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란 무엇인가. 시간에 쫓기고 돈에 쫓기는 오늘을 살아내기도 벅찬 어른에게, 우정과 사랑은 안개처럼 희미한 이상에 불과하지 않은가.
필자는 오늘날을 ‘정(情)의 상실’의 시대라 부르고 싶다. 내 몸 하나 건사하기도 힘든 각박한 하루 속, 한없이 자신에게는 관대해지지만, 타인에게 웃음을 잃고 날을 세우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방어 기제일지도 모른다.
소리쳐 작가는 그런 의도에서 ‘명품관의 진상’을 기획하게 됐다. 물질주의가 가장 범람하는 ‘백화점’이라는 배경에서, 진상 손님들을 맞닥뜨리고 이에 대처하는 주인공 ‘오진상’의 에피소드를 차례차례 꺼낸다. 가장 물질적인 공간 속 이야기를 통해, 역설적이게도 우리 사회에서 점차 잊혀 가는 △우정 △사랑 △신뢰 △꿈과 같은 가치가 반짝이고, 그 가치를 잊고 살아가던 우리의 마음속 상처를 어루만진다. 단지 명품을 사러 온 손님은 명품보다 더 큰 치유를 얻고 일상으로 돌아간다. 정을 잃어가는 시대 속, 그럼에도 불구하고 꽃을 피워낸 작은 다정함은 상실의 공허함을 크게 채울 힘을 가지고 있다.
우리는 누군가에게 이미 진상 손님이 돼 있을지 모른다. 그러나 나의 상실을 타인에 대한 날 선 태도로 채우려 할 때, 스스로는 가장 값싼 존재로 전락한다. 작중 오진상이 건넨 본질적인 가치를 잊지 않는 시대가 되었으면 한다. 자그만 다정함 하나로 채워지는 상실은 무엇보다도 빛나는 명품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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