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항변화 메모리 (RRAM)
저항변화 메모리 (RRAM)
  • 우지용 (신소재, 박사과정)
  • 승인 2015.09.23 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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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산업은 최첨단 기술을 바탕으로 한 고도의 기술집약 산업이며, 정보화 시대의 발전을 이끌어가는 원동력이다. 1965년 제안된 무어의 법칙에 따르면, 매년 집적회로(IC)는 2배씩 집적도가 증가함을 예측하였는데, 이러한 경향을 지금까지도 유지할 수 있게 된 원동력은 반도체소자의 미세화(Scaling)기술과 공정기술의 혁신에 기인하다. 현재 우리의 삶에 크게 영향을 미치는 컴퓨터, 스마트폰 등의 정보통신기기들을 고성능, 저전력, 적정 가격으로 생산할 수 있는 근거도 반도체 소자의 미세화를 통해 가능해졌고, 그중에서 가장 중요한 메모리 반도체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세계적인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메모리 반도체 미세화의 한계
현재 널리 사용되고 있는 메모리는 트랜지스터 구조를 바탕으로 특정 장소에 전자를 저장함으로써 정보를 기억하는 공통분모를 가지고 있고, 어느 장소에 전자를 저장하느냐에 따라 크게 디램 (DRAM)과 플래시 (FLASH) 메모리로 분류된다. 아래 그림과 같이 메모리 반도체의 크기가 줄어들게 되면, 더 높은 용량을 갖게 되기 때문에 미세화가 집적도 향상에 핵심으로 작용한다. 현재 14nm급 반도체가 대량생산이 되고 있지만, 장기적으로 7nm 이하로 트랜지스터 소자를 줄이는 것은 물리적/기술적 한계로 인식되고 있다. 특히 메모리 반도체의 경우, 저장되는 전자의 개수도 감소하여, 정보를 10년간 안정적으로 저장하는 것이 어렵고, 소자 간의 간격도 줄어서, 인접 소자의 동작 특성에 크게 영향을 받는 단점이 있어서, 새로운 동작 방법을 이용한 반도체 메모리의 개발이 필요하다.

저항변화 메모리: 전자의 저장
대신 원자의 움직임을 이용
기존 3-단자 트랜지스터 구조와 전자를 이용한 정보저장방법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2-단자 소자구조와 원자/이온이동을 이용한 메모리 소자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저항변화 메모리 소자는 간단한 소자 구조 (금속/산화물/금속)를 이용하며, 적절한 전압/전류 조건을 인가하게 되면 저항이 큰 전도가 되지 않는 상태에서 저항이 작은 전도가 가능한 상태로 저항이 바뀌게 된다. 이러한 2가지 저항 상태는 ‘0’과 ‘1’ 차이로 구분되며, 이를 인식하는 메모리 소자를 일컫는다.  물질 내에서 저항이 바뀌는 방법에 따라 상변이에 의한 효과인 PRAM (Phase Change Memory), 스핀의 변화로 인한 MRAM (Magnetic RAM), 그리고 물질 내에서 이온의 움직임에 의한 RRAM (Resistive RAM)으로 세부적인 명명이 구분된다.
그 중 RRAM은 원소주기율표상에 제시된 다양한 금속 물질과의 산소의 산화물 형태 등에서 관찰되고 있어서, 특정 물질에서만 저항변화 현상이 관측되는 다른 저항변화 메모리 소자들의 한계를 재료적인 방법으로 극복할 수 있기에 가장 활발히 연구 되고 있다. 또한, 저항이 변하는 물리적인 원리는 특정 공간에 전자를 저장하는 것이 아니라, 외부 환경에 따라 재료 내에서 원자나 이온의 움직임을 이용한다. 기존의 메모리 소자들과 같이 전자를 저장할 별도의 공간이 필요하지 않기 때문에, 소자의 미세화 가능성이 장점으로 부각되었고, 실제로 많은 문헌에서 10나노미터 급 이하에서도 메모리 특성이 나타남을 보고하고 있다.

3차원 적층형 저항변화 메모리 (3D RRAM) - 소자 집적화의 극한 기술

최근 삼성전자에서는 미세화에 한계로 인한 정체된 메모리 용량을 증가시킬 방법으로, 새로운 수직 구조를 도입하여 세계 최초로 3차원 형태의 메모리 반도체를 발표하였다. 원자들 몇 개로 구성된 메모리 소자를 층층이 쌓아 올리는 방법은 하늘을 찌르듯 우뚝 솟은 초고층 빌딩을 구현하는 것으로, 같은 칩 면적에서 더 높은 용량을 실현한다. 앞서 언급한  대로, RRAM은 간단한 구조로 인한 공정상의 이점이 있기 때문에 3차원이라는 구조적으로 뛰어난 방법을 접목시켜 현존하는 메모리 기술보다 더 향상된 성능을 기대케 한다. 실제로 3차원 형태를 저항변화 메모리 소자에 접목한 결과물들이 인텔/마이크론에서 발표되는 추세라서, 더욱 더 빠른 컴퓨터 하드웨어가 제시될 것이다.


RRAM 기반의 뉴로모픽 소자 - 새로운 컴퓨팅 하드웨어 시스템 제시

미래에는 인간과 유사하게 비정형화된 음성, 영상, 이미지 등 다양한 패턴을 인식하고 스스로 학습하는 기능을 가지는 컴퓨터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기존 컴퓨터의 소프트웨어 기술로 복잡한 패턴 인식 기능을 처리할 경우, 처리속도 및 전력소모가 현저하게 증가하여 휴대장치에 적용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뇌의 시냅스와 뉴런의 기능을 반도체 소자로 구현하여, 기존 컴퓨터와 다른 방식으로 패턴을 인식하는 뉴로모픽(Neuromorphic) 소자에 대한 연구가 IBM, Qualcomm 등에서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2014년 IBM에서 칩당 54억대의 트랜지스터를 이용하여 SRAM 기반의 시냅스 소자를 구현하여, 뉴로모픽칩(TrueNorth)을 개발하여, 패턴인식의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다만, SRAM 기반의 시냅스 소자를 이용한 경우는 집적도 개선 및 아날로그 정보 저장에 어려움이 있어서 소자 구조가 간단하고, 많은 정보를 저장할 수 있는 RRAM 기반의 시냅스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신개념 시냅스/뉴런 소자를 기반으로 한 뉴로모픽 컴퓨팅 시스템이 개발될 경우, 현재 컴퓨터의 기술적인 한계를 뛰어넘어, 정보통신 기술의 새로운 전환기가 구현되리라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