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를 표류하는 TK 행정 통합, ‘대구경북통합특별시’ 출범 가능할까?
국회를 표류하는 TK 행정 통합, ‘대구경북통합특별시’ 출범 가능할까?
  • 유영주, 최진현 기자
  • 승인 2026.03.25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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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6일, 대구문화예술회관에서 대구경북 행정통합 권역별 설명회가 개최됐다(출처: 대구광역시)
▲지난 2월 6일, 대구문화예술회관에서 대구경북 행정통합 권역별 설명회가 개최됐다(출처: 대구광역시)

 

지난달 12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서 ‘대구경북통합특별시 설치를 위한 특별법안(이하 TK 행정 통합 특별법)’이 통과됐다. 해당 법안은 기존의 행정구역인 대구광역시와 경상북도를 폐지하고, 하나의 통합 행정구역인 ‘대구경북통합특별시’를 출범시키는 것을 주요 골자로 한다. 해당 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 오는 7월 1일부터 두 지자체의 행정 통합이 이뤄질 계획이었다. 그러나 2월 24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TK 행정 통합 특별법의 처리가 보류되며 국회 본회의 상정이 불발돼 TK 행정 통합은 난항에 빠졌다.

 

TK 행정 통합의 배경과 타임라인

대구광역시와 경상북도의 행정 통합 논의는 지난 2019년, 당시 권영진 대구시장과 이철우 경북도지사의 제안으로 시작됐다. 우선 대구광역시와 경상북도는 같은 생활권을 지닌 권역이기 때문에, 행정을 분리하는 것이 오히려 비효율적이라는 평가가 있었다. 또한 1981년에 대구광역시와 경상북도가 서로 분리된 이후 두 지자체 각각의 경제 지표는 꾸준히 하향세를 나타냈으며, 수도권으로의 인구 유출 역시 심화됐다. 이런 위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전환점으로 TK 행정 통합 논의가 나오기 시작한 것이다. 이후 두 지자체의 통합 논의가 진행되다 무산되는 과정이 반복되다, 올해 1월 김민석 국무총리의 행정 통합 지원방안 발표가 기폭제가 돼 이철우 경북도지사와 김정기 대구시장 권한대행이 다시 TK 행정 통합에 합의했다. 해당 발표는 정부가 행정 통합을 진행하는 지자체를 대상으로 연간 최대 5조 원, 4년간 최대 20조 원 수준의 재정을 지원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었으며, 이는 현재 두 지자체의 핵심 안건인 대구경북통합신공항 건설, 인구 유출 지역 지원 등에 사용 가능한 금액이다. 이에 따라 경상북도 주도로 특별법을 마련해, 2월 12일 국회 행안위에서 ‘TK 행정 통합 특별법’이 통과됐다. 해당 특별법 제정 역시 법안에 신도시 개발과 첨단 전략 산업 육성 등의 내용을 담아 지역 현안을 처리하는 것에 유리하다는 장점이 존재한다. 한편, 해당 특별법은 2월 24일 본회의에서 대전·충남, 광주·전남 행정 통합 특별법과 함께 의결될 예정이었으나, 대전·충남 특별법과 TK 행정 통합 특별법은 각 광역단체장 혹은 시도의회에서 반대가 적지 않다는 이유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벽을 넘지 못했다.

 

이에 따라 본지는 행정 통합에 대한 반대 이유와 TK 행정 통합이 포항시에 미칠 영향 등을 더욱 자세히 알아보고자 한동대 김주일 교수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특별법 심사가 보류된 이유는 무엇인가?

행정구역을 보다 큰 단위로 개편하자는 논의는 2010년대부터 많은 지역에 대해 이어져 왔다. 하지만 권역 내에서 통합에 대한 찬반의 온도 차이가 이렇게 뚜렷한 곳은 많지 않다. 이런 분위기는 대구에 오래 위치했던 경상북도청이 안동·예천 신도시로 이전한 것이 그리 오래된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대구와 주변 지역은 통합을 비교적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분위기지만, 안동·예천을 중심으로 한 경북 북부권은 어렵게 도청 소재지로 자리 잡은 상황에서 다시 대구를 중심으로 통합되는 것을 선뜻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인식이 있다. 포항 역시 그동안 유지된 대도시 특례에 따른 권한이 축소되는 것은 아닌지, 나아가 포항이라는 행정단위가 해체되고 북구와 남구 같은 구 단위만 남는 것은 아닌지 우려가 존재해 통합에 마냥 호의적인 분위기는 아니다.

 

통합이 이뤄질 경우, 포항시의 위상에는 어떤 변화가 있을 것으로 전망하는가?

  사실 대구·경북이 통합 특별시로 전환돼도 권역 내 대부분 지역은 행정적 위상에 큰 변화가 발생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하지만 포항의 경우 상황이 다소 다르다. 포항은 경상북도에서 규모가 가장 큰 도시이자 산업·경제적 비중이 가장 높은 도시다. 또한, 인구 조건을 충족해 지방자치법상 중앙정부로부터 ‘대도시’로서 특례를 적용받는 지역이기도 하다. 때문에, 포항의 기존 위상과 대도시로서 권한이 얼마나 유지될 수 있는지가 중요한 쟁점이 될 수밖에 없다. 이런 요소를 충분히 고려하지 않고 단순한 자치구 수준으로 축소된다면 지역사회의 반발이 상당할 수도 있다. 다만, 현재와 같이 ‘시’ 단위와 그 내부의 기존 체계를 그대로 유지하면 통합된 행정 구조가 지나치게 복잡해질 수도 있다. 이런 구조적 딜레마를 어떤 방식으로 조정할지가 앞으로의 논의 과정에서 중요한 과제가 될 것이고 포항 시민들 역시 지속적인 관심을 두고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지난 11일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 회의에서도 법안이 상정되지 않으며 행정 체계 정비 및 관련 법령 정비와 같은 후속 절차에 걸리는 기간을 고려했을 때 통합이 지방선거 이전에 처리되기 사실상 어려워졌다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앞으로의 발전을 위한 장기적인 시점으로 조망했을 때, 지방선거를 위한 무리한 통합보다는 내부의 의견을 경청하는 신중한 합의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경제적 지원과 빠른 통합도 좋지만, 단기적인 지역 사업이 아닌 장기적인 행정적 변화이기에 섣부른 결정과 내부 사정을 고려하지 않은 판단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허점과 또 다른 비효율을 낳을 수 있다. 지역의 현실적 조건을 충분히 고려하는 신중한 논의가 진행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