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대학은 과연 소수자에게 열려있는가
우리대학은 과연 소수자에게 열려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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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6.03.25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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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을 감고 우리대학에서의 하루를 돌아보자. 대신, 조건이 하나 있다. 당신은 지금 휠체어를 타고 있다. 만일 눈을 뜬 곳이 RC(Residential College)라면 당신은 협소한 엘리베이터에 휠체어를 어떻게든 밀어 넣어야 한다. 그래도 RC 정도면 운이 좋은 편에 속한다. RC를 제외한 생활관에는 변변한 엘리베이터 하나 설치돼 있지 않다. 그렇다고 경사로가 있는 것도 아니다. 그래도 얼기설기 내려왔다고 가정하자. △경사진 캠퍼스 △부족한 엘리베이터 △좁은 건물 입구는 일상을 가로막는다. 교내 셔틀버스는 저상버스가 아니라 탑승이 불가하다. 박태준학술정보관 이용 역시 경사로 없는 현관 계단과 좁은 출입구의 벽을 넘어야 한다. 휠체어를 사용하는 학생들에게는 캠퍼스의 100%를 누리는 것뿐만 아니라, 하루의 일과를 탈 없이 보내는 것 또한 어려운 일이다.

지난 2024년, 포항공대신문 대학 면에 ‘캠퍼스 내 배리어 프리, 휠체어 어디까지 갈 수 있나’라는 제목으로 기사가 나갔다. 해당 기사에서는 휠체어로 이동이 가능한 경로를 시각화한 우리대학 ‘배리어 프리’ 지도를 제시하며, 캠퍼스 곳곳에 대한 휠체어 접근성이 부족함을 꼬집었다. 해당 지도에서 제시된 경로를 살펴보면 휠체어 이용 시에는 지곡회관에서 공학관까지의 이동에 하나의 경로만 이용할 수 있었으며, 대부분의 건물 입구의 출입이 불가능했다. 이에 더불어 장애인 화장실을 비롯한 장애인 편의시설의 미비 역시 지적했다. 그렇다면 2년 사이 우리대학 캠퍼스는 어떻게 변했을까. 애석하게도 필자는 크게 변하지 않았다고 느낀다. 해당 기사에서 우리대학은 장애 학생의 편의를 위해 C5 건물의 바닥 점자를 보완하고, 리모델링하는 건물의 엘리베이터 설치를 추진하는 중이라 밝혔다. 그러나 학생들의 생활이 주로 이뤄지는 공학관과 기숙사는 여전하다. 아직도 휠체어 이용자가 생활관에서 수업이 이뤄지는 곳으로 등교하는 것은 고된 일이며, 건물의 출입은 불편하다. 학생회관을 비롯해 학생들의 주 생활권에 갖춰진 장애인 편의시설 역시 충분치 않다. 장애인 화장실은 여전히 미비하며, 수업 공간은 휠체어에 대한 배려가 충분치 않다고 느껴진다.

이는 비단 휠체어를 이용하는 사람에게만 국한된 일은 아니다. 우리대학의 소수자라면 이와 유사한 종류의 불편들을 한 번쯤은 겪어봤을 것이다. 캠퍼스 내 인도와 차도의 경계에는 여전히 점자블록을 찾아보기 힘들다. 교육 방식과 자료 역시 일괄적이다. 외국인 교환 학생들이 지곡회관에서 주문 방식을 헷갈려 난감해하는 장면 또한 간간이 보인다. 다음 학기면 외국인 학부생들이 입학하는 지금, 우리대학이 이들을 받을 준비가 됐는지 자문하게 되는 장면이다.

물론 당장 캠퍼스를 바꾸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새로운 시설을 설치하고, 건물을 리모델링하는 과정은 단기간에 이뤄지지 않으며 막대한 노력과 비용이 들어간다. 그럼에도 바꿀 수 있는 것은 존재한다. 외국인 학생들을 위한 안내를 만들고, 점자블록을 설치하는 것이 그렇게 힘든 일은 아닐 것이다. 또한 오는 2028년에는 우리대학에 교육동이 신축될 예정이다. 교육동에는 다양한 △강의실 △실험실 △편의시설이 들어설 계획이라 대학생들의 생활이 주로 이뤄질 것으로 생각된다. 새로이 지어지는 교육동에는 다양한 사람들에게 신경을 기울여, 소수자들을 위한 편의시설과 학습공간을 갖추고, 이동에 편리한 건물을 만들어 우리대학의 구성원 모두가 불편 없는 일상을 영위할 수 있길 소망한다.

“우리대학은 과연 소수자에게 열려있는가?”

이 질문에 선뜻 ‘네’라고 대답할 수 있는 우리대학 학생은 없을 것이다. 하루를 돌아보면, 캠퍼스 곳곳은 장애인을 비롯한 소수자에게 장벽이라는 사실을 쉽게 떠올릴 수 있다. 그리고 해당 사안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는 인원은 극소수다. 이는 다른 대학교에 비해, 비교적 적은 인원이 입학하는 우리대학의 환경에서 기인하는 것으로 추측한다. 적은 입학생 수에서 사회적 소수자의 절대적인 수가 클 것이라 기대하기는 어렵다. 결국 이들의 문제는, 한두 명만의 개인적인 문제가 돼버리거나, 어쩌면 아예 존재하지 않는 문제가 되는 것이다. 그렇지만 결국에는 또 다른 상황을 지니는 소수자가 우리대학에 입학할 것이고, 불편을 겪을 것이다. 어쩌면 내일의 우리가 불편을 겪을지도 모를 일이다. 누군가가 이런 상황을 마주하기 전에, 포스테키안들의 적극적인 문제의식 함양과 노력으로 우리대학이 모두에게 열린 대학이 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