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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이사회는 현재 우리대학이 세계 최정상급 연구중심대학으로의 도약을 위한 전환기를 맞고 있다고 평했다. 이런 전환기에 포스텍의 총장으로 선임되신 배경과 앞으로의 과업에서 최우선으로 둘 가치가 무엇인지.많은 축하 인사 중에서, 어느 분이 이제 한국에도 하나쯤은 있어야 하는 ‘제대로 된 대학’을 만들어 보라고 말씀하셨다. 이상하게도 그 말이 꽂혔다. 여기서 말하는 제대로 된 대학이란 학문적인 태도가 생생하게 살아 숨 쉬는 환경에서 교육과 연구를 통해 우수한 학생을 배출해 국가에 환원하는 곳이다. 분명 우리나라에도 좋은 대학이 많지만, 아직 부족하다고 생각되는 점이 있다면 대학 전체를 통해 생동하는 학문적 분위기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많은 연구자가 연구 그 자체보다는 연구비에 대해, 논문의 질보다는 저널에 관심이 큰 것 같다. 이는 우리나라가 압축 성장을 거듭하는 과정에서 객관적인 업적을 보여주는 지표를 중시하는 분위기로부터 유래됐지만, 그것이 본질이 되면 안 된다. 학생들은 지적 성장의 실현이 최우선 목표여야 할 텐데, 대부분이 빠른 취업, 학점 관리 등의 단기적인 목표에 집중하고 있다. 제대로 된 대학에서는 ‘나’라는 인간이 가진 타고난 지적 역량과 성품을

인터뷰 | 손유민 기자 | 2023-09-06 12:04

연일 계속되는 흉악범죄에 더 이상 대한민국도 안전하지 않다는 시민들의 우려가 증폭되고 있다. 지지난달부터 △신림역 칼부림 사건 △서현역 칼부림 사건 △신림동 공원 강간살인 사건 등 불특정 대상을 향한 ‘묻지마 범죄’가 연쇄적으로 발생했다. 이와 함께 범죄 예고성 게시물은 지난달 21일 기준 경찰이 본격적으로 단속을 시작하며 약 400건 이상을 확인해 총 192명을 검거했고 이 중 20명을 구속했다. 검찰청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살인율은 2021년 기준 10만 명당 0.5명으로, OECD 회원국 평균 살인율인 2.6명보다 매우 낮은 수치다. 하지만 최근 발생한 일련의 사건들로 인해 시민들은 불안감에 떨고 있다. 이번 사태에서 눈여겨볼 특징은 대다수 범죄가 ‘묻지마 범죄’라는 것이다. 묻지마 범죄는 이상 동기 범죄 혹은 동기 없는 범죄라고도 불리며, 동기와 대상이 명확히 정해지지 않은 채 일어나는 범죄를 의미한다. 신림역 칼부림 사건 이후 벌어진 대다수 사건이 이에 포함된다. 묻지마 범죄는 근본적 해결이 어렵고, 범죄자들은 대부분 사회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는 특징이 있다. 이런 탓에 묻지마 범죄는 범죄 중에서도 대응하기 까다로운 범죄로 꼽힌다. 한편 일각에서는

사회 | 김윤철, 이재현 기자 | 2023-09-06 12:00

지난달 새만금에서 열린 세계 스카우트 잼버리와 관련해 수많은 문제가 제기되면서, 행사가 끝났음에도 이를 둘러싼 비판과 논쟁이 끊이지 않고 있다. 세계 스카우트 잼버리는 세계스카우트연맹이 주최해 4년마다 열리는 세계 최대 규모의 청소년 야영 축제로, 이번 제25회 세계 스카우트 잼버리는 지난달인 8월 1일부터 12일까지 전라북도 부안군 새만금에서 개최됐다. 우리나라는 행사의 시작에 앞서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 지원 특별법을 공포하고 2023 새만금 세계 스카우트 잼버리 조직위원회(이하 조직위)를 출범시키는 등 행사 준비를 위해 노력했다. 하지만 축제 시작 전부터 부족한 행사 준비 상황이 드러나면서 많은 이들의 우려를 샀으며, 개최 이후에도 다양한 문제가 발생해 국내외 언론 및 대중의 비판을 피할 수 없었다.잼버리의 개최에 앞서 가장 문제가 됐던 것은 새만금 잼버리 부지의 침수 문제였다. 장마 기간 집중 호우로 인해 대회장이 침수됐다. 그러나 잼버리 부지가 본래 농경지로 조성됐으며 축제 이후 야영장의 철거가 예정돼 있어 근본적인 해결이 어려운 상황이었다. 이에 따라 외곽 배수로를 파고 내부 배수로 및 간이 펌프장을 설치해 물 빠짐을 돕고자 했으나 이는

사회 | 김윤철, 오유진 기자 | 2023-09-06 11:59

다양한 분야에서 사용되는 광학현미경광학현미경은 이공계 학생들에게는 매우 익숙한 과학 장비다. 렌즈로 광학적 이미지를 확대하는 간단한 원리이기에 니콘이나 올림푸스 같은 유명 카메라 회사가 아니더라도 여러 중소기업에서 일반인을 위해 간단한 형태의 광학현미경을 판매한다. 따라서 고등학교는 물론 초등학교와 중학교 과학실에서도 광학현미경을 쉽게 접할 수 있고, 작은 대상을 관찰하는 데 흥미가 있는 사람들은 약 10만 원 대의 광학현미경을 구매해 사용하기도 한다. 일반인의 호기심을 해소하기 위한 목적 외에도 광학현미경은 많은 과학자가 필수로 사용하는 장비다. △물리학 △화학 △신소재 과학 등 작은 물질이나 분자를 연구하는 대부분 분야에서 현미경을 사용한다. 특히 생명과학 분야처럼 작은 세포나 생체분자를 연구하는 과학자들에게는 마치 안경처럼 필수 불가결한 장비로 사용된다.광학현미경은 빛이 가지는 고유한 성질 중 하나인 회절 현상에 의해 공간분해능이 결정된다. 성능이 매우 좋은 대물렌즈를 이용할 때 사용하는 빛의 파장 혹은 반 파장 정도의 길이가 공간분해능이 된다. 가시광선 영역의 빛을 사용할 때 대략 500nm 정도라고 생각하면 된다. 그러면 여기서 한가지 궁금증이 생긴

학술 | 박경덕 / 물리 부교수 | 2023-09-06 11:57

아기들이 늘 쌍둥이로 태어나 평생 한 ‘켤레’를 지어야만 하는 마을에서 고고는 홀로둥이로 태어났다. 고고는 다른 홀로둥이인 노노와 함께 살게 되지만, 병을 앓던 노노가 마을을 떠나면서 고고 또한 마을을 떠나야만 했다. 그런데도 ‘홀로’라는 두려움에서 서로를 구했다는 이유로 고고는 그 엉망을 이해해보려 노력한다.책 ‘고고의 구멍’은 빠른 호흡으로 고고의 강단 있는 여정을 서술한다. 북반구의 습지와 협곡, 남반구의 지도리, 마지막으로 새들의 땅까지. 드넓은 세상으로 나아간 고고는 처음 느껴 본 변화의 범위와 세기에 압도됐다. 낯섦에 대한 고고의 깨달음은 두려움이 되고, 두려움은 고향에 가고픈 그리움을 일깨우기도 했다.더 큰 시련은 ‘어느 날 가슴에 난 구멍’이었다. 처음에 고고는 구멍에 꼭 맞는 무언가를 찾으려 조바심을 냈다. 구멍이 자신을 끝나지 않을 법한 울음과 증오에 차오르게 만든다고 생각했기에, 상처뿐이 남았다. 그러다가 땅에 뚫린 크레이터를 보고 자신의 구멍을 떠올리며 ‘망울’의 크레이터를 메우는 협곡인들을 찾아간다. 협곡에서 고고는 비비낙안을 만나 ‘어떤 상처도 남의 도움으로만 아물지는 않으며, 스스로 아무는 것’임을 배운다. 지도리에서는 소인족인 금

포스테키안의픽 | 손유민 기자 | 2023-09-06 11:54

누군가에게 내 소개를 할 때 “저는 열유체를 연구하는 기계공학과·원자력공학과 소속의 교수입니다”라고 소개한다. 여기서 나의 전공을 대표하는 말은 ‘열유체’인데, 솔직히 말하면, 20년 전의 나는 저런 단어가 세계에 존재하는지도 몰랐다. 지금의 내가 20년 전의 내게 답하자면 ‘열유체’라는 건 ‘열이라는, 우리가 흔히 느끼는 뜨겁다 혹은 차갑다의 기준이 돼주는 에너지를 전달하는 액체 혹은 기체 상태의 유체 전달’을 의미한다고 이야기하겠지만, 이런 추상적인 설명이 20년 전의 내게 이해가 될지는 잘 모르겠다. 참고로 나는 20년 전에 우리대학에 진학하고자 하는 고등학생이었고, 몇 년 후에는 실제로 그 목표를 이뤄 아주 만족스럽게 대학 생활을 시작할 수 있었다. 본인이 고등학교 때까지 원하던 어떤 목표가, 대학에 들어와서 실제로 배워보니, 그저 존재하던 그 분야에 나 자신이 무언가 판타지를 만들어 좇아온 허상이었다는 것을 깨닫기 전까지는 말이다.사람들이 깨는 순간이 가끔 있다. 책상에 엎드려 자다가 책상을 발로 차면서 깨듯이, 적당한 습도와 시원한 온도를 만끽하면서 귓속에서 나오는 리듬을 타고 달리던 가운데에 갑자기 멈춰 서듯, 그렇게 갑자기 깰 때가 있다. 아주

노벨동산 | 조항진 / 기계 부교수 | 2023-09-06 11:52

‘여러분의 꿈은 무엇인가요?’라는 질문을 한 번쯤 들어봤으리라 생각한다. 나도 나를 소개하는 항목에서 흔하게 봤던 문장이었다. 나는 아무 생각 없이 ‘돈을 많이 벌어서 해외여행을 많이 다니는 것’이라고 적어왔다. 그런데 이번 여름방학에 초등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칠 일이 있었는데 질의응답 시간에 다음과 같은 질문을 받았다. “선생님은 꿈이 어떻게 돼요?” 초등학교 아이들의 순수하고 호기심 많은 수많은 질문 중 가장 나의 말문을 막히게 하는 질문이었다. 평소와 같이 ‘돈을 많이 벌고 싶다’는 것을 꿈으로 말하기에는 아이들이 실망할 것 같았고 기대하는 답변이 아닐 것 같았다. 나도 거창하고 멋있어 보이는 꿈을 말하고 싶었다. 하지만 문득 내가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 무엇을 하며 살고 싶은지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급하게 “유명한 공학자가 돼 돈을 많이 버는 것이야~”라고 마무리를 지었다. 집에 가는 길에 많은 생각이 들었던 것 같다. 어렸을 적에는 방송 PD, 작가, 연예인, 의사, 사육사 등 되고 싶었던 것도 많고 하고 싶었던 것도 많았던 것 같다. 지금의 나는 내가 무엇을 좋아하고 잘하는지, 미래에는 어떤 것을 하고 싶은지에 대해 알지 못한다. 어쩌면 답

지곡골목소리 | 박지윤 / 전자 21 | 2023-09-06 11:51

학교에서 생활하다 본가에 가면 큰 변화를 체감하는 생활 습관 중 하나가 쓰레기 배출이다. 학교에서는 가까운 쓰레기통에 버리면 그만이지만, 집에서는 쓰레기통이 가득 차면 밖에 나가서 분리배출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학교 쓰레기 배출 문화는 집보다는 편하고 너그럽게 느껴진다. 하지만 지구온난화를 넘어 ‘끓는 지구’ 시대라는 말이 나오는 만큼, 쓰레기 배출은 어디에서나 엄격하게 이뤄져야 한다.‘배달 음식 쓰레기로 뒤덮인 우리대학, 분리배출 문제 심각’을 읽고 주요 쓰레기 배출 장소의 지저분한 모습이 떠올랐다. 나 또한 쓰레기 더미 위에 젠가를 올리듯 쓰레기를 얹은 적이 종종 있다. 전날 밤에는 넘치던 쓰레기통이 다음날 마법같이 비어 있으니 정말 편리하지만, 매일 아침 쓰레기를 분리하시는 청소노동자분들을 보면서 우리가 누리는 편리함 뒤에는 보이지 않는 노고가 있음을 되새기게 된다.대학 측에서 쓰레기통 포화 지역에 추가 쓰레기통을 비치한다는 것은 반가운 소식이다. 그러나 기사 설문조사에서 언급됐던 학생 이용시설의 분리배출 정보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방안이 필요할 것이다.기사에 사용된 사진에도 나타나듯이, 플라스틱류 쓰레기의 대부분은 페트병이나 카페

독자리뷰 | 정유진 / 컴공 21 | 2023-09-06 11:50

지난 7월 21일부터 대한민국에는 칼부림사태가 다발적으로 일어났다. 우석대 배상훈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이번 칼부림 사태를 “심리적으로 불안한 개인이 억누른 자신의 분노를 이번 계기로 모방 범죄화한 것이다”라며 원인에 대해 분석했다. 칼부림 사태의 첫 사건이 도화선이 되긴 했으나 그 본질적인 원인은 ‘심리적으로 불안해진 개인’에 있다는 것이다. 세상은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빠른 발전은 편리함을 비롯한 많은 이점을 가져오지만, 이를 누리는 사람에게도 빠름을 요구한다. 풍요로워진 만큼 성공의 기준은 높아졌고, 소통이 원활해진 만큼 남과 자신을 비교하며 살게 됐다. 통계청에서 진행한 조사에 따르면 경제가 발전할수록 역설적으로 청년에게는 생계에 대한 고민이 더 많이 나타났다고 한다. 그러다 보니 요즘 사회에서 20대는 불안함의 가운데 있다. 스스로 설 자리가 불안하다 보니 타인을 배려하는 것이 아닌 나만을 위해 사는 것을 중요시하는 경향을 보인다. 그렇게 다수가 스스로만을 위하게 되면 개인은 심리적인 고립감과 불안감을 느껴 더욱 자신만을 위하게 되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커진 불안함은 급박함과 과격함으로 이어지기 쉬우며 이것이 표현, 행동으로 드러난 결과가 지금의 사

78오름돌 | 고평강 기자 | 2023-09-06 11:48

자존감이라는 것은 무엇일까? 어떤 이는 나를 사랑하는 정도라 하고, 어떤 이는 내가 나를 대하는 자세라 한다. 저마다 다른 자존감의 기본적인 차이는 ‘자신을 어떻게 평가하는가?’에 달려 있다. 자존감은 우리의 인생을 아울러 우리가 하는 △말 △행동 △판단 △선택 △감정 등 모든 방면에 영향을 준다. 어떻게 보면 ‘정신 건강의 척도’라고 할 수도 있겠다.나는 살아오면서 수많은 좌절을 겪었지만, 지금도 기억에 남는 일들은 크게 두 가지가 있다. 중학교 1학년 첫 시험과 고등학교 입시 실패다. 중학교 1학년 때는 이전에 경험해 보지 못한 첫 정기고사가 실시됐는데 좋지 않은 성적을 거뒀다. 초등학생 때는 공부에 대한 자신감이 있었고 중학교 공부도 비슷하겠거니 생각했던 나는 그 당시 처음으로 자기 자신에 대해 의심이 생겼다.이를 극복할 수 있게 해준 원동력은 단순하게도 그 다음에 본 시험, 즉 2학년 1학기 중간고사였다. 이전과 달리 한 달의 기간 동안 계획을 세워 시험을 대비했다. 그 결과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었고, 이후 시험공부에 필요한 기간이 어느 정도인지 파악하고 점점 효율적으로 공부해 3학년 때는 고등학교 입시 준비로 거의 시험 준비에 시간을 들이지 못하

78내림돌 | 이이수 기자 | 2023-09-06 11:48

올여름 영화 흥행의 압도적 1위는 미국의 이론물리학자이자 ‘원자폭탄의 아버지’, 로버트 오펜하이머의 삶을 다룬 ‘오펜하이머’다. 영화의 원작은 2006년 출판된 ‘아메리칸 프로메테우스: 로버트 오펜하이머 평전’이다. 프로메테우스는 고대 그리스 신화에서 올림포스의 신들 이전에 존재했던 티탄족으로 ‘먼저 보는 자’라는 이름만큼이나 완벽한 예지력을 가졌다. 그는 신들의 불을 훔쳐 인간들에게 가져다준 걸로도 모자라 미래를 알려달라는 제우스의 부탁을 들어주지 않은 죄로 영원히 바위에 묶인 채 간을 쪼아 먹히는 형벌을 받았다. 프로메테우스는 이러한 자신의 운명을 미리 내다보고도 인류의 생존을 위해 기꺼이 자기 간을 내주었을 것이다.평전의 저자들은 미국인들에게 핵무기를 안겨주고도 소련 간첩으로 몰려 온갖 수모를 겪어야 했던 오펜하이머를 프로메테우스에 비견했다. 하나 프로메테우스는 신으로부터 처벌받은 대신 인간들로부터는 숭배받았지만, 오펜하이머를 처벌한 건 그로부터 핵무기를 받은 인간들이었다. 그러나 어쩌면 그를 영원히 괴롭혔던 진정한 형벌은 공직을 박탈한 청문회나 그의 등 뒤에서 벌어진 배신과 암투가 아니라 형언할 수 없이 무거운 죄책감과 무력감이었을 것이다. 1945년

사설 | times | 2023-09-06 11:46

만화/만평 | times | 2023-09-06 11: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