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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어떤 분야 연구를 하고 싶은지 잘 모르겠어요… 교수님은 언제부터 지금의 진로를 정하셨어요?”학부생들과의 면담에서 항상 듣는 말이자, 나를 난처하게 만드는 말이다. 솔직하게 말할 순 없다. “저도 제가 어떤 연구를 좋아하는지 몰라요”라는 대답은 너무 멋이 없다. 학생들 앞에서 ‘확실한 이상을 가지고 뚝심 있게 나아가는 교수’처럼 보이고 싶다는 욕심이 내 입을 막는다.그렇다고 거짓말을 할 수도 없으니, 나는 보통 차선을 택한다. 학부 연구참여 시절부터 지금까지 연구 분야를 계속해서 바꿔온 역사를 얘기해주는 것이다. 나도 모른다는 말을 간접적으로 암시하는 우아한 방법이라 자평한다. 단점은 말이 길어져서 상담 때마다 반복해서 들려주기 피곤하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 지면에서 짧게 소개하고, 앞으로는 이 기고문을 읽으라고 말해줄 예정이다.나는 학부 전공을 결정하는 것부터 힘들었다. 고등학교 때는 물리를 좋아했는데, 남들보다 잘할 자신은 없어서 포기했다. 다른 학과에서 어떤 걸 공부하는지 잘 모르니까 무학과 기간에 고민해 봐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무학과 기간은 MT에 몇 번 다녀오고 나니 정말 쏜살같이 끝났고, 전공 선택의 시간이 코앞으로 닥쳐왔다. 아직도 내

노벨동산 | 이재호 / 전자 조교수 | 2023-12-05 20:51

대학생이 되면 미성숙했던 학창 시절의 내 모습은 사라지고 마땅히 성숙한 어른으로 바뀔 줄 알았다. 그러나 실상은 곧장 어른이 되는 것이 아니라 그제야 어른이 되는 출발점을 밟고 있던 것이다. 그 출발 과정에서 내 정체성을 돌이켜 봤고, 나는 어떤 사람인가, 내 인생은 어디로 향하는가에 대해 깊이 고민했다.홀로 고민하는 과정에서는 명쾌한 해답이 나오지 않았다. 교수님들과 고민을 나누다 보면 고민의 가닥이 잡힐 듯싶어 김진택(융공) 교수님과 백승태(생명) 교수님께 개인적으로 면담을 요청했다. 두 교수님과 면담하니 복잡했던 머릿속이 정리됐고, 고민에 대한 답을 얻을 수 있었다. 내가 진정으로 추구하는 가치와 삶의 동력은 모두 인류애(人類愛)로 귀결됐다. 어엿한 사회인으로서 인류애의 가치를 드높이고, 여러 사람이 서로 배려하고 아끼며 공존하는 사회를 만드는 데 이바지하겠다고 결론지었다. 이런 인생의 방향성을 정한 뒤로 현재 나는 장애아동 시설 봉사, 멘토링 등 삶 속 작은 인류애의 가치를 키워가고 있고, 더 따뜻해질 세상에서 내가 맡을 역할을 기대하고 있다.하지만 안타깝게도 최근 젊은 연령층의 인류애가 사라지고 있다는 소식이 자주 들린다. 한때 성인들만의 평온한 분

지곡골목소리 | 서우현 / 무은재 23 | 2023-12-05 20:51

작년에 이어 올해 리빙랩 활동단 2기가 학교 안팎에서 활동하고 있다. 리빙랩 활동단은 미래도시연구센터와 대학혁신사업팀의 지원을 받아 진행되는 학생 참여형 사회 혁신 활동이다. 우리의 실생활을 하나의 연구실(Lab)로 보고, 지역사회의 문제를 직접 정의하고 대안을 찾아 나가는 프로젝트형 문제 해결 활동이다. 최근 교내에서도 리빙랩 활동단이 진행하는 프로젝트를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었고, 에브리타임(대학생 커뮤니티), 포스텍 라운지 등에서도 관련 홍보 글을 접할 수 있었다. 학생들이 직접 문제 상황을 정의하고, 부딪혀 가며 방향성을 찾아 나가는 활동이라는 점에서 기존의 연구 프로그램이나 공모전과는 새롭게 느껴진다. 필자는 작년 2022 리빙랩 활동단 1기 활동단으로 활동한 경험이 있기에 해당 기사가 더욱 반갑게 느껴졌다. 활동을 결심할 당시에, 처음 들어보는 리빙랩 활동단이라는 이름으로, 학교의 지원을 받아 문제를 해결해 볼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프로젝트 팀 활동 경험이 있고, 문제 해결에 관심이 있는 친구들과 모여 팀을 결성했다. 우리 팀의 주제는 기사에 언급돼 있는 ‘박태준학술정보관(이하 도서관) 좌석예약 문화 개선 표어 공모전 및 홍보 진행’

독자리뷰 | 김소현 / 컴공 21 | 2023-12-05 20:50

눈이 말했다. “나 없으면 너넨 아무것도 못 봐.” 그러자 귀가 대꾸한다. “못 듣는 건 괜찮고?” 옆에서 손과 발이 귀찮다는 듯이 말한다. “어차피 행동은 다 내가 담당해. 다 앉아.”어렸을 때 읽었던 책 내용이다. 감각기관들은 끊임없이 서로의 중요성을 어필하며 누가 더 중요한지에 대해 겨뤘다. 누가 더 중요한가에 대한 답은 나오지 않았다. 가장 중요한 감각기관은 뭘까? 초등학생 때의 나에게 이 질문은 꽤 어려운 질문이었다. 눈을 고르자니 귀가 중요해 보였고, 귀를 고르자니 코도 중요해 보였다. 지금 생각해 보면 감각기관들은 한 아이 아래 도토리 키재기였다. 이 아이의 이름은 뇌다. 뇌는 명령을 하는 ‘주체적인’ 기관이다. 반대로 나머지 감각기관들은 명령을 수행하는 ‘수동적인’ 기관이다. 뇌는 감각기관들의 싸움이 얼마나 하찮아 보였을까? 조선시대 사람들의 대다수였던 서민들은 감각기관처럼 살 수밖에 없었다. 정확히 말하자면, 먹고 사는 것만을 목표로 뇌가 시키는 대로 ‘생존’이라는 ‘수동적인 삶’을 살아야만 했다. 이들은 물건과 음식을 팔며 돈을 벌었다. 또 그날 번 돈으로 그날을 살았다. 해방 이후 대한민국이 건국됐고, 산업화가 시작됐다. 기업과 공장이 만

78오름돌 | 조원준 기자 | 2023-12-05 20:50

나는 내년 초에 입대한다. 그러나 지금 당장은 기분이 좋다. 그동안 하늘에 제발 군대에 보내달라고 빌었기 때문이다. 지금부터 사람이 어쩌다 이 지경에 이르게 됐는지 이야기해 보고자 한다.나는 1학년 때 카투사 모집에 떨어지고 아무 생각 없이 지내다가 2학년 여름방학 말이 돼서야 다시 입대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했다.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입대 시기를 맞춰 바로 복학해 시간을 최대한 아끼는 것이었다. 원하는 날짜에 입대하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가 있다. 원하는 보직에 지원하는 모집병과 수강 신청하듯이 입대 날짜를 선착순으로 잡는 방법이다. 나는 또한 최대한 실속 있는 군 생활을 위해 원하는 보직으로 가고 싶어 모집병을 알아봤는데, 그만 충격을 받고 말았다. 준비할 것이 너무 많았기 때문이다. 가산점을 위해 헌혈이나 봉사활동을 해야 했고, 자격증을 따고 면접 준비도 해야 했다. 내 머릿속에 비상벨이 울리기 시작했다. 이렇게 입대가 힘들 줄은 몰랐던 나는 너무 늦게 입대를 준비하기 시작했던 것이다.나는 흔들리는 정신을 다잡고 조사를 계속한 끝에 SW개발병이라는 보직을 발견했다. 헌혈이나 봉사활동 점수가 없었기에 지금 준비해도 가능하다고 생각했고, 가산점을 받을

78내림돌 | 정원형 기자 | 2023-12-05 20:49

만화/만평 | times | 2023-12-05 20: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