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보다도 이는 대학 본연의 사명에 충실을 기하는 것이라는 점에서 환영할 만하다. 포스텍의 건학이념에도 명확히 드러나 있듯이, 대학의 사명이 교육과 연구, 봉사에 있음은 물론이다. 이 중에서 대학의 사회봉사란 대학이 대학으로서 해야 할 바를 수행함이 기본이고 그 위에서 좀 더 외연을 넓혀 나가게 마련임을 생각하면, 교육과 연구야말로 대학의 사명을 이루는 두 축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게 된다.
교육과 연구, 연구와 교육은 우선순위를 가릴 수 없는 것이다. 대학 밖에도 다양한 연구 기관이 있다 해서 교육만이 대학 고유의 몫이라고 차별화할 수는 없다. 교육이야말로 사회구성원의 재생산 방식이라는 점에서 사실상 대학의 울타리 안에 갇히지 않는 거대한 기획이기 때문이다. 대학에서의 교육과 연구는 모두 사회 전체 차원의 교육과 연구의 일부이면서 고유하게 특화된 것이라는 점에서 가치를 갖는다.
이러한 ‘고유성’ 및 ‘특화’의 본질적인 특징은, 대학의 교육과 연구란 긴 안목 위에서 기획되며, 어떤 점에서는 자체 목적적으로 수행된다는 데서 찾아진다. 대학교육은 기업체의 신입사원 연수와 명확히 구별되며, 원리적으로도 같아서는 안 되는 것이다. ‘백년지대계’라는 상투적인 말을 떠올리지 않더라도, 대학교육이란 단순한 기능인이 아니라 보편적 교양을 갖춘 전문가로서의 리더를 양성해야 한다는 점에서, 이는 논란의 여지가 없는 사실이다. 대학의 연구 또한 여타 연구소의 연구와 동일시될 수 없다. 눈앞의 이익을 중시해야 하는 경우와 달리 대학의 연구는 보다 긴 안목으로 학문의 발달에 기여해야 한다. 이러한 자세를 견지할 때 궁극적으로 ‘기업과 국가가 소중히 여기는 대학’도 가능해지고 노벨상 수상의 영예도 한걸음 가까워질 것은 물론이다. ‘의미를 위한 탐구에 매진하는 자체 목적적인 대학’을 표방한 드루 파우스트 하버드대 신임총장의 취임사 또한 이와 같은 맥락에서 우리의 공감을 자아낸다.
지난 20년간 우리 포스텍은 ‘연구중심대학’을 표방해 왔고 그에 부끄럽지 않은 성과를 쌓아왔다. 연구 면에서는 교수들의 연구 환경을 부단히 개선하고 연구 의욕을 북돋아주는 한 우리가 세운 목표를 성취할 수 있으리라 여겨진다. 반면 ‘연구중심대학’과 동시에 ‘소수정예교육’이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어 오긴 했으나, 교육 부문에서만큼은 자랑스러운 성과를 낳았다고 하기 어려운 것이 엄연한 사실이다. 학부 졸업생 중 본교 대학원에 진학하는 학생의 비율이 기대만큼 높지 않다는 점만 봐도 이를 부정할 수 없다. ‘1%를 뽑아 0.1%만 배출하는 교육’을 ‘1%를 뽑아 0.1%로 배출하는 교육’으로 발전시켜 달라는 학생들의 요구 또한 교육 방면의 부진을 뼈아프게 돌아보도록 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맞춤형 소수 영재교육’이 표방되고 교육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는 것은 반가운 일이다. 교과의 구성과 운영 방식에 대한 지속적인 고민과 장려책에 더하여, 현재 우리는 지도교수제의 발전 방안에 대한 검토와 기숙사의 교육 기능 모색[Resident College 방안], 의사소통능력 및 리더십 교육의 질적 제고 등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교과교육에 그치지 않고 학생들의 재학 시절에 한정되지 않는 교육 방안을 구축하고자 하는 것이다.
이러한 노력은, 교육 본연의 목적을 좀 더 충실히 이행하는 정도(正道)일 뿐 아니라, 성공적인 학부 교육이야말로 대학원의 우수한 연구 인력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는 가장 적실한 방법이라는 점에서도 매우 소중하다. 포스텍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서는 교육에 보다 힘써야 한다는 사실을, 대학 구성원 모두가 명확히 자각하고 한층 더 노력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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