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동산] ‘소수정예’의 진정한 의미
[노벨동산] ‘소수정예’의 진정한 의미
  • 김장우 / 컴퓨터공학과 교수
  • 승인 2010.11.03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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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필자는 이번 학기에 부임한 신임교원으로서 부임 이후 매우 자주 듣고 있는 단어가 하나 있다. 바로 ‘소수정예’란 단어인데 우리대학의 작은 규모와 상대적으로 우수한 구성원들을 의미하는 것이겠다. 그렇다면 우리대학은 소수정예란 단어에 얼마나 가까운 것일까? 우리는 얼마나 당당하게 우리가 소수정예의 일원임을 강조할 수 있을까? 우리대학이 소규모인 것은 명백한 사실이니 그 구성원들이 얼마나 ‘정예’에 가까운 지에 대한 답을 찾아야 하겠다. 

우리는 얼마나 우수한 과학기술인력인가?

 이 질문은 좀 더 구체적으로 바꿔 볼 수 있다. 우리의 경쟁상대는 국내외의 유수한 명문대학들이니 그들과 비교하면 된다. 그런데 우리의 경쟁상대가 되는 주요 대학들은 우리와 비슷한 수준의 입학생들과 교원들을 가지고 있으므로 우리의 경쟁력을 단순히 입학생의 성적이나 교원의 연구 성과에서 찾기는 어려울 것이다. 한편, 그 구성원의 수준에 차이가 없다면 규모가 작은 우리대학이 규모의 경제라는 측면에선 오히려 불리한 것이 사실이다. 주요 경쟁대학들에 비해 뒤지는 대외인지도 같은 것이 대표적인 약점이겠다. 이런 약점을 고려하면 원래의 질문은 다음과 같이 좁혀진다.

 우리는 구성원의 경쟁력을 얼마나 ‘향상’시켜 정예로 배출하는가?

 그렇다. 우리는 경쟁력의 향상이란 측면에서 비교우위에 서야 하며 그 향상의 정도가 소규모의 약점을 상쇄시킬 정도가 되어야 하는 것이다. 바로 이것이 진정한 정예 여부의 잣대가 되는 것이다. 필자는 우리 대학의 슬로건인 “1%의 영재를 0.1%의 인재로 배출한다”라는 문구를 매우 좋아한다. 그 문구가 우리 대학의 경쟁력의 완성을 의미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즉, 매우 우수한 대규모의 구성원이 존재하더라도 적당한 비율의 구성원만이 우수한 경쟁력을 갖추고 사회에 나간다면 그 집단은 결코 소수정예라 할 수 없다. 상위 0.5%의 학생들이 대거 입학하여 그 중 절반이 0.1%로 향상되어 나가는 것보다는 소규모의 1%의 학생들을 받아 구성원 전원이 0.1%로 향상되어 나간다면 그것은 바로 진정한 소수정예의 완성이 된다. 우리 구성원들 모두가 빠짐없이 우수한 인재, 즉 정예로 거듭나야 한다는 것이다.

 소수정예에겐 그 구성원 한 명, 한 명이 모두 똑같이 소중하다.

 설사 우리대학 내에선 치열한 경쟁으로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더라도 우리대학 바깥에선 여전히 최고의 인재로 인정받도록 해야 한다. 다행히 우리 대학은 소수정예를 지향할만한 역량을 충분히 갖추고 있다. 대한민국에서 수백 명 규모의 학생들에게 학교의 모든 역량을 쏟을 수 있는 곳은 단연 우리 포스텍뿐이다. 재정상태가 매우 우수한 사립대로서 외부의 제약에서 자유롭고, 우수한 구성원들의 생각이 쉽게 응집될 수 있는 우리대학이야말로 바로 소수정예 양성을 위한 최고의 환경을 갖추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한 학년 당 전임교원 대 학생의 비가 대략 1대 1이 된다. 이는 단순계산으로는 학생 1인당 교수 1인의 개인과외가 가능하다는 뜻이다. 우리는 바로 이런 ‘소규모’의 강점을 최대한 이용해 우리의 경쟁력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거기에 요구되는 교원의 역할이 있을 것이고 학생의 역할이 있을 것이다.

 우리대학의 학생들은 그 기회의 중심에 서 있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이 부분에서 특히 학생들이 최선을 다해주었으면 한다. 필자가 보기엔 우리 학생들은 진정한 의미의 소수정예로 자라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개인 지도교수를 정해주어도 부르지 않으면 찾아가지 않는 학생, 오피스 아워를 만들어 주어도 이용하지 않는 학생 -오피스 아워는 교수, 조교에게 개인 과외를 요구할 수 있는 학생 본연의 권리라는 것을 잊지 말자-, 모르는 것이 있어도 물어보지 않는 학생 -학생들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이해가 어려운 수업이 있다면 그것은 교원의 교육법이 틀린 것이다-, 수업에 들어오지 않는 학생, 학교에서 제공하는 연수·연구의 기회를 이용하지 않는 학생, 외국학생들 앞에서 우리말로 이야기하는 학생들은 오직 포스텍만이 제공할 수 있는 최고의 교육과 연구의 기회마저 본인들이 포기해 버린 것이다.

 학생들이 그런 기회를 이용하지 않는다면 우리대학은 소수정예의 교육에 실패할 수밖에 없다.

- 교육과 연구의 주체로서 매일 발전하겠다는 동기를 부여하자.
- 학교가 제공하는 교육ㆍ연구ㆍ국제화의 기회를 최대한 이용하자.
- 그 기회가 부족할 때 원하는 기회를 당당히 요구하자.

 우리대학 구성원 모두가 과학과 국가와 미래를 선도하는 포스텍의 진정한 소수정예임을 당당히 자부할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