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돌에 영혼을 불어넣는 힘, 브랜딩의 가치
아이돌에 영혼을 불어넣는 힘, 브랜딩의 가치
  • 강민영 기자
  • 승인 2023.04.17 1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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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을 걷다 기억하기 쉬운 선율의 음악을 듣고 종종 그 노래를 흥얼거린 경험이 있는가? 이렇게 중독성 있는 멜로디를 비롯해 눈에 띄는 색상, 독특한 로고 등을 동반한 브랜딩은 다양한 방식으로 우리의 일상에 녹아있다. 브랜딩은 연상 작용에 기반해 소비자가 마치 브랜드와 연결된 듯한 감정과 경험을 제공해 상품의 이미지를 각인시키는 것을 의미한다. 브랜드는 소비자의 구매에 큰 영향을 주며 20세기부터 시장 경쟁에서 마케팅의 중요 수단으로 사용됐다.

아이돌 산업에서 브랜딩은 주로 각기 다른 콘셉트를 주축으로 둔 마케팅 방식으로 진행된다. 아이돌 산업은 그들을 지지하는 팬덤을 중심으로 소비·생산의 차원에서 구축된다. 이는 소비자로부터 단순히 물질적 소비뿐만 아니라 감정적 소비까지 발생시킨다는 특징이 있어 홍보 전략의 중요성이 크다. 아이돌은 그들만의 △로고 △공식 색상 △응원봉을 필두로 다양한 콘텐츠를 선보이며 브랜딩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지난 2020년 데뷔한 SM 소속 걸그룹 ‘aespa(이하 에스파)’의 브랜딩 전략은 단연 확고하다. 데뷔 이전부터 유튜브를 개설해 그룹 로고 영상을 공개했으며, 이는 이후 공개된 모든 영상의 후반부에 삽입되며 특유의 효과음과 로고를 소비자에게 각인시켰다. 또한, 인공지능과 가상 세계를 기반으로 멤버마다 초능력을 가진다는 독특한 콘셉트에 초점을 맞춰 강렬한 선율과 개성있는 가사를 담은 음악을 선보이며 확실한 인식을 심어줬다. 특히 에스파는 그룹 세계관을 소개하는 자체 제작 다큐멘터리 ‘SM Culture Universe’를 주기적으로 선보이며 그룹 이미지를 굳혔고, 메타버스 관련 제작물을 통한 성공적인 아이돌 기획의 사례로 손꼽힌다.

작년 혜성처럼 등장한 신인 걸그룹 ‘NewJeans(이하 뉴진스)’도 성공한 브랜딩의 사례로 볼 수 있다. 뉴진스는 레트로 하이틴 스타일링과 개성있는 구성의 굿즈를 선보이며 소비자에게 그들의 브랜드를 각인시켰다. 특히 팬덤과의 소통을 위해 자체 제작 애플리케이션 ‘포닝’을 출시하고, 백화점에 팝업스토어를 입점하는 독보적인 행보로 세련된 브랜드 이미지 굳히기에 성공했다.

음악의 완성도와 가수의 연출에만 초점을 맞춘 예전과는 달리 현재의 아이돌 산업은 그들의 정체성을 어필하는 브랜딩 전략으로 다채롭게 발전했다. 우리는 단순히 아이돌의 음악과 콘텐츠를 즐길 뿐 아니라, 그들의 다양한 마케팅 전략에 주목하고 그들이 주는 즐거움의 가치에 대해 되새길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