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대학 졸업생은 무엇을 하고 있을까] 인문사회편
[우리대학 졸업생은 무엇을 하고 있을까] 인문사회편
  • 양지윤, 김태린 기자
  • 승인 2025.09.02 2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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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코너 ‘우리대학 졸업생은 무엇을 하고 있을까’를 통해 우리대학 졸업생의 진로를 전한다.

과학철학자 강규태 동문 - 다양한 관점과 더 넓은 시야로 세상을 바라보자

강규태(생명 12) 동문은 2018년 생명과학과 학사 졸업 이후 서울대 과학학과 박사과정을 밟으며 과학적 인식의 기초를 철학적으로 탐구하는 학문인 과학철학 연구를 진행 중이다. 과학과 철학이란 상반되는 두 학문의 새롭고 신선한 조화를 통해, 이공계 중심인 우리대학에서 인문계 진로를 향한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한다.

▲과학철학자 강규태(생명 12) 동문
▲과학철학자 강규태(생명 12) 동문

우리대학에서 이공계 학문을 전공했지만, 인문 관련 진로를 결정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원래부터 다양한 분야에 호기심이 많았고, 폭넓게 공부하는 것을 좋아했다. 생명과학과 실험 수업, 이론 수업 등을 수강하던 중, 성격이 실험과 분석보다는 앉아서 책을 읽거나 이론을 학습하는 데 더욱 잘 맞는다고 생각했다. 특히 인문학 공부를 할 때 흥미를 느꼈고, 철학에 관심이 많았다. 전공이 과학인 만큼 과학과 관련된 철학, 즉 과학철학에 자연스럽게 관심을 가지게 됐던 것 같다.

과학철학만이 갖는 매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과학과 철학 모두를 이해할 수 있는 사람들은 많지 않다. 하지만 과학철학을 통해 두 학문을 모두 균형 있게 공부할 수 있고, 결국 그 공부의 의의는 상반된 두 학문 사이 타협점을 찾아 사람들에게 새로운 시각을 제공할 수 있다는 것으로 생각한다. ‘과학 전공자와 철학 전공자 모두에게 본인의 전공을 신선한 관점에서 바라볼 수 있도록 중심에서 도울 수 있다는 점’이 바로 과학철학만의 매력이다.

철학적 관점에서 바라본 과학과, 과학적 관점에서 바라본 철학은 하나의 학문만을 공부할 때와 어떤 점이 다른가?

과학만 공부하다 보면, 세상에 존재하는 많은 문제의 해답이 과학이나 기술로 귀결될 것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대다수다. 그 예시로 환경오염 문제를 생각해 보자. 대부분의 이공계 연구자는 환경오염 해결을 위해 친환경 기술이나 시스템 개발에 열중할 것이다. 그러나 현대의 문제는 기술적 측면, 사회적 측면 등 모두를 고려해야 해결할 수 있는 복합성을 가진다. 이때 철학적 시선의 도움을 받아 과학을 바라보면, 여러 갈래로 해결책을 바라보는 것이 더욱 수월해진다. 또한 과학은 일직선으로만 발전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와 늘 함께 나아간다는 점을 생각해야 한다.

철학도 마찬가지다. 철학적 문제를 고민할 때 이미 과학에서 연구된 이론들이 해답을 내놓는 데 큰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 현재 인간의 ‘개념’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데, 인지심리학, 실험심리학 등의 과학 이론이 해당 문제를 다룰 때 도움이 되는 경우가 많다. 철학에서 인간의 감각, 인식과 같은 문제를 고민할 때도 생명과학 개념과 연결되는 경우가 많아, 철학과 과학은 상호 간 도움이 되는 관계라고 생각한다.

과학철학자로 이루고 싶은 궁극적인 삶의 목표가 있다면?

‘사람들이 다양한 방향으로, 더욱 깊이 생각할 수 있도록 돕는 과학철학자’가 되고 싶다.

너무나 자명한 사실로 알려진 ‘유전자가 정보를 담고 있다’라는 문장은, 사실 철학적 시선으로 바라보면 완전히 분명한 문장이 아니다. ‘유전자’, ‘정보’와 같은 단어를 과학자들이 각각의 의미를 부여해 다르게 해석할 여지를 남기고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과학 개념을 철학적으로 분석해 보고, 숨은 전제를 밝혀내며 과학이 밝힌 내용을 더욱 깊고 완전히 이해할 수 있도록 돕고 싶다. 철학을 공부할 때도 마찬가지다. 과학적 디테일을 통해 철학 연구의 의미를 더욱 깊게 알아갈 수 있기에, 양쪽 모두를 아는 것은 다양한 방향으로 시야를 확장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따라서 단순한 연구만 잘하는 사람이 아닌, 대중들과 동료 과학자, 철학자들에게 과학철학 공부를 통해 얻은 인사이트를 잘 ‘전달’할 수 있는 사람이 됐으면 한다.

우리대학에서 인문 관련 진로를 꿈꾸는 후배를 위해 전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무엇인가?

연구중심대학인 우리대학이 인문 관련 공부에 있어 다소 어려운 환경인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지나고 보니, 이공계 중심 환경에 있었던 시간이 굉장히 귀하고 고유한 경험이었다고 생각한다. 이공계 연구자들이 과학과 사회를 바라보는 관점이 어떠하고, 그런 관점이 어떻게 형성됐는지 바로 옆에서 지켜볼 수 있는 특별함을 가질 수 있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우리대학만이 가진 장점을 즐긴다면 인문 관련 진로로 나아가더라도 자신만의 특별한 정체성을 형성하고, 학문을 다른 사람들보다 더욱 다양한 관점으로 바라볼 기회로 삼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우리대학 학생들에게 한 마디 부탁한다.

어떤 분야든 마찬가지이지만, 한 가지만 공부하면 그 관점에 매몰될 위험이 크다. 우리대학은 연구중심대학인 만큼 그런 문제에 상대적으로 더 취약하다고 생각한다. 그럴수록 더욱 여러 관점을 보려고 노력하면 좋겠다. 생물을 관찰할 때 어떤 현미경을 쓰느냐에 따라 보이는 것이 달라지는 것처럼, 다양한 관점을 갖추고 시야를 넓히며, 그렇게 얻은 관점을 활용할 수 있는 사람이 됐으면 좋겠다.

양지윤 기자 cozyoony@


과학 커뮤니케이터 강솔빈 동문 - 도전을 두려워 마라

▲과학 커뮤니케이터 강솔빈(화공 14) 동문
▲과학 커뮤니케이터 강솔빈(화공 14) 동문

강솔빈(화공 14) 동문은 화학공학과 학사 졸업 이후 현재 과학 커뮤니케이터로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대중에게 다소 낯설 수 있는 주제인 과학을 쉽고 친근한 언어로 풀어내며, 과학과 대중을 잇는 가교 역할을 하고 있다.

우리대학에서 이공계 학문을 전공했지만, 인문 관련 진로를 결정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원래는 연구직을 희망했었다. 입학했을 때는 박사와 해외 박사후과정도 고려했다. 그러던 중 3학년의 단기 유학이 전환점이 됐다. 단기 유학을 위해 휴학을 하고 새로운 경험을 하는 것이 하나의 계기가 됐다. 민속촌에서 알바하면서 과학 상식들을 관람객들에게 말하는 역을 맡았었는데 이게 과학 커뮤니케이션의 첫 시작이었다고 생각한다. 단기 유학은 싱가포르에 있는 싱가포르 국립대(National University of Singapore)로 갔었다. 싱가포르 국립대에서 인문과 예술 분야의 사람들을 만나며 새로운 지평을 넓힐 수 있었다. 이후 ‘내 연구를 소개합니다’를 통해 연구하는 것도 재미있지만, 과학을 재미있게 표현하는 데 카타르시스를 느꼈다. 이를 계기로 잘하는 것과 재밌는 것을 합치기 시작했다.

과학 커뮤니케이션이 대중과 소통하는 여러 매체 중 주로 어떤 방식으로 대중과 소통하는가?

오프라인을 선호하되 온라인 또한 병행한다. 오프라인을 위해 온라인 매체들을 홍보 수단으로 이용한다. 과학 커뮤니케이션은 어느 정도의 인지도가 필요한 직업이다. 이를 위해 온라인 매체들을 이용해 홍보하고, 오프라인을 주무대로 활동하고 있다. 오프라인에서 사람들과 직접 만나서 함께 활동하고 깊게 소통하는 것을 지향한다. 현재는 과학 테마의 방 탈출을 제작하고 있다. 과학 관련 커뮤니티 또한 이용한다. 과학 커뮤니케이션 분야의 종사자 간 커뮤니티와 과학에 관심 있는 대중들이 모인 커뮤니티를 운영한다. 이런 커뮤니티를 이용해 온라인에서 활발히 소통하며, 오프라인에서 대면 활동을 진행한다.

대중과 과학 사이에서 과학 커뮤니케이터가 하는 역할은 무엇이고, 그 지향점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과학 커뮤니케이터는 사람들에게 과학이라는 분야에 대한 흥미를 심어주는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과학이 누군가에겐 거부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고, 멀게 느껴질 수도 있다. 대중들에게 과학은 먼 곳에 있지 않다는 것을 심어주고, 흥미를 불러일으키는 것이 과학 커뮤니케이터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즉, 과학에 대한 대중들의 벽을 무너뜨리는 것이 우리의 역할이다. 크게는 대중들에게 과학의 중요성을 부각해 정부에서 수립되는 과학 관련 정책들에 대해서도 어느 정도의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하게 하는 것, 대중들의 과학에 대한 인식을 변화시키는 것이 과학 커뮤니케이터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개인적인 과학 커뮤니케이터로서의 지향점은 대중들에게 과학이 재밌는 것으로 남게 하는 것이다. 사람들에게 과학이 계속 재밌는 요소였으면 좋겠다. 정말로 과학적인 지식뿐 아니라 과학의 어떤 부분들을 전달할 것인지, 또 어떤 부분은 벽을 부술 것인지 등 여러 방면에서 과학의 재미를 대중들에게 전하고 싶다.

우리대학에서 인문 관련 진로를 꿈꾸는 후배를 위해 전하고 싶은 조언이 있다면 무엇인가?

우리대학의 시스템 자체는 연구자를 길러내기 위한 것에 최적화가 돼 있다는 생각이다. 인문 계열 수업들도 대다수는 과학에 뿌리를 두고 있다. 보편적인 학생은 인문에 대해 꿈꾸기도 쉽지 않은 환경이다.

나의 경우, UGRP(학부생 연구프로그램)에서 연세대 재학생들과 함께 팀을 꾸릴 수 있었다. 긱블에서 만났던 연세대 친구들과 큰 규모로 UGRP를 진행했었는데 과학과 인문의 융합이 가능하다는 경험을 할 수 있어 좋았다. 더불어 IT융합공학과에 재미있는 수업이 많았다.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것이 인문이라고 완벽하게 말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인문과 관련해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주는 느낌의 수업이었다.

우리대학에서 인문 관련 진로를 진학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많은 것을 포기하는 길이다. 그러나 우리가 가진 이점을 살려 훨씬 큰길로 나아갈 수 있도록 용기를 내면 좋겠다.

마지막으로 우리대학 학생들에게 한 마디 부탁한다.

무언가에 도전하고 싶은데 망설이는 학생들에게 과거의 내가 듣고 싶었던 말을 전하고 싶다.

“실패하면 돌아오면 되니까 과감히 도전해라. 용기를 가졌으면 좋겠다”

김태린 기자 lucy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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