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금 낮추고 좌석 늘린 KTX-SRT, 10년 경쟁 끝내고 하나로
요금 낮추고 좌석 늘린 KTX-SRT, 10년 경쟁 끝내고 하나로
  • 김범준 기자, 유영주 기자
  • 승인 2026.10.07 2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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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연휴를 맞아 포항역에서 서울행 KTX에 올라타는 시민들의 모습
▲추석 연휴를 맞아 포항역에서 서울행 KTX에 올라타는 시민들의 모습

 

서울이 본가인 김승현(반도체 25) 학우는 한 학기에 열 번 정도 서울행 열차에 탑승한다. 김 학우는 본가와 가까운 수서역에 정차하는 SRT를 주로 이용하며, 한 번 왕복에 교통비로 약 10만 원을 지출한다. 김 학우가 꾸준히 느낀 불편함은 SRT 편수가 적다는 점과 매번 KTX와 SRT 두 앱을 따로 켜서 금액 및 시간을 비교해야 한다는 점이었다. 그러던 지난달 1일, 10년 만에 KTX와 SRT가 하나로 합쳐졌다. 앞으로 서울행 열차의 이용 빈도가 높은 우리대학 학생들의 교통편 이용에 어떤 변화가 찾아올까.

 

KTX와 SRT가 합쳐지게 된 배경

한국철도공사(이하 코레일)의 독점으로 인한 서비스 품질 저하 우려 속에, 2016년 12월 SRT가 운행을 시작하며 이후 10년 동안 코레일과 SRT의 운영 회사인 SR이 경쟁하는 체제가 유지됐다. 경쟁 구조는 시간이 지나며 이용객의 불편으로 번져갔다. 두 서비스가 독립적으로 예매 앱을 운영하는 만큼 이용객은 열차 편을 따로 검색해야 했고, 같은 노선을 두 회사가 중복으로 운행하며, 수요가 몰리는 수서역에서는 좌석 부족과 같은 문제가 발생했다. 이런 지적이 이어진 가운데, 지난해 12월 국토교통부는 △코레일 △SR △노동조합 △소비자단체 등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을 반영한 고속철도 통합 계획을 발표했다.

이에 힘입어 지난 2월부터 KTX와 SRT가 서로 출발역을 바꿔 운행하는 교차 운행이 시범적으로 시행됐다. 상대적으로 좌석이 많은 KTX 열차를 수서역에서 운행하며 기존의 좌석 부족 문제를 완화했다. 5월에는 KTX와 SRT 차량을 연결해 운영하는 중련 운행 시범이 이어졌고, 지난달 1일부터 본격적인 통합 운행이 시작됐다. 아직 두 공기업이 완전히 합병된 것은 아니다. 국토교통부는 올해 말까지 기관 통합을 비롯한 완전한 통합을 계획했지만, 현재는 열차 운영과 예매 플랫폼만을 합친 운영 통합 단계다. 조직 수준의 완전한 통합은 노사 협의 및 법적 절차를 거쳐 진행될 예정이다. 한편, 일각에서는 이번 통합이 10년 동안의 경쟁 체제를 독점 체제로 만드는 정책이라는 우려도 제기됐다.

 

통합 후 무엇이 달라졌을까

가장 먼저 체감되는 변화는 요금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기존 KTX 운임은 SRT 수준으로 조정돼 평균 10% 가량 낮아졌다. 코레일의 마일리지 제도도 수서역을 오가는 노선까지 확대돼 결제 금액의 5%를 적립할 수 있고, 임산부·청년 할인 등 두 회사가 따로 운영하던 할인 제도도 이용자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합쳐졌다. 이용 가능한 운행 수와 좌석 또한 늘었다. 주중에는 379회에서 402회, 주말에는 431회에서 457회로 운행 수가 늘었다. 이에 하루 기준 주중 약 1만 5,000석, 주말 최대 약 1만 7,000석이 추가 공급된다. 특히 수서행 열차 좌석은 기존보다 약 30% 늘어난다. 내년부터는 기존 기존 차량 대비 편성당 약 90석이 많은 신규 고속철도 차량 31편성을 차례대로 도입한다. 이에 더해 정부는 평택~오송 구간 2 복선화 등 기존에 진행되던 철도 인프라 확충과 연계해 운행 횟수와 좌석 공급을 늘려갈 계획이다. 이 외에도 KTX와 SRT를 별개의 앱에서 비교해야 했던 불편 역시 개선됐다. 기존 SRT 차량은 ‘KTX-산천’이라는 이름으로 운행되며 통합 앱 ‘코레일+’ 하나만으로 서울역과 수서역 출발 열차를 구분 없이 조회하고 예매할 수 있어 편리해졌다. 우리대학 구성원 또한 변화를 체감하고 있다. 통합 이후 서울역-포항 하루 3회, 수서-포항 4회 등 하루 총 7회 증편이 이루어졌다. 고속열차를 자주 이용하는 심준수(전자 24) 학우는 “새로 출시된 통합 앱이 UI, 편의성 등의 측면에서 개선됐다고 느꼈고, 마일리지와 가격 정책 변화 또한 유의미하게 느껴진다”라며 긍정적인 경험을 전했다.

 

앞으로 남은 과제는 무엇일까

이번 통합으로 이용객 편의는 개선됐으나 풀어야 할 과제도 남아 있다. 가장 관건이 되는 부분은 경쟁이 사라진 후에도 서비스 수준이 유지될 수 있느냐이다. 독점시장이 되면 혁신 유인이 줄고 서비스 품질이 하향 평준화될 수 있으며, 장기적으로 운임 인상 및 공급 축소 등이 나타날 가능성도 있다는 우려가 있다. 안전 또한 핵심 과제로 대두됐다. 두 개 이상의 열차를 연결해 달리는 중련 운행 및 다른 노선의 두 열차를 특정 역에서 분리 혹은 연결하는 복합 운행 등 새로운 운행 방식이 늘어나는 만큼 이에 맞는 안전 체계를 정착시켜야 한다. 정부와 코레일은 기관사 교육·훈련, 중련 운행 연결·분리 작업 등을 통합 전후로 합동 점검하고, 연말까지 비상 대응반을 상시 운영하기로 했다. 재정 부담도 뒤따른다. 요금을 낮추고 좌석을 늘리는 동시에 운영 효율을 확보해야 하기 때문이다. 조직 통합 역시 진행 중이다. SR 직원은 기존 근로조건을 유지한 채 코레일에 고용승계 됐고, 코레일은 SR 업무를 별도로 관리하는 ‘통합 사업관리 부문’을 최대 3년간 운영하며 1년 뒤 평가를 거쳐 운영 기간을 정한다. 이에 대해 한국교통대 이장호 교수는 통합 관련 세미나에서 “통합 이후에는 차량 운영률을 높이고 서비스의 다양성과 혁신을 유지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라며 운임 현실화와 건설 부채 상환 구조 재검토 등 제도 개선이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KTX와 SRT 통합으로 요금과 좌석, 예매 방식 등 이용객이 직접 체감할 수 있는 변화가 시작됐다. 다만 10년 가까이 이어진 경쟁 체제가 사라진 만큼, 이번 통합이 일시적인 혜택에 그치지 않고 꾸준한 서비스 개선으로 이어질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