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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이란 ‘느껴 일어나는 마음’ 또는 ‘사랑이나 친근감을 느끼는 마음’으로 정의된다. 특히 한국 사회에서는 이런 사전적 정의를 넘어 개인 간 관계뿐만이 아닌 사회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개념이다. 과거 한반도의 풍습인 품앗이도 ‘정’의 일종이다. 가족노동이 모든 노동방식의 기초인 소농 경영의 현실에서 부족한 노동력을 타인과의 노동력 차용 및 교환으로 해결하고자 한 데서 비롯됐다. 필요한 노동력을 타인에게 빌려 쓰고 이에 대한 답례로서 합당한 노동력을 제공하는 것이다. 품앗이는 강한 공동체성에서 출발했는데, 단순히 노동력의 교환이 아닌 상호부조에 의한 규율이다.현대 사회에서 ‘정’은 어떨까. 요즘 대두되고 있는 사회 문제는 넓게 보면 대부분 ‘정’과 관련된다고 본다. △젠더 분쟁 △정치극단주의 △세대 갈등 △지역 갈등과 같이 자신이 속한 집단 내에 국한되는 ‘정’의 발현으로, 소득 양극화와 같은 사회적 불평등은 점진적인 계층 사이의 공감과 소통을 방해하는 요소라 할 수 있다. 이익 추구가 우선인 자본주의 사회의 특성상 사회적 연대가 약화되고 이기주의가 발현돼, 자신 혹은 집단의 이익만 우선시하는 것이 현실이다.좀 더 자세히 살펴보면, 이에 영향을 미친

78오름돌 | 이이수 기자 | 2024-03-22 18:25

교보문고 광화문점을 방문하고자 길을 걷고 있던 나는 한 글귀 앞에서 걸음을 멈췄다. ‘사람은 책을 만들고 책은 사람을 만든다’이 문장을 마주치자 고등학교 시절 스스로 던졌던 질문 하나가 생각났다.우리는 부모님과 전문가들로부터 책의 장점에 대해 들어왔다. 하지만 나는 자동차가 기능을 하기 위해선 연료가 있어야 하는 것처럼 책을 읽고자 하는 의지가 있어야 비로소 책의 가치를 느낄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렇다면 그 의지는 어디에서 비롯하는가? 나아가 우리는 왜 책을 읽는가? 그리고 나는 왜 책을 읽는가? 이것이 바로 내가 스스로 던졌던, 독서를 대하는 태도에 큰 변화를 줬던 질문이었다.어릴 때 부모님을 따라 읽기 시작했던 책은 시간이 흐르며 인생의 큰 부분을 차지해 갔다. 중고등학교 쉬는 시간이면 도서관에서 책을 빌리고 자습 시간마다 책을 읽곤 했다. 하지만 언젠가부터 고전 문학을 읽어도 책의 주제를 파악하지 못하고, 과학 서적을 봐도 시간이 지나면 잊어버리는 나 자신을 보며 내가 정말 책을 통해 얻는 것이 있는가라는 불안감에 빠져들게 됐다. 사실 고전 문학을 분석하며, 책의 많은 내용을 기억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당시 나는 책을 많이 읽으면서 아는 것

78내림돌 | 이주형 기자 | 2024-03-22 18:24

한 사회가 잘 작동하기 위해서는 전문가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고도의 과학화기술화전문화가 진행되고 있는 현대 사회에서 과학기술적 전문지식은 공적 의사결정에서 필수 불가결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사회의 중요한 공적 의사결정을 오로지 과학 전문가들에게 맡겨야 하는가? 과학기술적 전문지식을 탐구하는 행위 그 자체는 가치중립적인 행위이지만, 사회의 공적 의사결정은 정치적 행위이다. 전문가들이 자신의 전문지식을 바탕으로 사회의 공적 의사결정 과정에 참여하는 순간 전문가들의 의사결정은 과학적 논리만이 아니라 정치적 논리의 지배를 받는다. 우리 사회를 지배하는 정치적 논리의 핵심은 민주주의이다. 전문가주의는 본질적으로 민주주의와 대립과 긴장의 관계에 놓여있다. 전문가들에 의한 공적 의사결정을 주장하는 전문가주의는 모든 사회 구성원이 공적 의사결정에 동등하게 참여할 권리가 있다는 민주주의의 핵심 가치와 충돌하기 때문이다. 동등한 참여라는 민주주의의 핵심 가치로 인해 비과학적인 ‘잘못된’ 결정이 내려져 공동체에 해로운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생각할 수 있는데, 이는 ‘중우정치’라는 이름으로 고대 아테네에서부터 현재까지 꾸준히 제기되어온 민주주의의 약점이다. 자기 스승이

사설 | times | 2024-03-22 18:22

만화/만평 | times | 2024-03-22 18: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