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71호 ‘대학가에 스며든 생성형 AI, 슬기로운 사용법은’을 읽고
제471호 ‘대학가에 스며든 생성형 AI, 슬기로운 사용법은’을 읽고
  • 권순영 / 산경 22
  • 승인 2026.02.15 13:4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본지는 ‘생성형 AI에 대한 교육의 적응’이라는 어려운 과제를 학생과 교수 모두에게 내민다. 학생에게는 ‘지나친 생성형 AI 의존’에 대한 경계심을 부각하며, 교수에게는 ‘현명한 생성형 AI 사용’을 뒷받침하는 교육 체계의 설계를 제안한다. 위 기사를 읽으며 필자에게 온전히 와닿지 않았던 결론이다.
교육의 근본적인 목표는 ‘사회에 나아간 학생에게 필요한 역량을 길러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생성형 AI가 이토록 파장을 일으키고 있는 이유는 현재의 교육이 길러주는 역량을 ‘생성형 AI’라는 기술이 어지럽히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기술과 교육의 충돌은 인간 사회가 수차례 부딪혀본 문제다. 15년 전에는 태블릿 PC와 같은 개인 전자기기를 활용한 교육은 상상하기도 힘든 광경이었고, 20년 전에는 인터넷이 교육에 끼칠 여파에 대해 토론하고 있었다. 1970년대에는 소형 계산기가 보급되면서 ‘학생들의 연산 능력을 무너뜨리지 않을까’하는 교육계의 비판적인 시선이 이어졌다고 한다.


매번 마주하는 이 충돌의 핵심은 ‘기술이 대신하는 역량의 음영을 빌려, 교육은 무엇에 집중할 것인가’다. 계산기의 보급 덕에 복잡한 계산은 더 이상 직접 행하지 않아도 된다. 그럼에도 가끔은 단순 연산을 해야만 하는 순간도 있기에 기초 계산을 배운다. 인터넷의 보급 덕에 모든 지식을 암기하고 보관하는 것이 더 이상 최우선의 핵심 역량은 아니다. 그럼에도 매번 전공 지식을 검색하고 앉아 있을 수는 없기에, 이 지식을 확인하는 시험을 친다. 여태껏 이런 충돌이 기술의 완전한 승리로 결론 났던 적이 없다. 대신, 교육의 끝없는 적응으로 이 시간을 △문제해결능력 △창의성 △협동성과 같은 복합 역량을 기르는데 사용할 수 있게 됐다.
그렇다면 문제 해결 과정의 전반을 생성형 AI가 처리할 수 있는 사회 속에서, 교육이 길러줘야만 하는 역량은 무엇인가? 이는 추상적인 질문이며, AI 또한 아직은 적응기에 있는 기술이므로 이 질문에 대한 확실한 답변을 낼 수 있는 사람은 없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러나, 생성형 AI를 이용하는 교육 체계에 적응하기를 요구하기 이전에, 그리고 학생에게 의심을 요구하기 이전에 고민해 봐야만 하는 질문이라고 생각한다. 어쩌면 생성형 AI라는 기술에 대한 태도를 결정하기에는 생성형 AI에 대해 아는 바가 부족하다는 의견을 피력하고 싶은 것일 수도 있다.


학생으로서 이 질문은 다소 무거운 감이 있다. 주어진 길을 따라가기보다, ‘예상하는 미래’에 필요한 것을 기르기 위한 과정이 쉬울 것 같지는 않다. 그러나 과학기술을 공부해 온 사람으로서, 그리고 한때는 과학기술을 바라보며 설레는 마음을 간직했던 사람으로서는 이 질문이 너무나도 흥미롭다.
학생이자 기술자인 필자는 이 질문에 대한 답변이 생성형 AI라는 기술의 ‘한계’ 속에 놓여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학생이자 기술자인 독자들에게 이러한 ‘한계’를 직접 탐험해 보고 싶지는 않은지, 가벼운 마음으로 넌지시 제안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