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큰 행복
‘받는 사람 / 경북 포항시 남구 효자동 산 31번지 이다감 앞.’ 매일 두근대며 살펴보는 내 우편함에 편지가 한통 와 있다. 올해 초 군대를 간 사촌오빠의 편지다. 잘 지내냐는 인사, 친척들에 대한 안부, 다양한 군대에서의 생활 등 잔잔한 사랑과 관심이 담긴 편지에 괜스레 마음이 따뜻해진다.어릴 때에는 친구들과 편지를 자주 주고받곤 했다. 이때의 편지는 그저 친하다는 증거로 했던 별 내용 없는 반복적인 놀이였다. 그러다가 나이가 들면서 그럴 여유가 없어졌다. 연락할 일이 있으면 문자나 전화로 바로 하면 그만인 것이다. 그렇게 편지하는 것을 잊게 된 것이다.
그러다가 어느새 난 대학생이 되었고, 처음으로 가족과 떨어져 기숙사에서 지내게 되었다. 새로운 환경에 새로운 사람들과의 생활은 흥미로웠지만, 그만큼 날 외롭게 만들기도 했다. 그것은 금세 사라지는 문자나 전화로는 쉽게 없어지지 않았다. 그 때 문득 떠오른 편지. 편지라면 날 위로해 줄 것 같았고, 친구들과 가족들에게 편지를 쓰기 시작했다. 그리고 편지를 받았다는 연락에, 또 돌아오는 답장에 두고두고 행복할 수 있었다. 이렇게 쓰기 시작한 편지는 이제 힘들 때 하는 일상적인 일이 되어버렸다.
많은 시간을 들이지 않아도 된다. 공강 때 잠시 앉아서 써도 좋고, 도서관에서 공부하다가 쉴 때 써도 좋고, 잠들기 전에 침대에 엎드려서 써도 좋다. 이렇게 쓴 작은 편지 하나가 얼마나 큰 힘이 되는 것인지는 한번만 써 보면 누구나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나 아닌 사람들도 오늘은 누군가에게 작은 편지 하나 건넬 수 있길 바라며, 내가 좋아하는 ‘편지 예찬’이란 시의 한 구절을 남긴다.
‘하고 싶은 이야기를 실컷 적어두 되어서 좋다 / 내 말과 마음을 네 목소리로 읽기 때문에 좋다 / 편지를 읽으며 미소 지을 모습을 상상할 수 있어서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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