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배달하는 일
글을 배달하는 일
  • 최진현 기자
  • 승인 2025.04.23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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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생 때부터 학교 도서관은 나의 또 다른 집이었다. 도서관에서는 책이 나를 감싸주는 느낌이 편했고, 아늑한 소파가 좋았으며, 무엇보다도 다양한 사람의 다양한 생각을 읽을 수 있다는 사실이 즐거웠다. 그렇기에 학교가 끝나면 매일 도서관으로 향했으며, 책들과 노는 과정에서 글자들의 소중함을 느꼈다. 그때 나는 글자들이 무겁다고 생각했다. 어떤 내용을 적어도 그 내용을 절대로 발설하지 않으니까. 자신만이 조용하게 간직하고 있으니까. 그렇게 글자들은 내 친구가 됐다. 매일 방과 후를 그들과 함께 보내며 △사회 △과학 △소설 등 장르를 가리지 않고 글을 읽었고, 더 성장한 후에는 신문도 즐겨 읽게 됐다. 그리고 신문을 읽는 것이 일상에 녹아들었을 무렵에는 글자들이 가볍다고 생각했다. 일단 글자들에 힘을 불어넣어 주면 쉽게 날아올라 멀리멀리 날아가서 누군지도 모르는 사람들에게까지 필자의 생각을 전해주니까.

그렇지만 모두가 그들의 생각을 원하는 목적지에 널리 퍼뜨릴 수 있는 것은 아닐 것이다. 목적지에 글이 잘 도착할 수 있도록 돕는 길잡이 역할은, 기자 혹은 작가에게는 그 무엇보다 쉬운 일일 수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이 쓴 글은 목적지까지 닿지 못하고 날아가 버린다. 그렇기에 그들의 글을 목적지까지 배달하는 일을 하고 싶었다. 나뿐만 아니라 △우리대학 학생들 △학교 구성원 △더 나아가서는 사회 구성원들의 소식을 알리고 생각을 전하는 일을 하고 싶어서 신문사에 지원했다. 어쩌면 과거에 다른 사람들의 생각을 무료로 읽을 수 있었던 것에 대한 보답일지도 모른다. 그렇기에 무거움 속 가벼움을 지닌 채로 생각을 배달하는 일에 더욱 정진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