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술 - 흡착기술
학술 - 흡착기술
  • 노창현 박사/ 한국원자력연구원, 허윤석 교수 / 인하
  • 승인 2016.06.01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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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루시안 블루 이용한 오염물질의 효율적 제염
방사성 세슘은 우라늄의 핵분열 과정에서 얻어지는 방사성 물질이며, 베타선 붕괴와 강한 감마선 붕괴를 일으키는 원소로써, 자연 상태에서는 존재하지 않았으나, 핵실험과 원자력발전에 의해 인공적으로 발생된 원소이다. 강력한 감마선으로 암세포를 죽이기 때문에 병원에서 자궁암 등의 치료에 사용되기도 하지만, 정상 세포가 방사성 세슘에 노출될 경우 암 등을 유발할 수 있는 인체에 치명적인 방사성 물질이다. 인체에 흡수되면 배출이 잘되지 않고, 주로 근육에 고농축 되는데 골수암이나 폐암 등 각종 암을 비롯해 인체 내의 백혈구를 감소시켜 백혈병을 유발할 수 있다.
2011년 일본에서는 지진의 여파로 지진해일이 발생하였고, 이 때문에 후쿠시마 다이치 원자로가 블랙아웃 상태에 빠지게 되었고 원자로 내부의 온도 제어를 통제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 하여 고온, 고압의 원자로가 폭발하는 사고가 발생하였다. 이 원자로 사고로 인하여 940 TBq의 방사성 세슘이 환경에 노출되었으며 방사성 세슘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과 이를 제거하기 위한 관심이 커졌다. 특히 방사성 세슘은 반감기가 30.2 년에 이르며 인체 내에서 칼륨이온과 유사한 체내 거동을 보이기 때문에 인체 내에 흡수될 경우 장기와 근육에 쉽게 축적되며, 생물학적 반감기는 110일 정도 소요된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 인해 방사성 세슘에 오염된 물은 자생정화 능력으로는 긴 시간이 필요하므로 효율적인 제거 방법과 흡착제 연구의 필요성이 대두하고 있다.
제염은 방사능 오염물질을 제거 또는 저감시키는 것이다. 제염은 물리적, 화학적, 전기화학적 방법을 사용한다. 물리적 제염은 가볍게 쌓인 오염물을 제거하는 초음파 세정이나 고압수세정, 연마재 등을 내뿜는 블라스트법 등이 있다. 큰 면적의 제염대상물에 작업효율도 높다. 다만 물리적 제염에서는 사용한 물이나 연마재 등의 2차 폐기물이 많아지는 경향이 있다. 화학적 제염은 오염물을 산, 알칼리, 킬레이트제 등으로 녹여 내는 것이 많다. 또 제염제를 거품이나 겔상태로 해서 제염대상물에 부착시키는 기술도 있다. 화학적 제염은 복잡한 모양의 제염대상물에도 제염액이 접하면 제염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방사성 폐액이 발생하고 제거 처리 시간이 비교적 길어지는 문제가 있다. 전기화학적 제염은 일반 산업계에서 금속표면연마기술로서 사용돼 온 전해연마기술이다. 비교적 단시간에 높은 제염 효과를 얻을 수 있는 것이 큰 특징이다. 그러나 전해연마기술도 화학적 제염기술과 같이 전해액으로 화학약제를 사용하기 때문에 방사성 폐액이 발생하는 문제가 있다.
본 기고에서는 화학적 제염제로 사용하고 있는 방사성 세슘에 대한 선택적 흡착능력이 있다고 알려진 플루시안 블루(Prussian blue)의 구조와 세슘 이온의 제거와 흡착 메커니즘에 관해 설명하고자 한다.
플루시안 블루는 상업적으로 구매 가능한 파란색을 띄는 염색용 시료이다. 플루시안 블루는 알칼리 양이온에 대한 선택적 흡착이 가능한 소재로 알려져 있으며, 특히 방사성 세슘을 제거하는 데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 사고 이후 플루시안 블루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였으며, 최근 방사성 세슘 흡착소재에 관련된 논문에 많이 사용 되고 있다.
플루시안 블루는 균일한 면심 입방 격자구조로 되어 있으며, 이상적인 구조는 FeIII:[FeII(CN)6]4-=1:1 구조를 갖고 있다. 메탈이온은 시아노 그룹으로 연결되어 있어서 양이온을 흡착시킬 수 있는 격자 공간이 존재한다. 용해성 플루시안 블루는 격자 공간 안에 K+이온들을 포함하고 있으며, 불용해성 플루시안 블루는 물 분자를 포함하고 있다. 기본 골격인 FeII-C-N-FeIII 결합거리는 5.1 Å이며, 정육각형 구조로 결합되어 있다. 플루시안 블루에 대한 알칼리 금속 이온과의 흡착 성능은 알칼리 금속 이온의 수화상태의 크기와 관련이 있다. 따라서 알칼리 금속 이온의 흡착능력은 Cs+≫ K+≥ Na+으로 차이가 생기게 된다. 이는 알칼리 금속 이온 중 플루시안 블루의 격자 구조 크기에 잘 맞는 이온 반경을 갖는 이온과 흡착력이 크게 나타난다. 알칼리 금속의 이온반경 크기는 Cs+(1.19)<K+(1.25)<Na+(1.84Å)이며, Cs+의 이온 반경이 가장 작고 플루시안 블루의 격자 구조에 잘 맞아 흡착력이 높으며, 이는 플루시안 블루가 세슘을 선택적으로 흡착하는데 이점이 있다고 말할 수 있다. 플루시안 블루 격자 구조 내부는 물 분자가 배위 결합하여 채워져 있어 친수성 특성을 띄고 있다. 수화된 세슘 이온은 플루시안 블루 내부의 친수성 공간에 흡착되기 쉽고, 또한 세슘 이온이 플루시안 블루 내부 공간에 트랩이 되면 FeIII 이온의 배위결합 되어 있는 물 분자의 양성자 교환으로 세슘이 제거된다. 양성자 교환 방법으로 Cs+ 이온을 효과적으로 플루시안 블루 내부의 격자 구조에 흡착시킬 수 있게 된다.
플루시안 블루의 선택적 세슘 흡착 메커니즘에는 물리적/화학적 특성이 있음을 확인하였다. 플루시안 블루의 구조를 분석하여 물리적 흡착 메커니즘을 확인하였고, 결론적으로 균일한 면심 입방 격자 구조에 양이온의 흡착을 할 수 있으며 격자 구조의 크기에 의해서 세슘의 흡착 효율이 경쟁 양이온들에 비하여 높게 나올 수 있음을 확인하였다. 또한, 화학적 흡착 메커니즘으로 격자구조 내부의 물 분자들에 의해 수화된 세슘 이온들이 흡착되기 쉬우며, 이때 양성자 교환 메커니즘에 의해 세슘이 격자 구조 내부에 흡착될 수 있음을 확인하였다. 따라서 플루시안 블루의 물리적/화학적 흡착 메커니즘의 시너지 효과에 의해 다른 양이온들에 비해 세슘이 흡착능이 높은 특성이 있는 흡착제임을 확인하였다.
본 기고에서는 플루시안 블루의 세슘 이온을 선택적으로 흡착할 수 있는 특성을 확인하였고, 이는 격자 구조의 크기에 의한 세슘 이온의 선택적 흡착 능력 증가와 양성자 교환 메커니즘에 의한 세슘 이온의 고정화로 설명이 가능하며, 이를 통해 효과적으로 세슘 이온을 흡착 및 제거할 수 있음을 설명하였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방사성 세슘의 흡착 및 제거에 관심을 갖게 되며 플루시안 블루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으며, 효율적인 흡착소재를 만드는 데 플루시안 블루가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