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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허무함을 느낄 때가 있다. 드넓은 우주의 관점에서 나는 짧은 시간 존재했다 사라질 먼지와도 같다는 것을 인지하는 순간, 여태까지 내가 목표하고 노력했던 것들의 의미를 잃는다. 이런 이유로 나는 한때 무엇을 하든 권태에 빠져있던 적이 있다. 그러다 내 나름의 답을 찾았는데, 그 실마리가 ‘실존주의’였다.실존주의는 이런 허무주의적 관점에 반해 인간의 ‘존재’로부터 새로운 가치를 찾아낸다. 개인의 자유의지와 선택이 인간의 존재 의미를 만든다는 것이다. 이때 우리의 선택은 그 자체로 정답이다. 그러니 나는 나를 둘러싼 외부와 독립적으로 존재할 수 있으며, 나의 인지 그 자체가 내가 살아가는 세계의 정의가 된다.처음 실존주의라는 개념을 접했을 때는, 개인의 선택이 모두 정답이라면 법과 규범이라는 외부 세계를 무시한 채로 범죄를 저질러도 이를 옳다고 할 수 있는지에 대한 의문이 가장 먼저 들었다. 그러나 실존주의란 ‘거기 있음’에 기반을 둔 학문이므로 결국 ‘거기’에 해당하는 세계와 나는 상호작용하지 않을 수 없다. 따라서 우리의 선택에는 자유와 함께 세계에 대한 책임이 동반돼야 한다.많은 이들이 무기력과 허무를 겪고 있는 현대사회에서 우리는 실존주의를 어떻게 받

78내림돌 | 정유현 기자 | 2024-01-01 19:59

나는 내년 초에 입대한다. 그러나 지금 당장은 기분이 좋다. 그동안 하늘에 제발 군대에 보내달라고 빌었기 때문이다. 지금부터 사람이 어쩌다 이 지경에 이르게 됐는지 이야기해 보고자 한다.나는 1학년 때 카투사 모집에 떨어지고 아무 생각 없이 지내다가 2학년 여름방학 말이 돼서야 다시 입대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했다.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입대 시기를 맞춰 바로 복학해 시간을 최대한 아끼는 것이었다. 원하는 날짜에 입대하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가 있다. 원하는 보직에 지원하는 모집병과 수강 신청하듯이 입대 날짜를 선착순으로 잡는 방법이다. 나는 또한 최대한 실속 있는 군 생활을 위해 원하는 보직으로 가고 싶어 모집병을 알아봤는데, 그만 충격을 받고 말았다. 준비할 것이 너무 많았기 때문이다. 가산점을 위해 헌혈이나 봉사활동을 해야 했고, 자격증을 따고 면접 준비도 해야 했다. 내 머릿속에 비상벨이 울리기 시작했다. 이렇게 입대가 힘들 줄은 몰랐던 나는 너무 늦게 입대를 준비하기 시작했던 것이다.나는 흔들리는 정신을 다잡고 조사를 계속한 끝에 SW개발병이라는 보직을 발견했다. 헌혈이나 봉사활동 점수가 없었기에 지금 준비해도 가능하다고 생각했고, 가산점을 받을

78내림돌 | 정원형 기자 | 2023-12-05 20:49

어린 시절 기억이 하나 떠오른다. 유치원을 다니는 동안 노란색 통원버스를 타고 내릴 때 우리 어머니를 비롯한 이웃 아주머니 중 아이의 가방을 대신 들어주는 분은 아무도 없었다. 아이의 손을 잡고 이야기를 들어주는, 누구보다 자상한 분들이었는데 말이다. 아이들도 어머니가 가방을 대신 들어주지 않는다고 떼쓰지 않았다. 그때 다니던 유치원 원훈이 ‘스스로 하는 어린이’였기 때문이다. 어느 날 어머니 대신 외할머니가 배웅을 나오셨는데 가방을 들어주시려 했다가 내가 “제 가방은 제가 드는 거예요”라며 가방을 양보하지 않은 적도 있었다. 어릴 적이지만 내 물건을 스스로 책임지는 기분은 꽤 뿌듯했던 것으로 기억한다.우리 조상들은 아이를 키울 때 ‘서푼앓이’를 실천했다고 한다. ‘서푼앓이’란 ‘열 푼 중 서 푼 정도를 앓게 한다’는 뜻이다. 한 푼은 대략 600원 정도로, △한 푼 △두 푼 △세 푼 식으로 세는데 발음하기 좋게 세 푼은 서 푼이라고 했다. 열 푼 중 서 푼은 3분의 1 정도를 의미한다. ‘서푼앓이’라는 표현을 보면 우리 조상들은 아이가 원하는 모든 것을 다 해주기보다는 셋에 하나 정도는 부족함을 느끼게 하며 키웠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대다수의 부모는 아이

78내림돌 | 강호연 기자 | 2023-11-07 20:32

자존감이라는 것은 무엇일까? 어떤 이는 나를 사랑하는 정도라 하고, 어떤 이는 내가 나를 대하는 자세라 한다. 저마다 다른 자존감의 기본적인 차이는 ‘자신을 어떻게 평가하는가?’에 달려 있다. 자존감은 우리의 인생을 아울러 우리가 하는 △말 △행동 △판단 △선택 △감정 등 모든 방면에 영향을 준다. 어떻게 보면 ‘정신 건강의 척도’라고 할 수도 있겠다.나는 살아오면서 수많은 좌절을 겪었지만, 지금도 기억에 남는 일들은 크게 두 가지가 있다. 중학교 1학년 첫 시험과 고등학교 입시 실패다. 중학교 1학년 때는 이전에 경험해 보지 못한 첫 정기고사가 실시됐는데 좋지 않은 성적을 거뒀다. 초등학생 때는 공부에 대한 자신감이 있었고 중학교 공부도 비슷하겠거니 생각했던 나는 그 당시 처음으로 자기 자신에 대해 의심이 생겼다.이를 극복할 수 있게 해준 원동력은 단순하게도 그 다음에 본 시험, 즉 2학년 1학기 중간고사였다. 이전과 달리 한 달의 기간 동안 계획을 세워 시험을 대비했다. 그 결과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었고, 이후 시험공부에 필요한 기간이 어느 정도인지 파악하고 점점 효율적으로 공부해 3학년 때는 고등학교 입시 준비로 거의 시험 준비에 시간을 들이지 못하

78내림돌 | 이이수 기자 | 2023-09-06 11:48

지난 5월 22일부터 6월 9일까지 현재 3학기 이상 재학 중인 무은재학부생을 대상으로 전공학과 신청이 진행됐다. 무은재학부라는 그늘에서 벗어나려고 하니 아쉬움도 많고, 두려움과 설렘이 교차하기도 한다. 우리대학에서 무은재학부생의 지위는 가히 막강하다. 전공에 대한 책임 없이 자유를 양손 가득 쥐고 모든 전공 선택의 가능성을 저울질할 수 있다. 하지만 이제는 무은재학부라는 따스한 품을 떠나 다소 험난할지 모르는 학과생활에 한 발 들어설 때다. 전공 선택 자유의 이면에 암묵적인 부담감이 공존하는 것도 사실이다. 우리대학 학부생 중에는 과학고등학교 출신 조기졸업생이 많고, 학부 중에 군대를 다녀오는 경우가 많지 않아 빠르게 학과에 진입해 8학기 내 졸업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크다. 개인적인 경험으로는, 같은 학번이면서 한 살 어린 동기들을 볼 때면 마치 내가 재수생이 된 것 같아 대학 생활의 여유를 느끼지 못할 때가 많았다. 매우 안타까운 현실이다. 그러나 사실은 빠르게 전공을 선택해야 한다는 압박도, 중도 포기 없이 졸업해야 한다는 압박도 느낄 이유가 없다. 학과에 진입해서도 전과가 자유롭고 복수전공과 부전공의 기회가 모든 학생에게 열려있기 때문이다. 선택한 전

78내림돌 | 김윤철 기자 | 2023-06-15 09:32

길을 걷다 기억하기 쉬운 선율의 음악을 듣고 종종 그 노래를 흥얼거린 경험이 있는가? 이렇게 중독성 있는 멜로디를 비롯해 눈에 띄는 색상, 독특한 로고 등을 동반한 브랜딩은 다양한 방식으로 우리의 일상에 녹아있다. 브랜딩은 연상 작용에 기반해 소비자가 마치 브랜드와 연결된 듯한 감정과 경험을 제공해 상품의 이미지를 각인시키는 것을 의미한다. 브랜드는 소비자의 구매에 큰 영향을 주며 20세기부터 시장 경쟁에서 마케팅의 중요 수단으로 사용됐다.아이돌 산업에서 브랜딩은 주로 각기 다른 콘셉트를 주축으로 둔 마케팅 방식으로 진행된다. 아이돌 산업은 그들을 지지하는 팬덤을 중심으로 소비·생산의 차원에서 구축된다. 이는 소비자로부터 단순히 물질적 소비뿐만 아니라 감정적 소비까지 발생시킨다는 특징이 있어 홍보 전략의 중요성이 크다. 아이돌은 그들만의 △로고 △공식 색상 △응원봉을 필두로 다양한 콘텐츠를 선보이며 브랜딩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지난 2020년 데뷔한 SM 소속 걸그룹 ‘aespa(이하 에스파)’의 브랜딩 전략은 단연 확고하다. 데뷔 이전부터 유튜브를 개설해 그룹 로고 영상을 공개했으며, 이는 이후 공개된 모든 영상의 후반부에 삽입되며 특유의 효과음과 로고를

78내림돌 | 강민영 기자 | 2023-04-17 19:33

새 학년이 시작될 때면 또 한 뼘 자라있을 내 사촌 동생이 생각난다. 매년 초 할머니 댁을 찾는 사촌 동생은 수줍어하면서도 자꾸만 제 사촌 누나와 친척들 안부를 묻는 정 많은 아이다. 식사 준비로 분주해질 때마다 제가 하겠다며 조금은 산만하게 부엌을 돌아다니는 모습이 꽤나 갸륵해 어른들의 예쁨을 사곤 한다.하지만 그 착한 아이는 학교에서 ‘문제아’다. 처음 문제아가 된 것은 초등학교 5학년, 제 엄마가 돌아가신 지 2년째 되던 해였다. 그날 삼촌은 아이가 친구를 때렸다는 담임 선생님의 연락을 받았다. 학급 친구 하나가 돌아가신 엄마를 들먹여 동생의 심기를 제대로 건드린 모양이었다. 그 후로도 아이의 싸움이 반복됐고, 잦아지는 사고에 동생은 선생님의 미움을 받기 시작했다.이제 중학생이 된 동생은 학교라는 공간에서 완전히 배제됐다. 하루는 내가 공부를 돕겠다고 수학 문제를 풀게 했더니 “다들 안 될 거라는데, 지금 내가 공부해도 어차피 못 하겠지”라며 힘 빠지는 소리를 해댔다. 그러면서도 칭찬 한 번에 목소리가 들뜨고, 괜히 시키지도 않은 문제를 하나 더 풀어보는 모습에 나는 속이 아려 한층 더 밝게 질문을 던졌다. “어느 과목이 가장 좋아?” 그러자 동생은 “

78내림돌 | 안윤겸 기자 | 2023-03-01 21:18

우리대학에 입학하고 나서 처음 느낀 것은 대학에서의 공부가 마라톤 같다는 것이다. 중학교 때부터 기숙사 생활을 하며 나름 자기 주도적 학습에는 일가견이 있다고 생각했는데, 대학에 와서는 놀아야 한다는 생각을 저버릴 정도로 새내기 때부터 힘든 학업 일과가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다른 대학에 간 친구들은 열심히 새내기 시절을 즐겼지만, 나는 과제와 퀴즈 등 쏟아지는 일과를 헤쳐 나가며 적응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다. 그 결과 학업은 여전히 어렵고 힘들지만, 나름의 시간 관리 방법을 터득하며 적응했다.코로나19 사태와 맞물려 다소 소극적인 학교생활을 보낸 재작년에 반해, 작년에는 다양한 동아리와 단체에서 활동하며 많은 것을 경험했다. 특히, 학생회와 신문사에서 좋은 사람들을 만난 것은 내게 도전할 용기를 줬고 좋은 자극이 됐다. 이 힘든 마라톤을 견뎌내고 있는 좋은 사람들과 함께했기에 나도 거침없이 도전하며 앞으로 나아갈 수 있었다. 열심히 꿈을 찾기 위해 노력한 결과, 관심 있는 연구 분야를 찾았고 대학원 진학이라는 목표가 생겼다. 이룬 것도 많은 한 해였다. 속한 학과의 부학생회장으로 활동하게 됐고, 신문사의 편집장으로서 학우들에게 좋은 기사를 전달하기 위해

78내림돌 | 최대현 기자 | 2023-02-17 22:29

‘비대면 수업은 시간을 효율적으로 쓰게 한다’ 대학에서 대면 수업을 경험하기 전까지 가지고 있던 생각이다. 비대면 수업은 강의실로 이동할 필요도 없고, 1교시 수업 시작 직전까지 잠옷 차림으로 아침밥을 먹어도 늦을 일이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더 많이 잘 수 있고, 이동 시간이 낭비되지 않아 시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이번 학기 전면 대면 수업을 겪으며 이런 생각은 완전히 뒤집혔다.비대면 수업은 대면 수업보다 비효율적이며, 그 이유로 크게 두 가지를 꼽을 수 있다. 첫째, 수업에 집중하기 어렵다. 비대면 수업은 내가 먹고 자는 편안한 생활공간에서 이뤄진다. 아무리 카메라를 켜고 수업을 들어도 수업 시간 내내 집중력을 유지하기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었다. 바로 앞에 교수님이나 학우들이 있는 것이 아니기에 눈은 화면을 보지만 영혼은 다른 곳에 가 있기 일쑤였다. 둘째, 복습에 오랜 시간이 걸린다. 비대면 수업은 강의 화면을 편리하게 녹화할 수 있어 많은 수업에서 복습용으로 녹화본이 제공됐다. 녹화본은 여러 번 재생할 수 있어 수업 시간에 놓친 부분을 이해될 때까지 반복해서 들을 수 있지만, 한 개념을 이해하는데 매우 긴 시간을 들여야

78내림돌 | 장유진 기자 | 2022-12-10 01:38

바야흐로 초연결 시대다. 사람, 데이터와 사물이 모두 연결돼있는 현대 사회를 완벽하게 표현하는 말이다. 완벽한 연결은 우리에게 편리함을 제공하고 우리는 이 편리함에 중독돼 있다. 최근 발생한 ‘카카오톡 먹통 사태’로 전자기기에 대한 현대인들의 강한 의존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지난달 15일 오후 3시 30분쯤을 시작으로 카카오톡 이용자들이 메시지가 전송되지 않는다는 불편함을 호소했다. 시간이 지나자 메시지 전송 오류뿐만 아니라 카카오가 운영하는 △뉴스 △포털 △택시 △송금 △결제 △웹툰 서비스를 모두 이용할 수 없었다. 카카오 측에서 확인한 결과, 모든 사용자가 겪은 대대적 문제로 판명됐다. 이 사태의 원인은 데이터 센터의 중앙화에 있다. 경기도 성남 판교에 위치한 SK C&C 데이터 센터에서 화재가 발생해 카카오뿐만 아니라 △네이버 △SK텔레콤 △SK브로드밴드 등 입주해있던 기업들의 서비스가 일시적으로 중단됐다. 하지만 다른 기업들은 이곳을 중심 데이터 센터로 사용하고 있지 않아 빨리 해결할 수 있었다. 데이터를 이곳에 집중해 둔 카카오는 10시간 동안 모든 서비스가 먹통이 된 것이다.메신저부터 시작해 일상생활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던 카카오이기에 이번

78내림돌 | 조원준 기자 | 2022-11-13 01:13

지난 6월, 피아니스트 임윤찬 씨가 반 클라이번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서 역대 최연소로 우승했다. 많은 언론사에서 우승 소식을 대서특필했고, 클래식에 대한 관심도 덩달아 높아졌다. 그러나 갑작스럽게 이목이 쏠린 탓에 몇몇은 클래식 감상 방식을 오해하고 눈살이 찌푸려지는 말을 한다. 클래식을 감상하는 방식은 다양하지만, 그럼에도 지양해야 할 몇 가지의 태도를 짚어보려고 한다.첫 번째로 가장 흔하게 보이는 유형은 우열 가리기이다. 한 피아니스트를 다른 피아니스트와 비교하며 연주자의 서열을 매기는 것이다. 물론 이런 논리가 불필요한 것은 아니다. 분명히 연주의 우열은 가릴 수 있지만, 이는 입시나 콩쿠르에서 통하는 이야기이다. 정상급 프로 연주자들의 연주는 해석과 취향의 차이일 뿐, 기교적인 우열을 가리는 것은 무의미하다.두 번째는 자신이 감상하는 방식만이 옳다고 여기는 유형이다. 과거 전문 연주자가 부족했을 때는 작곡가의 지시를 따라 연주하는 것이 곧 정답이었다. 그러나 엄청난 수의 연주자가 매년 나오는 지금, 연주자들은 자신만의 개성으로 연주해 다른 연주자와 차별화하고자 한다. 연주 방식에 정답이 사라진 시대가 된 것이다. 연주에는 대중의 선호도가 존재하나 절대

78내림돌 | 이재현 기자 | 2022-09-14 20:17

지난달 12, 13일 양일간 우리대학에서 2022학년도 해맞이한마당 대체 행사인 ‘문화의 날’이 열렸다. 교내 자치 단체와 동아리는 이틀간 지곡회관 앞 주차장에서 각자 관심사와 색깔에 맞는 부스를 운영하며 학생들과 소통했고, 저녁 이후에는 그동안 실력을 갈고닦은 동아리들의 공연 무대가 펼쳐졌다. 그 외에도 다양한 행사들이 준비돼 있어 즐겁게 축제를 즐길 수 있었다.코로나19 사태로 인해 3년 만에 대면으로 열리는 축제이다 보니 모두가 들뜬 마음으로 참여해 행복한 추억을 쌓는 기회가 됐다. 첫날 오후 야외에서 운영하던 부스를 둘러봤는데, 성년의 날을 맞이해 20살이 된 학부생들에게 특별 제작된 소주잔과 꽃을 주는 부스에서 막 성인이 된 나도 축하받을 수 있었다. 이 외에도 생활관자치회에서 준비한 생활관 모의고사, 학생소수자인권위원회에서 준비한 인권 스피드 퀴즈를 통해 유익한 상식을 쌓고 타투 스티커로 축제 분위기를 만끽했다. 다채로운 동아리에서 준비한 페이스페인팅 부스와 버스킹 공연은 한층 더 축제 분위기에 열기를 가했다. 다양한 부스 중 가장 사람이 많이 몰린 부스는 ‘인생포컷’ 부스였다. 문화의 날을 기념하는 프레임으로 꾸며진 부스에서 4컷 사진을 찍었고,

78내림돌 | 강민영 기자 | 2022-06-20 00:05

미술 기법 중 ‘모자이크 기법’이라 불리는 방식이 있다. 월간 미술지는 이를 작은 단편들을 모아 일정한 형상을 표현하는 기법으로 정의하며 타일 유리, 조개껍데기, 나아가 신문지 조각도 사용하곤 한다. 이렇게 서로 재료도 색도 다른 조각들이 모이면 윤곽만 주어진 그림에 생동감과 세밀함이 더해진다. 흩어져 있을 때는 의미 없어 보이던 조각들이 모여 감탄할만한 하나의 명작을 완성하는 것이다.나는 살아가면서 새로운 경험에 도전하기를 주저하곤 했다. 과연 성공할 수 있을지, 성공한다 해도 그 경험이 내게 의미가 있을지 고민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돌아보면 그 모든 경험에는 배울 점이 있었다. 예상치 못한 이유로 실험을 진행하기 어려웠던 경험을 통해 철저한 준비성과 대처력의 중요성을 배웠고 연극을 하면서도 과감히 도전하는 용기를 얻고, 친구와 이견을 조율하는 방법을 터득해 나갔다. 작은 경험에서 큰 것을 배워가며 그 어떤 조각도 명화의 일부가 되는 모자이크 기법처럼 의미 없어 보이는 경험에도 배울 점이 있다는 깨달음을 얻었다. 이런 깨달음을 통해 나는 어떤 길을 가든 망설이지 않는 오프로드 지프와 같은 삶을 살기로 다짐했다.장자는 “좁은 연못에 사는 개구리에게 바다를 이

78내림돌 | 고평강 기자 | 2022-05-15 02:36

혁신이란 무엇일까? 혁신이라는 단어를 한자로 보면 ‘바꿀 혁’에 ‘새로울 신’으로 새롭게 바꾼다는 뜻을 내포한다. 영어에서 혁신, Innovation이란 안을 뜻하는 ‘In’과 새롭게 하다는 뜻의 ‘Nova’가 결합해 안에서부터 새롭게 한다는 의미이다. 표준국어대사전에서는 “묵은 풍속, 관습, 조직 방법 따위를 완전히 바꿔서 새로이 한다”라고 정의한다. 이렇게 사전적 의미가 있지만, 개개인은 혁신을 다양하게 정의할 수 있다. 대부분은 혁신을 굉장히 새롭고 대단한 것으로 생각한다. 혁신적인 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질문에 많은 사람은 컴퓨터, 인터넷, 스마트폰, 양자컴퓨터 등을 꼽을 것이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사람들의 행동을 변화시킨다면 그것만으로도 혁신이라고 말하고 싶다. 예를 들어, 전화로 이뤄지던 음식 주문이 배달 앱으로 이뤄지는 것, 결제 방식이 현금에서 카드로, 카드에서 모바일로 바뀌는 것 등이 있다. 일상생활에 작은 행동의 변화를 일으키는 모든 것이 혁신이라고 생각한다. 지금처럼 지식이 급격하게 발전하고, 기술이 진화하는 시대는 혁신할 많은 기회가 상존한다. 컴퓨터, 인터넷, 스마트폰이 등장하면서 구글, 애플과 같은 대기업과 △네이버 △ 카카오 △토스

78내림돌 | 탁영채 기자 | 2022-05-02 22:59

성실한 사람은 무엇일까. 국어사전에서는 ‘성실하다’를 ‘성격이나 행동이 바르고 어떤 일을 하면서 온 힘을 다하다’로 규정하고 있다. 국어사전 외의 인터넷을 보면 성실한 사람의 특징에 대해 △규칙을 잘 지킨다 △계획적이다 △감정 조절에 능하다 등을 적어놓은 것을 볼 수 있다. 사실 찾아보지 않더라도 누구나 ‘성실한 사람’ 하면 떠오르는 인물이나 이미지를 갖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성실함이 무엇인지 잘 아는 것과 성실한 사람이 되는 것은 참으로 힘들고 어려운 일이다. 무언가 원하는 바를 이루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성실해야 하고, 성실해지려면 내면의 원동력이 있어야 한다. 중학생 때는 고등학교 진학을 대비하기 위해, 고등학생 때는 대학 입시를 위해 꽤 성실히 공부할 수 있는 원동력을 얻는다. 하지만 대학생이 된 지금은 이런 원동력을 얻기 쉽지 않다. 또한, 대학을 졸업한 뒤의 미래는 개인이 설계하는 방향에 따라 취업, 대학원 진학을 포함해 수많은 길로 나뉜다. 대학생이 된 지금 정해야 하는 미래는 최소 30년~40년에 대한 것이다. 혼자 설계하고 내다보기에는 너무 무겁고 불명확하다. 당장 앞으로 일주일도 정확히 예견이 안 되는데, 원동력을 갖기란 나뿐 아니라 많은

78내림돌 | 소예린 기자 | 2022-03-27 15:17

내 노력에는 목적이 없었다. 모든 노력이 좋은 결과로 이어지리란 법은 없기 때문이다. 정해진 목표에는 과정과 상관없이 성공 또는 실패라는 결과가 생긴다. 무엇이든 잘하고 싶다는 욕심이 강박증을 불러왔고, 실패에 따르는 허탈감이 두려워 목적성 없는 노력을 추구했다. 목표나 목적이 없다고 해서 나태해지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쌓여있는 사소한 목표들과 계획에 얽매여 있던 나에게 해방감은 새로운 동력이 됐다. 돌덩이 같던 부담이 사라지면서 새로운 일에 뭐든 적극적으로 도전하기 시작했고, 노력도 네 재능이라는 말과 함께 고등학교 시절을 보냈다.무엇이 그렇게 나를 몰아붙였을까 생각해봤다. 무의식중 느끼는 성취감이 그 답이었다. 내가 말하는 성취감은 그다지 거창하지 않다. 누군가에겐 웃기고 유치하게 들릴 수도 있겠으나, 재밌는 말 한마디로 친구들을 웃게 만든다면 그 또한 하루의 동력이 됐다. 규칙적으로 생활하고 매일 최소한의 공부량이 자연스레 채워지던 고등학생 때는 특별한 목표가 없더라도 작은 성취감 하나로 내일을 살아갔다.우리대학에 입학한 나는 ‘대학’이라는 공간만으로도 설렜고, 하고 싶은 일도 많았다. 여태까지와 다를 바 없는 열정형 인간으로 살아갈 줄 알았지만, 막

78내림돌 | 손유민 기자 | 2022-02-26 21:36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이 개봉했다. 소니에서 제작한 전작들의 스파이더맨과 빌런이 총출동해 긴 상영 시간으로 개봉됐고 그만큼 많은 스포일러가 쏟아져 나왔다. 어떤 사람들은 스포일러를 피하고자 인터넷을 아예 이용하지 않는다. 필자 또한 스포일러 없이 작품을 즐기는 것을 좋아한다.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날 것의 감상이 작품을 제대로 즐기는 방식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스포일러 없이 좋은 작품을 즐겼을 때 온몸에 소름이 돋거나 눈물을 흘린 경험이 있는데, 이는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경험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인터넷을 하다 보면 웹툰 댓글처럼 전혀 예상치 못한 곳에서 스포일러를 당하는 경우가 있다. 그런 식으로 스포일러를 당하면 약간은 화나고 허무하기도 하다. 실제로 2019년 ‘어벤져스: 엔드게임’ 개봉 당시 홍콩의 한 영화관에서 스포일러를 한 사람이 대기 중이던 관객들에게 피가 나도록 집단 구타를 당한 일이 있었다. 집단 구타까지 하는 것은 심한 일이지만 그 정도로 스포일러는 분노를 유발하는 행위다.반면 스포일러를 좋아하는 사람들도 있다. 공포 영화의 경우 줄거리를 알고 보면 덜 무섭기 때문에 마음 편하게 볼 수 있다. 또한, 어렵거나 난

78내림돌 | 조민석 기자 | 2022-01-07 01:18

우리대학에 입학한 학생들이라면 누구나 입학 전부터 소속감을 느끼게 된다. 바로 ‘분반’ 때문이다. 분반이란 330명 남짓한 신입생들을 약 22명씩, 15개의 반으로 나눈 것으로, 무은재학부 이전부터 이어져 온 의미 있는 제도다. 학교에서 공식적으로 인정하고 지원하는 학과와는 달리, 분반은 같은 시간에 같은 기초필수 과목을 듣는 학생들을 모아놓았을 뿐 공식적인 단체는 아니다. 그러나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그 어느 단체보다도 충만한 소속감으로 활발하게 활동할 수 있는 단체가 바로 분반이 아닐까 싶다. 실제로 분반끼리 함께 밥을 먹거나 과제가 끝난 기념으로 술자리를 갖는 것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나는 2003년생으로, 조기 졸업 후 1년 일찍 대학에 진학했다. 처음에는 사람들을 만나고 어울리는 것에 나이가 걸림돌이 되지 않을까 생각했고, 실제로 내가 속한 분반의 21학번 동기들은 전부 2002년생이어서 당황했던 기억이 있다. 그러나 이런 걱정들은 부분 대면 수업 이후 말끔히 사라졌다. 같은 분반 동기인 형, 누나들과 수업도 같이 듣고, 과제도 같이 하면서 빠르게 가까워졌다.나는 우리 분반을 사랑하고, 우리 분반 사람들을 좋아한다. 하지만 그것과는 별개로 요

78내림돌 | 최대현 기자 | 2021-12-14 01:52

얼마 전 대학생활과 미래설계II 과제로 ‘나의 인생 마스터플랜’을 세워보는 활동이 있었다. 처음에는 대수롭지 않게 넘겼지만, 막상 적으려고 하니 아무것도 떠오르지 않았다. 진정으로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어떤 꿈이 있는지 그 무엇도 명확하게 집어내기 어려웠다.우리대학은 제약 없이 원하는 학과에 들어갈 수 있는 큰 매력이 있다. 특히 3학기 동안 무은재학부 소속으로서 기초필수 과목과 여러 학과의 STC 과목을 수강하며 전공 선택을 향한 발판을 만들 수 있다는 것 역시 새내기 학부생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 내겐 이런 점이 우리대학에 진학하게 된 가장 큰 이유 중 하나였다.그러나 대학에서 학업을 이어가는 것은 고등학교 때 이상으로 버거웠다. 강의 내용을 따라가지 못할 정도로 어려워서라기보다는 의지박약, 즉 자신의 태도가 문제였다. 고등학생 시절에 대한 보상심리와 함께 그동안 동기 삼아 달려왔던 ‘대입’이라는 목표가 사라졌기 때문이다. 이것이 코로나 블루와 맞물리며 극심한 무기력감을 만들어냈다. 더욱이 대학은 고등학교와 달리 그런 상황에 빠지기 쉬운 환경이다. 많이들 공감하겠지만, 공강 시간에 유튜브를 시청하고 게임을 하다 보면 서너 시간은

78내림돌 | 박준우 기자 | 2021-11-14 00: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