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 선택의 자유는 행복한 고민일 뿐
전공 선택의 자유는 행복한 고민일 뿐
  • 김윤철 기자
  • 승인 2023.06.15 09:3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난 5월 22일부터 6월 9일까지 현재 3학기 이상 재학 중인 무은재학부생을 대상으로 전공학과 신청이 진행됐다. 무은재학부라는 그늘에서 벗어나려고 하니 아쉬움도 많고, 두려움과 설렘이 교차하기도 한다. 우리대학에서 무은재학부생의 지위는 가히 막강하다. 전공에 대한 책임 없이 자유를 양손 가득 쥐고 모든 전공 선택의 가능성을 저울질할 수 있다. 하지만 이제는 무은재학부라는 따스한 품을 떠나 다소 험난할지 모르는 학과생활에 한 발 들어설 때다. 

전공 선택 자유의 이면에 암묵적인 부담감이 공존하는 것도 사실이다. 우리대학 학부생 중에는 과학고등학교 출신 조기졸업생이 많고, 학부 중에 군대를 다녀오는 경우가 많지 않아 빠르게 학과에 진입해 8학기 내 졸업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크다. 개인적인 경험으로는, 같은 학번이면서 한 살 어린 동기들을 볼 때면 마치 내가 재수생이 된 것 같아 대학 생활의 여유를 느끼지 못할 때가 많았다. 매우 안타까운 현실이다. 그러나 사실은 빠르게 전공을 선택해야 한다는 압박도, 중도 포기 없이 졸업해야 한다는 압박도 느낄 이유가 없다. 학과에 진입해서도 전과가 자유롭고 복수전공과 부전공의 기회가 모든 학생에게 열려있기 때문이다. 선택한 전공이 자신에게 맞지 않으면 무리하게 붙잡지 말고, 다시 차분히 전공을 선택하면 될 일이다. 전공 선택과 전과의 자유가 바로 무은재학부의 본의가 아닐까.

나도 작년 1학기까지만 하더라도 여러 전공 중 선택지를 고민했었다. 나중에 어떤 직업을 가질지, 어떤 공부를 했을 때 가장 행복할지 답을 내리지 못해 머리가 복잡했다. 그래서 나는 작년 2학기부터 교내에서 열리는 학과 세미나와 홍보 행사는 되도록 빠지지 않고 참석했다. 흥미 없는 학과라도 어떤 연구를 하고, 학부생에게 무엇을 중점적으로 가르치는지를 유심히 들었다. 또 내 꿈과 적성에 관한 고민을 친구, 선배들과 나눴다. 한 학기 동안 이런 과정을 거치며 산업경영공학과를 주전공으로, 컴퓨터공학과를 복수전공하기로 결정했다.

다양한 전공 선택지가 있다는 건 매우 행복한 고민이다. 학과 선택에 아직도 확신이 없는 친구들이 있다면 행복한 고민을 있는 그대로 느끼고, 여유를 가지라고 조언하고 싶다. 선배와 동기, 교수님 등 학과 선택에 도움을 줄 조력자는 많다. 혼자 고민을 끌어안지 말고 주변 사람과 학과 선택에 관한 고민을 나누며 자신만의 길을 찾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