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우토크립트 이석우(산경·학87·석91) 대표는 우리대학 1기로 입학해 산업경영공학과에서 학사와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대학원 졸업 후에는 직장을 다니다가 1997년 IT 보안 기업 펜타시큐리티를 창업했다. 이 대표는 펜타시큐리티를 국내 정상급 IT 보안 전문 회사로 성장시켰으며, 지난 2019년에는 펜타시큐리티에서 자동차 보안 사업을 별도로 분사해 아우토크립트를 창업했다. 아우토크립트는 지난 7월 코스닥에 상장했고, 현재 이석우 대표이사를 비롯해 △김의석(물리 92) △심상규(전자·학92·석96·박98) △김덕수(전자·학93·석97) 등 우리대학 동문들이 주요 임원을 맡고 있다. 이석우 대표는 동문 사회에도 관심이 많아 우리대학 9-10대 총동창회장과 포스텍동문기업협의회 APGC 초대 회장을 역임했다. 현재는 산업경영공학과 겸직 교수로서 후학을 양성하는 일에도 이바지하고 있다.
아우토크립트에 대한 소개를 부탁한다.
근래의 자동차는 굴러다니는 전산실로 비유할 수 있다. 자동차 안의 모든 부품은 서로 연결돼 있고, 자동차끼리도 네트워크를 통해 끊임없이 통신하기에 보안이 중요해지고 있다. 아우토크립트는 자동차와 관련된 전반적인 보안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다. 최근 유럽과 국내에서는 자동차 보안이 의무화돼 국가의 인증을 받아야 하는데, 우리는 이런 자동차 보안 능력을 전문적으로 평가하는 기술을 갖추고 있다. 현재 아시아 내에서는 자동차 보안 능력을 평가할 수 있는 유일한 공식 기관이다.
아우토크립트는 지난 2019년 펜타시큐리티의 사업본부가 분사해 주식회사 형태로 설립됐다. 분사를 추진한 이유는 무엇인가.
기업은 진행하는 사업에 따라 조직과 문화가 달라져야 한다. 아우토크립트의 자동차 보안 사업은 펜타시큐리티에서 하던 사업과는 분명 달랐기에, 다른 조직과 문화가 필요했다. 또한 자동차 보안이라는 업계의 특성상 일정 시간 내에 시장 궤도에 진입해야 했고, 빠른 성장과 많은 투자가 필요했다. 펜타시큐리티 내 자체 투자로는 한계가 분명했기에 분사를 결정했다. 분사 이후 사업 기회도 많아지고 회사의 위상도 높아지고 있다.
현재 아우토크립트의 리더 중에 우리대학 졸업생이 다수 있다. 어떤 인연으로 같이 아우토크립트를 이끌게 됐는지 궁금하다.
우리 회사엔 다양한 출신의 뛰어난 인재들이 있는데, 그중엔 우리대학 출신의 리더가 여러 명 있다. 펜타시큐리티를 처음 설립했을 때 우리대학 암호 분야 연구실과 공동 연구를 진행한 것이 계기가 됐다. 암호 보안 기술은 연구가 까다롭기에 경험이 많고 실력이 출중한 연구자들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그때 연구실에서 만났던 대학원 후배들이 인연이 돼 우리 회사에 입사했고, 우수한 성과를 거둬 중역으로 성장했다. 지난 7월 코스닥에 상장한 후에는 우리대학 출신 주요 임원들과 박태준 초대 이사장 묘소를 참배했다. 회사 내 동문들은 사회 곳곳에서 역량을 발휘하며, 모교의 명예를 빛내겠다는 다짐을 늘 마음에 새기고 있다.
펜타시큐리티와 아우토크립트를 창업하면서 가장 크게 도움이 된 역량은 무엇이며, 창업을 꿈꾸는 학부생들에게 강조하고 싶은 역량은 무엇인가.
창업은 자신이 가진 모든 자원과 역량을 총동원해야 하는 과정이다. 그중에서도 우리대학과 연관 지어 하나를 소개하자면 ‘버티는 힘’을 강조하고 싶다. 우리대학 사람들은 “일 많아서 못 해요. 힘들어서 어떡하죠?”라고 말하는 경우가 거의 없는 듯하다. 다들 “하면 된다”라는 마음가짐을 가지고 있다. 대학에서 배우는 내용은 저마다 비슷하다. 그러나 우리대학에서는 능동적으로 배우는 과정을 즐기는 분위기가 만연하고, 자신의 능력을 극한까지 밀어붙여 한계를 뛰어넘는 경험을 하게 된다. 자신의 한계를 뛰어 넘어봐야 새로운 문제나 벽에 부딪혔을 때도 이를 잘 해결할 수 있다. 고통에 굴하지 않고 인내해 결국 성취의 희열을 맛보는 경험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또한 사회에 나와 실제 문제를 풀 때는 항상 환경이 불리하기 마련이다. 실험실처럼 안정된 환경을 기대할 수는 없다. 이런 혼란스러운 상황을 이겨내려면 강인한 마음가짐이 필요한데, 우리대학의 많은 학습량은 이를 기르는 데 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후배들도 대학생활 중 압박을 이겨내는 경험을 두려워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아우토크립트는 지난 7월 기술특례 상장을 통해 코스닥에 입성했다. 청약 증거금이 5조 원 이상 몰릴 만큼 매우 큰 관심을 받았는데, 상장 기업이라는 지위가 향후 회사의 발전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하는가.
회사가 상장하면 기존 주주들은 투자금을 회수하고, 회사는 더 많은 자본을 끌어들일 수 있다. 또한 상장회사라는 지위에서 공신력이 생긴다는 장점도 있다. 소프트웨어 회사는 제조업 회사에 비해 외형이 작기 마련인데, 상장회사라는 지위가 불리한 평가를 극복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상장 과정에서 주목을 받으며 회사의 가치가 높아지기도 하고, 외국 회사와의 거래에서도 일부 과정이 단순화돼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
지난 8월 데프콘 차량 해킹 대회에서 3위를 차지했는데, 자동차 보안 분야에서 세계 정상 수준의 기술력을 확보할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인가.
온전히 대회만 준비할 수 없는 환경임에도 세계적인 실력을 뽐낸 우리 기술팀을 매우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우수한 기술의 핵심은 지속적인 관심과 투자라고 생각한다. 아우토크립트 해킹 팀의 리더도 우리대학 동문인데, 굉장히 우수한 엔지니어다. 원래부터 유명한 화이트 해커였기에 직접 수소문해서 만났고 함께 일하자고 제안했다. 또한 기술 연구소를 따로 설립해 자동차 보안을 마음대로 테스트해 볼 수 있는 환경을 구축했고, 엔지니어들이 실전 경험을 쌓는 데 집중했다. 투자가 중간에 멈추면 기술의 결괏값은 0이 되기 때문에 회사는 꾸준히 기술에 투자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외부에 알려진 해킹 대회뿐만 아니라 기술 전반에 투자를 많이 하고 있다.
지난 2020년 UNECE(유럽경제위원회) 산하 WP.29가 제정한 R155/R156이 UN 규정으로 채택됐고, 국내에서는 자동차관리법 개정안이 적용되는 등 사이버보안 체계 의무화가 전 세계적 추세로 자리 잡고 있다. 이런 세계적인 추세가 아우토크립트와 우리 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자율주행과 보안이라는 큰 틀의 비전을 보고 회사를 설립했는데, 마침 시기가 맞물려 자동차 보안이 의무화돼 회사가 큰 동력을 얻었다. 관련 법제화에 따라 자동차 보안 규격과 기술 표준이 생겼고, 이에 맞춰 투자를 꾸준히 이어갈 계획이다. 법제화를 계기로 자동차 산업 관계자끼리 공유하는 보안의 기준과 필요성에 대한 인식이 생겼다. 자동차 보안이 중요하다고 하지만, 기준이 명확하지 않으면 산업을 발전시키는 데 애로사항이 있고 기술 투자도 효율성이 떨어지기 마련이다. 그러나 법제화를 통해 자동차 산업계 내에서 공감대가 형성됐고, 명확한 목표와 실체를 향해 고객과 협력할 수 있게 됐다.
우리 사업을 제외하고도 자동차 보안에 관한 법제화는 미래 모빌리티를 위한 필수 선결과제라고 생각한다. 자율주행 자동차가 늘어나고 있으며, 이제는 자동차 관련 충전망과 도로 등 인프라 역시 해킹의 위험이 존재한다. 도로 위의 해킹은 사회 전체를 마비시킬 수 있으며, 테러 형태로 악용되면 큰 인명 피해를 낳을 수 있다. 유럽과 국내 법제화는 우리 사회의 안전을 위해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다.
아우토크립트는 DRT(수요 응답형 교통)와 택시 호출을 통합한 ‘타보소’ 플랫폼을 개발했고, 지난 7월에는 포항시에 타보소의 상표권을 기증하는 등 모교와 지역사회에 기여하고 있다. 이에 대한 소감을 듣고 싶다.
아우토크립트는 오픈컬레버레이션과 산학협력, 그 과정에서의 인재 육성을 중요한 정책으로 삼고 있다. 이런 맥락에서 세계 유수 대학 및 여러 지자체와 협력하고 있는데, 특히 우리대학과의 연구 성과가 좋아서 기쁘다. 타보소 플랫폼의 경우에도 우리 회사의 기술이 후배들과 지역사회에 기여했다는 점에서 뿌듯하게 생각한다.
우리대학 출신 아우토크립트 주요 임원들이 동문 사회를 활성화하는 데에도 관심이 많아, 초기 APGC Lab을 지원하는 데 힘쓰기도 했다. 지금까지 학교와 소통하며 인턴십을 꾸준히 운영해 왔던 것처럼 앞으로도 우리대학과의 교류를 확대하기 위해 노력할 계획이다. 아우토크립트 뿐만 아니라 다양한 동문 기업이 후배들을 돕는 데 관심이 많은 만큼, 학교와 학생들도 동문 기업과의 협력에 관심 가져주기를 바란다.
우리대학 총동창회장과 AGPC 회장 등 동문 사회 진흥을 위해 꾸준히 헌신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무엇인가.
우리대학 동문 사회는 누군가 깃발을 들면 다른 동문들이 나서서 잘 도와주는 분위기다. 호응도 좋고 적극적으로 도와주는 동문들이 많아 힘을 낼 수 있었다. 행사를 준비하고 인적 교류를 유지하는 것이 쉽지는 않았지만, 동문 사회에 정서적 유대감이 깔려 있어 즐겁게 총동창회장 역할을 맡았다. 학부 시절 작은 캠퍼스에서 친구들과 서로 돕고 함께 성장했던 기억이 생생해 여전히 학교에 큰 애정을 가지고 있다.
마지막으로 우리대학 후배들에게 조언 한마디 부탁한다.
우리대학만큼 도전하기 좋은 환경이 없다. 틀에 갇히지 말고, 스스로 한계를 넘어서며 시야를 넓혀야 한다. 하고 싶은 일이 머릿속에 떠오르면 고민하지 말고, 일단 실행에 옮겼으면 좋겠다. 그리고 회복탄력성을 기르는 것도 강조하고 싶다. 재능과 상관없이 좌절해도 다시 일어서는 회복탄력성을 가진 사람들이 사회에 나와 성공한다. 실패는 어렸을 때 되도록 많이 경험해 봐야 한다. 어렸을 때 쉬운 문제에서 한계를 넘어서는 법을 배우다 보면, 나이가 들어서 굉장히 어려운 벽에 부딪혔을 때도 이를 극복할 힘이 생긴다. 마지막으로는 되도록 다양한 사람과 교류할 것을 추천한다. 혼자 조용히 공부해서 성적을 잘 내는 것도 좋지만, 주위 사람들과 대화하며 인사이트를 얻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선배들에게 먼저 다가가 조언을 구하고 도움받기를 주저하지 않았으면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