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77호 ‘산책 한번 하지 않으실래요?’를 읽고
제377호 ‘산책 한번 하지 않으실래요?’를 읽고
  • 김현호 / 화학 13
  • 승인 2016.11.09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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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의 리뷰를 쓰기에 앞서, 필자는 전직 포항공대신문 기자임을 밝힌다. 그렇기 때문에 신문이 발행되는 모든 과정을 현직 기자만큼이나 이해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이는 다시 말하자면 신문을 읽을 때 내용뿐만 아니라 형식상 문제점도 눈에 들어온다고 할 수 있다. 또한, 퇴직 기자에게 있어서 후배들의 실수를 찾는 일은 꽤 흥미로운 일이다. 5면의 캠퍼스 기사를 다루기에 앞서, 눈에 띄는 몇 가지 문제점을 짚어보고 싶다.
우선, 1면 TOP 기사부터 큰 문제가 있다. 대통령이 나온 첫 사진의 화질이 매우 낮다. 이는 신문의 얼굴에 해당하는 1면에 큰 오류가 있는 것이다. 또한, 가로세로 퍼즐의 경우 퍼즐 문제의 윗부분이 조금 잘려있다. 그뿐만 아니라 14면에서는 ‘일흔여덟 오름돌’의 영역이 ‘형산만평’과 겹친다.
위와 같은 문제점들은 사소하지만, 신문의 ‘격’을 높이는 데 큰 역할을 한다. 실수가 없는 신문일수록 독자들에게 신뢰감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러한 문제를 차치하고서라도 신문의 격을 높여준 훌륭한 기사가 있다. 바로 캠퍼스 면의 ‘산책 한번 하지 않으실래요?’라는 기사다. 이 기사가 훌륭하다고 하는 이유는 단 한 가지다. 바로 ‘발로 쓴 기사’이기 때문이다. 3년 전, 대구·경북 기자들이 모였을 때 한 이야기가 있다. 바로 ‘발로’ 쓴 기사가 훌륭한 기사라는 것이다. 이는 우스갯소리로 들릴 수 있지만 기자 모두가 동의한 사실이다. 발로 쓴 기사는 다시 말하자면 ‘기자가 깊이 있게 취재를 한 기사’라고 할 수 있다. 단순히 책상에 앉아 전화나 인터넷을 통해서 취재한 것이 아니라, 기자가 직접 발로 뛰며 만들어낸 기사다. 이러한 기사는 기자의 열정을 보여주기 때문에 신문의 격을 높여준다.
이 기사가 발로 쓴 기사라는 것은 쉽게 알아볼 수 있다. 이 기사에서는 우리대학 근처 3개의 산책 코스를 설명한다. 이 설명 속에는 사진이 포함되어 있는데, 모두 기자가 직접 촬영한 사진으로 보인다. 이것만 보더라도 기자의 열정을 확인할 수 있다. 날카로운 시각이 담긴 기사가 아니지만, 기자의 노고가 깃든 의미 있는 기사다. 또한, 매우 가벼운 소재지만 포스텍 학생이기에 쓸 수 있으며, 포스텍 학생들을 위해서 쓸 수 있었던 기사다. 곧 단풍이 물들기 때문에 시기도 매우 적절했다고 볼 수 있다.
그렇다고 문제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우선, 각 코스를 설명하는 캡션에서 ‘코스 1’의 경우 띄어 썼지만 ‘코스2’와 ‘코스3’은 띄어 쓰지 않았다. 이는 통일성에 어긋난다. 또한, 각 코스를 걸으면서 찍은 사진들이 경로를 명확히 설명하기엔 무리가 있다. 특히 화살표로 경로를 설명한 다섯 번째 사진의 경우, 철문이 잘 보이지 않을뿐더러 길의 경계도 확실히 구분할 수 없다. 또한, 앞서 말했지만, 확실히 ‘가벼운’ 기사다. 캠퍼스의 문제점을 다루거나 교내의 중대 정책 등을 다루는 기사들보다는 확실히 가벼운 소재다.
위와 같은 문제점을 안고 있지만, 여전히 좋은 기사다. 이러한 기사를 쓴 후배들을 칭찬해주고 싶다. 더군다나 곧 부장 기자 혹은 편집장이 될 정기자가 직접 발로 뛰며 쓴 기사자이기에 더 큰 칭찬을 보내주고 싶다. 앞으로도 이렇게 ‘발로 쓴 기사’가 넘쳐나는 포항공대신문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