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 어나니머스
사회 - 어나니머스
  • 명수한 기자
  • 승인 2016.01.01 2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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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나니머스, 마냥 찬양할 대상인가
최근 IS에 대한 선전포고로 어나니머스(Anony mous) 라는 해킹 조직이 유명세를 치르고 있다. ‘익명’이라는 뜻의 어나니머스는, 여러 국제적 사안이 있을 때마다 그에 대한 견해를 표명하고 적대 진영에 해킹을 시도해왔던 국제적인 해커 집단이다. 이들은 스스로를 자유와 사회정의 그리고 각종 차별과 싸우기 위해 움직이는 집단이자 인터넷상의 자경단이라고 칭하고 있다.
여기에 어나니머스가 프랑스에서 있었던 IS의 테러를 비판하고, 아동 포르노 사이트를 공격한 일 등을 두고 이들을 정의의 사도라며 마냥 찬양하는 사람들이 요즘 인터넷상에서 점차 늘어가고 있다. 물론 어나니머스가 행한 일 중에는 테러조직을 방해한다거나 동성애 혐오 조직 공격 등 차별을 없애려는 시도도 있었고 이러한 일들이 어나니머스를 찬양하는 사람들의 정의관에 부합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그들은 절대적인 선이 아니라는 것이고 이러한 해킹에 대한 맹목적인 찬양 역시 바람직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들에 대해 평가를 하기 이전에 우선 어나니머스의 행적에 대해 알아보자. 어나니머스를 찬양하는 이들이 말하는 대표적인 행적을 꼽아보자면 먼저 차별을 없애기 위한 운동으로서 성 소수자들을 옹호하며 성 소수자를 공격하는 사이트들을 해킹한 사건을 들 수 있다. 그리고 사이버 검열과 감시활동에 대한 반대 표현의 일환으로서 어나니머스가 본격적으로 알려지는 계기가 됐던 위키리스크 지지 사건이나 파일 공유 사이트를 차단한 것에 반발하여 미 법무부와 FBI의 웹사이트를 해킹한 사례가 있다. 또 아랍 민주화 시위나 월가 점령 시위 당시 반대 진영에 대한 해킹 공격을 감행하는 등 여러 시위를 지지했던 일도 어나니머스를 정의로운 조직으로 받드는 이들이주목하는 사례이다.
이와는 반대로 법의 선을 넘어섰던 기업 공격 사례로는 세계 각국의 정부 내의 국방 부처와 관련된 보안 컨설턴트 사업체인 부즈 앨런 해밀턴 서버를 공격하여 해킹한 정보들을 공개했던 일이나, 소니가 플레이스테이션 3의 프로그램을 공개한 이를 고발하자 이에 반발하여 소니를 공격한 일 등이 있었다. 이런 여러 기업 공격 사례를 보면 그저 정의를 위해 싸우는 해커조직이라기보다는 해킹으로 원하는 목적을 이루려는 핵티비즘 성향의 집단으로 보는 것이 그들에 대한 전문가들의 지배적인 평가이다.
정치 부분을 포함하여 다양한 분야에서 원하는 바를 이루기 위해 해킹을 했던 이들에게 호의를 품을지, 비판적 감정을 품을지 선택하는 것은 개인의 가치관에 달린 일이다. 다만 많은 사람들이 해커에게 가지는 생각과는 다른 관점에서 어나니머스를 지켜보고 있다. 결국 현재 어나니머스만큼 많은 대중의 지지를 받는 해킹 조직이 없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분명한 건 이들의 모든 해킹 행위가 결코 합법적인 선에서 이루어진 것은 아니란 점이다. 주변의 분위기에 휩쓸리기보다는 어나니머스를 바라보는 시각에서 균형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