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대학 졸업생은 무엇을 하고 있을까] 창업편
[우리대학 졸업생은 무엇을 하고 있을까] 창업편
  • 이주형, 이이수, 정혜정 기자
  • 승인 2025.04.23 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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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로메카 박종훈 동문, 젠젠AI 조호진 동문

본지는 앞으로 인터뷰 코너 ‘우리대학 졸업생은 무엇을 하고 있을까’를 통해 우리대학 졸업생의 진로를 전할 예정이다.

 

뉴로메카 박종훈 동문 - 성공을 위해선 끊임없이 배워야 한다

▲뉴로메카 박종훈(기계·학88·석92·박94) 대표
▲뉴로메카 박종훈(기계·학88·석92·박94) 대표

뉴로메카 박종훈(기계·학88·석92·박94) 동문은 우리대학 2기(88학번)로 입학해 기계공학과의 △학사 △석사 △박사 학위 취득 후 한국로봇융합연구원과 포항지능로봇연구소의 연구원 생활을 했다. 이후 심랩에서 기술이사로 근무하다 지난 2013년 뉴로메카를 설립했다. 뉴로메카는 올해로 13주년을 맞았으며, 한국 로봇 산업을 이끄는 기업 중 하나로 평가받고 있다.

뉴로메카에 대한 소개를 부탁한다.

뉴로메카는 산업용 로봇 팔을 주로 만든다. 더불어 △산업용 로봇 △자율 이동 로봇 △비전 센서 등 다양한 AI 기술을 통합한 자동화 사업도 진행한다. 로봇 플랫폼과 핵심 부품, 자동화 솔루션을 모두 직접 만들고, 자동화 구독 서비스, 원격 유지 보수 및 모니터링에 이르기까지 자동화 사업 전체를 운영하고 있다. 또한 다양한 도메인에서 고도화된 솔루션을 만들어 제공하며, 제조 분야와 푸드 테크 분야 등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우리대학 대학원 졸업 후 취업과 창업을 경험해 본 입장에서, 각각의 특징은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먼저 무엇이 본인과 적합한지를 검토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현재 창업을 장려하는 분위기가 있기도 하지만 창업에 대해선 굉장히 신중하게 판단했으면 좋겠다. 대부분의 스타트업이 기술적인 부분 이외에서 문제가 발생해 사업을 이어 나가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 만큼, 창업은 연구자로서의 역량뿐 아니라 다양한 역량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수익 창출 부분에서는 경영자로서 관리 역량이 많이 요구된다. 이런 면에선 자기가 아는 것을 과감히 버릴 줄 아는 사람이나 인문학·사업적 감각을 겸비한 사람, △과감한 결단 △모험 △도전에 익숙한 사람들이 적합할 수 있다.

취업 분야는 일반적으로 두 가지 방향이 있다. 잘 알려진 스타트업과 대기업 취직으로, 모두 장단점이 존재한다. 그리고 다른 옵션으로 뉴로메카와 같이 스케일업 단계에 있는 기업이 있다. 스타트업의 큰 불안정성은 어느 정도 넘어섰지만, 완전히 안정화되지는 않은 기업에서는 여러 가지 도전을 하는 스타트업의 분위기와 회사의 성장을 위해 어떤 관리가 필요한가를 모두 배울 수 있다. 이런 환경에서 경험을 쌓는 것도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연구 역량 이외의 창업에 필요한 능력을 발전시키기 위한 방법은 무엇인가?

가장 중요한 부분은 ‘꾸준히 학습하고 새로운 것을 배우는 역량’이라고 생각한다. 학교에선 전공 지식을 습득하지만, 기업을 성장시키기 위해선 다양한 지식이 필요하다. 이미 기업 성장에 대한 많은 양의 사회과학 논문 결과와 책들이 있다. 기업을 어떻게 성장시키고 여러 사업 분야를 어떤 식으로 배분할 것인지를 알고 싶다면 관련 자료를 통해 꾸준히 학습하고 스스로 익혀야 한다. 뉴로메카도 ‘자신과 회사를 위한 끊임없는 학습’을 핵심 가치 중 하나로 삼고 있다.

학습하려면 자신이 이미 알고 있는 것들을 잊을 수도 있어야 한다. 내가 아는 것이 전부가 아니라는 점을 알고 새로운 것을 누구보다 빠르게 학습할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 본인의 경우, 책을 계속 보고 직원들과 공유·토의하며 스스로를 성장시켰다.

창업을 준비하고 진행하는 과정 중 어려웠던 점이나 좋았던 점이 있다면 무엇이었는가?

창업을 기획하게 되면 투자자로부터 필수적으로 받는 질문이 있다. △국제 △국내 △중국에서 최고의 기업들과 어떻게 경쟁해 나갈 것인지에 관한 내용이다. 이에 대한 대답은 기술의 우수성을 설명하는 것이 아니다. 사업을 진행하면서 우리가 가진 경쟁력과 관점을 입증해야 한다. 이와 같은 질문은 구두로 설명할 수 없고 직접 보여야 하기에 많은 어려움을 겪기 마련이지만 그 과정에서 나름의 재미를 느낄 수 있다.

또한 기업의 성장 과정에서 높은 성장률을 기록해 가며 의미 있는 경험을 얻는다. 뉴로메카의 최대 신조는 초고속 성장이고, 이에.. 대한 기조는 예측·확장 가능한 성장이다. 그렇기에 이를 어떻게 확보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이런 부분은 조금씩 실적이 쌓임으로써 올바른 방향으로 진행하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다. 반면 수익과 관련해서는 여전히 갈 길이 멀다고 느껴진다. 수익은 기술보다 경영·관리에 직결되는 요소다. 뉴로메카 역시 경영 혁신에 큰 노력을 기울이며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지길 기대하고 있다.

창업 과정 중 현장과 고객의 요구를 파악하고 생태계를 선도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가?

뉴로메카는 Business-to-Business(이하 B2B) 모델을 주력으로 하는 기업이다. 그렇기에 고객 기업을 상대로 기술력을 보여주는 것이 우선순위가 아니다. 고객 기업이 가진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음을 보여야 한다. 이는 기술 기반 창업 기업이 약점을 보이는 부분으로, 고객의 요구사항을 정확히 청취해 그에 대한 기술지원을 제공해야 한다. 그렇기에 틈새시장을 통해 초기에 고객을 유치하고, 그에 대한 끊임없는 지원을 유지하는 것이 성공을 향한 길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대학 구성원들과 공부하고 있는 후배들에게 조언을 부탁한다.

우리대학은 구성원의 유대감에 기반한 네트워크가 잘 형성돼있다. 수많은 동문이 △기업 △금융 △학계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다. 이 네트워크를 잘 활용하고, 지속적으로 확장해야 한다. 또한, 자신의 분야 외에도 열린 사고방식을 가지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어떤 조직을 가더라도 그를 운영하고 성과를 내는 과정에서 △인문학적 △사회과학적 △경영·관리적 측면의 학습은 필수적이다. 자신의 시간 중 10%만이라도 투자한다면 많은 부분을 배울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우수한 연구를 기반으로 지역사회와 국가 경제에 이바지할 방법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 단순히 성과를 내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사회적 관점에서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을 고민하는 것이 엔지니어로서, 리더로서 성공하는 길이라고 생각한다.

이주형 기자 jhlee23@
이이수 기자 lys13500@

 

젠젠AI 조호진 동문 - ‘기술’보다 중요한 건 ‘어떤 문제를 해결할까’

▲젠젠AI 조호진(컴공·학03·통07) 대표
▲젠젠AI 조호진(컴공·학03·통07) 대표

젠젠AI 조호진(컴공·학03·통07) 동문은 2007년 학사 졸업 이후 석박 통합 과정을 통해 2015년 박사 학위를 받았다. 박사 과정 동안 영상 복원과 이미지 화질 개선을 연구했으며, 어도비 포토샵 개발팀에서 박사 인턴으로도 근무한 바 있다. 2014년에는 포스텍 동문과 함께 웨어러블 구글 글래스에 들어가는 경량화된 AI 모델을 개발했다. 이후 자율주행 기술을 개발하던 중, 창업을 결심하게 되면서 젠젠AI를 설립하게 됐다.

젠젠AI에 대한 소개와 창업을 결심하게 된 계기에 관해 설명 부탁한다.

자율주행 기술을 개발하면서 독일 자동차 업체의 ADAS(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 양산 프로젝트에도 참여했다. 이때 AI 개발에서 고품질 학습 데이터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였다. 특히 유럽 기업들이 특정 동물이나 도로 환경에 대한 상황에 대한 학습 데이터가 부족해 AI 모델을 만드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창업한 것이 지금의 젠젠AI다. 생성형 AI를 활용해 학습용 합성 데이터를 만들고, 데이터 수집의 어려움을 해결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개인적으로도 오랫동안 기술을 개발하면서, 내가 만든 기술을 직접 시장에 내놓고 사업적으로도 성과를 내고 싶다는 생각이 컸다. 첫 직장에 들어갈 때도 창업과 취업 사이에서 고민을 많이 했고, 그때는 빠르게 성과를 낼 수 있다는 회사 측의 제안을 보고 취업을 선택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결국 나만의 무언가를 해야겠다’라는 생각이 확고해졌고, 그 결정이 젠젠AI 창업으로 이어졌다.

창업 과정 전반에 관해 설명 부탁한다.

창업 아이템을 정하는 데만 1년 정도 걸렸다. 수십 개의 아이템을 고민하며, 내가 개발한 기술에 고객이 실제로 돈을 지불할 의사가 있을지를 중요한 기준으로 삼았다. 아이템을 구체화한 뒤, 네이버의 투자사인 D2SF에 콜드 메일을 보냈다. 2주가 지나 연락이 왔고, 온라인으로 미팅을 진행했다. 당시 나는 아직 회사도, 팀도 없는 상태였다. 대략적인 아이템과 창업 의지를 전하자, 네이버 측에서 ‘투자 검토를 받기 위해 준비해야 할 3가지’를 알려줬다. △회사 설립 △팀원들의 참여 시점 △회사 소개 자료였다. 이 세 가지를 차근차근 준비했고, 법인 설립 후 네이버 측에서 다시 연락이 왔다. 마침 모든 준비가 끝난 상태였고, 두 번째 미팅을 거쳐 결국 투자를 받게 됐다. 투자와 함께 네이버 신사옥 내 스타트업 공간에 1년간 무상으로 사무실도 제공받을 수 있었다. 그렇게 젠젠AI는 첫걸음을 내딛게 됐다.

창업을 하면서 느낀 장점과 겪었던 어려운 점에 관해서 설명 부탁한다.

창업의 가장 큰 장점은 내가 하고 싶은 일을 주도적으로 할 수 있다는 점이다. 하지만 훨씬 많은 어려움이 뒤따랐다. 개발자 시절에는 좋은 결과물을 만들어 내는 데 집중했다면, 창업 이후에는 다양한 사람들과의 관계가 훨씬 중요해졌다. △직원 관리 △투자사 대응 △고객과의 소통 등 하나하나가 낯설고 어려웠다. 아이템 선정부터 시작해 정부 지원 사업 신청, 투자 유치 등은 모두 처음 경험하는 일이었다. 사회에는 정말 다양한 사람들이 있고, 이해관계가 충돌하는 상황도 빈번했다. 특히 투자사나 정부 지원 사업 심사위원들과 대화할 때는 발표 준비를 철저히 해야 했고, 때로는 까다로운 피드백도 감내해야 했다.

지난 세미나에서 CES 2025 혁신상 수상과 매출 성장 등 여러 성과가 인상 깊었다. 이런 성과를 이룰 수 있었던 핵심적인 요인이나 전략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핵심 전략은 ‘기술’이 아닌 ‘문제 해결’에서 출발하는 것이다. 기술을 먼저 개발하고 고객을 찾는 것은 어렵다. 고객이 겪는 실제 문제를 먼저 파악하고, 이를 해결할 수 있는 기술을 만드는 방식이 훨씬 효과적이다. 최근에는 한국항공우주산업(KAI)과 비공개 방산 기업으로부터 총 120억 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 방산 AI를 만들 때 고객이 겪는 문제를 정확히 짚어내 해결한 것이 긍정적인 인상을 준 것 같다. 또한 고객과의 신뢰를 쌓는 소통도 중요하다. 가격 조정 등 유연한 대응을 통해 관계 중심의 접근을 했던 것도 좋은 반응으로 이어졌다.

젠젠AI가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고자 하는지, 중장기적인 비전이나 계획에 관해서 설명 부탁한다.

‘합성 데이터 하면 젠젠AI’라는 인식을 만드는 것이 목표다. 우리가 만든 합성 데이터가 실제 AI 개발에 효과적이라는 것을 입증하고, 이를 통해 개발 비용을 낮춰 더 많은 사람들이 AI의 혜택을 누릴 수 있게 하고 싶다. 현재는 국방 분야에 집중하고 있다. 최근에는 무기 개발에도 AI가 핵심 기술로 활용되면서, 국방 AI 분야에서 굵직한 발자취를 남기고자 한다. 특히 저출산·고령화에 따른 병력 부족 문제를 AI로 보완하는 사회적 과제에도 기여하고 싶다. 향후에는 유럽 자동차 산업을 타깃으로 해외 진출도 계획하고 있다. 독일을 중심으로 한 유럽 시장에 자율주행용 데이터를 공급하는 것이 목표다.

마지막으로 우리대학 구성원들에게 한 마디 부탁한다.

최근 하이닉스 출신들이 창업한 스타트업의 기업 가치가 10조 원을 넘었다는 기사를 봤다. 우리대학도 이런 창업 사례가 더 많이 나오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물론 학교 규모가 작고, 인원이 많지 않지만, 사회에 나가보면 우리대학 동문이 일을 정말 잘한다는 걸 실감하게 된다. 실제로도 서로 많이 도와주고, 연결돼 있다는 것이 큰 강점이다. 이런 탄탄한 네트워크를 잘 활용하면 충분히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더 자신감을 가지고 도전해 봤으면 좋겠다.

정혜정 기자 hj0402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