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 기르기
나무 기르기
  • 김주영 편집장
  • 승인 2006.05.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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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퍼스를 돌아다니며 나무가 참 많다는 생각을 한다. 78계단을 올라와 도서관을 향하면 공학동 옆 잔디밭 둘레에 나무들이 시원스레 심어져 있다. 또한 공학동 사이사이로 키 높은 나무들이 빼곡히 자라고 있으며, 중간 중간에 벤치를 두어 지나가다 잠시 쉴 수 있게 하였다. RIST 후문에 있는 길을 따라 걸으면 마치 나무 넝쿨 아래를 걷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든다. 이렇게 캠퍼스를 걸으면서 어쩌면 나무가 우리대학의 상징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해 본다.
우리대학에는 소망을 담아 나무를 심는 전통이 있다. 학생회관과 공학동 사이 야트마한 언덕에는 나무들마다 조그마한 비석이 있다. 비석에는 매년 졸업하는 학생들이 남긴, 자신과 대학의 발전을 기원하는 문구가 새겨져 있다. ‘드높은 이상의 나래를 펴고’, ‘미래를 향한 또 다른 힘찬 정진’. 문구를 읽으며 당시 선배들이 가졌던 포부를 살펴본다. 이와 함께 우뚝 서 있는 나무를 보며 졸업생들이 사회 속에서 자신의 이상을 키워나가기를 기원해 본다.
대학이 우수한 학생을 양성하기 바라며 나무를 키우는 대표적인 곳이 ‘노벨동산’이다. 1989년 11월, 노벨상 수상자 10여명이 대거 POSTECH을 방문한 기념으로 나무를 심은 것을 시작으로, 해마다 노벨상 수상자들이 방문하면 이곳에 기념식수를 하고 있다. 이렇듯 노벨동산의 나무 한 그루 한 그루에는 인류와 과학의 발전을 위해 열정적으로 연구한 노벨상 수상자들의 정신이 담겨있다. 우리대학 학생들도 그들의 정신을 본받아 열심히 연구하고, 노벨상을 수상할 그날을 고대해본다.
나무는 심는 것 못지않게 건강하게 기르는 것이 중요하다. 캠퍼스의 나무가 시원한 그늘과 쉴 곳을 마련해주고 구성원들의 염원을 지켜줄 수 있는 것은 튼튼한 가지에 푸른 잎이 가득하기 때문 아닐까. 나무를 기르는 과정은 규칙적으로 물과 양분을 주고 정성을 기울여야 하기 때문에, 어렵지만 나무를 심었던 그 의도를 살리기 위해서는 이러한 노력을 게을리해서는 안된다.
우리대학은 지난 4월 10일 2020년에 세계 20위권 연구중심대학으로 진입하겠다는 의지를 담아, 비전을 선포했다. 비전을 달성하기 위한 계획 수립과 준비를 땅을 고르는 과정에, 비전 선포를 나무를 심는 것에 비유할 수 있을 것이다.
이제 우리는 ‘세계 20위권 대학’이라는 나무를 기르기 시작했다. 대학은 이를 위해 체계적으로 계획을 세우고 실천하고 있다. 국제적인 학회와 포럼을 개최하기 위해 국제관 건설에 착공했고, 프로세스 혁신 TFT를 조직하여 낙후된 행정 시스템을 개선하고 있다. Summer Session 인원을 100명에서 150명으로 늘리고, 학생연구프로그램에도 많은 학생이 참가하도록 지원하는 등 학생의 질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나무를 우리가 원하는 키보다 더 높게 기르기 위해서는 꾸준한 관찰과 노력이 필요하다. 지금의 노력이 비전을 달성하는 그날까지 지속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