은 대화와 합의가 가능할 때, 나는 결혼이 하고 싶을 수도 있겠다. 하지만 결혼할 때가 됐으니 옆에 있는 사람과 하거나, 단순히 나의 부족한 부분을 그 사람이 채워주길 바라서 의존하듯 하는 결혼은 절대 하고 싶지 않다. 설문 조사와 인터뷰를 참고했을 때, 이제는 나뿐 아니라 많은 20, 30대가 결혼을 필수로 생각하지 않는다. 결혼과 육아로 인한 지나친 경제적 어려움과 경력 단절 또한, 원치 않는다. 비혼, 사실혼, 단순 동거 또한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그렇다면 과거는 어땠을까? 기성세대의 의견으로 알 수 있듯, 과거에는 결혼과 육아는 당연한 것이었다. 결혼하지 않으면 비정상으로 여겨지는 사회였다. 게다가 경제적 부담은 남자가, 육아 부담은 여자가 지는 것이 당연하다는 성 역할 관념도 강했다. 하지만 앞서 말했듯, 정작 이제 결혼을 할 만한 나이가 된 우리 세대는 달라지지 않았던가! 이렇게 바뀐 20, 30대의 인식을 사회적 환경과 제도가 제대로 따라오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사회적 합의가 덜 이루어진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렇기에 현 사회의 제도가 개인의 고난이 되기도 하는 것이다.


이 기사의 제목에는 이 질문이 담겨 있다. ‘결혼은 언제 하니?’ 현재의 20, 30대의 답변은 “글쎄요, 할 수도 있고, 안 할 수도 있어요”라고 정리할 수 있겠다. 그렇다면 이제는 우리 사회도 새로워진 답변을 준비할 때가 됐다. 단순히 “나이가 몇인데 아직 결혼을 안 했니?”가 아니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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