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연재 5 - 우리대학 동문 창업자 인터뷰
인터뷰 연재 5 - 우리대학 동문 창업자 인터뷰
  • 김휘 기자
  • 승인 2016.03.24 12: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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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일과 사람 인코퍼레이티드
본인 및 회사 소개
(주)일과 사람 인코퍼레이티드(일과 사람 inc.) 의 공동창업자로서 대표이사를 맡은 창의IT융합공학과 통합과정 12학번 신기영이다. 우리 회사에서 개발한 웹 사이트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beemeal’의 운영을 총괄하는 일을 하고 있다. ‘beemeal’은 벌을 뜻하는 bee와 밥을 뜻하는 meal을 합친 것이면서 동시에 ‘비밀’을 뜻하는데, 벌처럼 열심히 노력하는 취업 준비생들에게 남들이 잘 알지 못하는 꿀과 같은 정보를 전달해 주겠다는 의미가 있다.
우리 회사는 현재 채용 시장의 문제가 기업과 구직자 사이의 부조화(mismatch)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다양한 관점으로 기업을 평가하고, 질문을 통해 취업 준비생들의 특징을 파악한 후 알맞은 회사들을 보여준다. 그러기 위해 약 5천 개 정도 되는 국내 회사들의 데이터를 끊임없이 수집, 분석 및 업데이트하고 있다.

창업 동기
수 세기 전 봉건주의 사회에선 성주가 주인이었다면, 우리가 살아가는 자본주의 시대에서는 기업이 주인이라 생각한다. 과거 유럽에서 좋은 성주를 둔 주민이 잘 살았듯이 좋은 기업을 만들어서 많은 사람에게 행복을 주고 싶었다. 이는 대학 입학 전부터 생각하던 꿈이었다. 이를 이루기 위해 경영학과 학부를 졸업하고 우리대학에 들어온 것이다. 대학원에서 2년 정도 공부하다 보니 마침 세계적으로 창업과 도전에 대해 장려하는 분위기였기 때문에 회사 설립이라는 결단을 내렸다.

창업 과정
우리대학 동기, 지인 몇 명 등과 함께 진행하던 프로젝트가 본격화되면서 창업으로 이어졌다. 정부 사업에서 우수 등급으로 뽑혀 창업 지원을 받은 것과 엔젤 투자자(자금이 부족한 초기 단계의 벤처기업에 투자하는 개인 투자자들)들로부터 투자받은 자금을 기반으로 사업을 시작했다. 우리대학 동문의 인맥 덕분에 벤처캐피털리스트, 컨설턴트 등 다양한 분들로부터 창업에 대한 조언을 받을 수 있었다. 주말마다 포항과 서울을 오가기를 6개월쯤 하다가, 자리가 어느 정도 잡히고 회사에 집중해야겠다 싶어 서울에 아파트를 하나 얻었다. ‘우리만의 작은 연구실’을 만든 것인데, 집이자 사무실인 그 공간에서 모두가 숙식을 같이 하며 일하는 것이 즐거웠다. 1~2년 동안 그렇게 일을 하다가, 학업 등의 이유로 떠날 사람은 떠나고 남을 사람은 남았다. 나는 교수님들에게 양해를 구했고 일을 계속했다.

회사 운영의 어려웠던 점
사람 모으는 게 처음에는 제일 힘들었다. 사람이 부족하다 보니 여러 명이 할 일을 한두 명이 해야 했다. 어제는 디자인 작업을 하고 오늘은 코딩하고 내일은 마케팅할 거고, 이런 식이었다. 시도 때도 없이 상태(mode)를 바꿔야 하는 거다. 많이 힘들었지만, 이 경험을 통해서 다양한 작업을 빠르게 배웠다. 자산으로 남은 것 같다.
또 모든 일을 혼자 할 수는 없으니까 도움을 여기저기 청했는데, 세상이 정말 ‘눈뜨고 코 베어 가는 곳’이라는 걸 느꼈다. 비유하자면 우리는 야생에 버려진 토끼 같은 존재였다. 도와줄 것처럼 다가와서는 우리를 이용해서 자신들의 욕심을 채우려고 하는 맹수들이 주변에 넘쳤다.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의사결정을 내리는 것이 힘들기도 했다. 랩에서처럼 교수님 같은 권위자가 무게 있게 조언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모두 동등한 관계에 있다 보니 의견이 다를 때 의사결정을 위한 토론과 합의 과정이 치열했던 기억이 있다.

포스테키안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
인생을 살아가는 데 있어 ‘의미’나 ‘재미’중 적어도 한 가지는 필요하다고 생각하는데, 우리대학 안에서도 나쁘지 않지만 우리대학 밖에서도 정말 의미 있고 재미있게 할 수 있는 일들이 많다는 것을 알았으면 한다. 한정된 선택지 안에서 목표를 찾기보다는 선택지를 넓히라는 것이다. 나는 ‘beemeal’을 운영하면서 “사람들에게 정보가 이렇게나 부족하구나”라고 느꼈다. “이런 회사가 있는 줄 알았다면 진작 여기 갈걸”이나, “내가 이런 분야에 관심 있는지 몰랐어요”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정말 많다. “당신은 이런 일이 어울릴 것 같은데요”라고 말하면 “어, 그러네요”라고 하는 사람도 많다는 거다. 어떤 인생을 살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빠르고 깊을수록 인생의 성공과 만족, 행복에 더 가까이 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