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들의 학생식당 노동기
기자들의 학생식당 노동기
  • 명수한 기자
  • 승인 2015.05.06 1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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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 아침 지저귀는 새소리조차 들리지 않는 4시 반, 학식의 문을 열고 들어오는 사람들이 있다. 흰 모자를 쓰고, 앞치마를 두르고 오늘도 학생들의 맛있는 한 끼를 위해 일하는 그들, 바로 학식 아주머니와 영양사들이다. 최근 ‘학식의 질이 떨어진다’, ‘배달 음식에 비해 장점이 없다’와 같은 학생들의 불만이 있는데, 과연 이들의 생각이 맞는 것인지 확인하고자 직접 학식에서 일일 아르바이트 겸 취재를 하기로 결심했다.
가장 먼저 한 것은 학식 내부를 둘러본 것이었다. 학식이 얼마나 위생적인지 질문을 하자 조리장은 기다렸다는 듯 우리를 창고로 데려갔다. 그곳에는 유통기한별로 비닐로 포장된 재료들이 가득했다. 조리장은 최적의 온도가 유지되는 창고에서 철저한 관리 하에 재료들을 보관하기 때문에 매우 위생적이라고 말했다.
그 다음으로는 영양사들의 역할에 대해 알아보았다.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영양사의 영역인 식단 관리, 메뉴 및 식당 관리 이외에도 식재료 발주, 식수 조사, 염도 관리, 메뉴 개발 그리고 스낵바와 통집 관리까지 매우 넓은 범주를 책임지고 일하고 있다는 것에 놀랐다. 단순히 영양과 식단뿐만 아니라 교내 식당의 행정까지 단 두 사람의 영양사가 책임진다는 점에서 그 무게감을 알 수 있었다.
아침시간 학식 체험의 마지막 부분은 요리하기! 괜히 앞치마를 두른 게 아니란 것을 보여주기 위해 주걱을 쥐어 국을 휘젓고, 부침개를 예쁘게 잘라도 보는 등 아주머니들과 호흡을 맞추어 학식을 직접 만들어보았다. 요리를 만들고 재료를 손질하면서 고생을 하니 우리를 위해 일하시는 분들의 노력과 땀의 가치를 잘 모르고 살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을 마친 뒤 떠나는 나를 향해 손을 흔들며 웃어주시는 직원들을 보며, 매번 밥을 먹을 때마다 감사하다는 생각을 가지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