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가에 스며든 생성형 AI, 슬기로운 사용법은
대학가에 스며든 생성형 AI, 슬기로운 사용법은
  • 김수진, 최진현, 김범준 기자
  • 승인 2026.01.01 11: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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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성형 AI를 학습에 활용하는 모습
▲생성형 AI를 학습에 활용하는 모습

요즘 들어 “과제 할 때 GPT 안 쓰는 사람이 있나?”라는 말을 심심치 않게 들을 수 있을 정도로 생성형 인공지능(이하 생성형 AI)은 학업의 형태를 바꾸고 있다. 학생들은 자료 검색부터 리포트 작성, 연습문제 풀이까지 사실상 모든 학습 과정에 생성형 AI를 사용한다. 그러나 이를 바라보는 시선은 엇갈린다. 기술적 진보를 활용한 ‘효율적인 학습’이라는 긍정적인 반응도 있지만, 실제 학업 수행 능력 저하를 우려하는 부정적인 반응도 있다. 최근 연세대에서 발생한 생성형 AI를 이용한 집단 부정행위 사태는 학생들이 생성형 AI에 의존하는 현상의 심각성을 사회적으로 더 부각했다. 이처럼 학습 과정에서의 생성형 AI 사용에 관해 찬반양론이 나뉜 지금, △교육자는 생성형 AI 사용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왜 학생들이 생성형 AI에 의존하게 됐는지 △생성형 AI를 슬기롭게 이용하는 방안은 무엇일지 등을 조명해 보고자 한다.

학생들이 학습에 생성형 AI를 이용하는 이유는

그렇다면 학생들이 학습을 위해 생성형 AI를 사용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를 알아보기 위해, 본지에서는 학습을 위해 생성형 AI를 사용한다고 밝힌 학생들을 대상으로 인터뷰를 진행했다. 학생들은 생성형 AI를 이용한 학습의 장점으로 각각 △질문에 대한 즉각적인 답변 △모르는 부분에 대한 자세한 설명 △답지가 없는 문제의 풀이 및 해설 제공 △시간적 효율성 등을 들었다. 인터뷰에 참여한 한 학우는 “기존의 학습방식에서는 궁금한 내용이 있으면 교과서나 논문 등의 자료를 직접 검색하며 찾고, 원하는 정보가 맞는지 비교해야 했다. 그러나 생성형 AI를 이용하면 여기에 들이는 시간이 단축돼 시간적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라고 말했다. 나아가 과제물 작성에도 생성형 AI를 이용한다고 밝힌 다른 학우는 “단기간 내에 과제를 빠르게 끝낼 수 있으며, 특정 분야의 경우에는 내가 시간을 아무리 들여도 생성형 AI가 더 수준 높은 결과물을 만들기 때문에 사용한다”라고 이유를 밝혔다.

교수들이 느낀 생성형 AI 사용 현황은

생성형 AI 등장 전후 변화를 학생을 가르치는 교수자의 시각에서 알아보고자 인터뷰를 진행했다. 김병인(산경) 교수가 진행하는 ‘정보시스템기술’ 수업은 △매주 간단한 프로그래밍 실습 과제 △학기 당 세 번의 응용 과제 △중간·기말고사를 통해 성적을 매긴다. 김 교수는 “생성형 AI의 등장 이후 과제 점수의 편차가 줄었고, 거의 모든 학생이 만점을 받는다. 하지만 정기고사 점수는 이전과 큰 차이가 없다”라며 “배우는 데 도움이 된다면 생성형 AI를 적극적으로 사용해도 좋지만, 점수를 받기 위해서만 사용해서 실질적 지식 체득이 어려울 것 같아 걱정이다”라고 밝혔다. ‘인공지능과 법’ 수업 등을 진행한 정채연(인문) 대우부교수는 “대면에서 학생들의 태도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지만, 비대면 온라인 퀴즈·과제에서 생성형 AI 사용을 추정할 수 있는 정황이 발생하기도 한다”라고 답했다.

생성형 AI 사용, 더 이상 막을 수만은 없어

김 교수와 정 교수 모두 “생성형 AI의 시대는 이미 도래했고, 사용을 막을 수는 없다”라는 의견을 내놓았다. 정 교수는 “교수자가 생성형 AI 사용 여부를 객관적으로 밝힐 수 없다면 그 책임을 오롯이 학생에게 전가해서는 안 된다. 생성형 AI 사용을 고려해서 문제를 설계하고 평가해야 한다”라고 답하며 교수자의 역할을 강조했다. 김 교수는 “학교와 교수자 모두가 생성형 AI 사용을 어디까지 허용할 것인지 가이드라인을 먼저 제시해야 한다. 또한 우리대학의 양심-명예 제도(HONOR CODE)처럼 생성형 AI에도 명예 제도가 필요하다. 학생들이 의견을 모아서 자발적으로 제정하면 좋겠다”라며 생성형 AI 사용에 관한 명예 제도의 필요성을 제시했다.

성숙 단계에 접어드는 AI 사회, 적응의 시작은 교육에서부터

학생들이 생성형 AI를 활용하는 것을 더 이상 막지 못하는 추세다. 그러나 정보의 불확실성과 지나친 생성형 AI 의존으로 인한 주도적 사고 저하 등은 여전히 문제가 되고 있다. 생성형 AI는 기본적으로 단어의 나열을 확률적으로 내뱉는 원리이다. 사람과 달리 특정 문제나 글을 이해한다는 오해를 버리고 통계적으로 그럴듯한 답변을 내놓는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학습을 위해 생성형 AI를 사용할 때 △정보의 정확성 △논리의 타당성 △사용 목적의 부합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생성형 AI의 결과를 비판적으로 받아들이는 자세가 필요하다. 그리고 꼭 필요한 경우에만 생성형 AI를 사용해야 한다.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작업에서만큼은 능동적인 자세를 갖춰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학생을 가르치는 교수 역시 학생들의 생성형 AI 사용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수업을 운영할 필요가 있다. 무작정 생성형 AI 사용을 금지하거나 사용 여부를 색출하는 것보다 현명한 사용을 유도해야 한다. 정보 출처 표기와 교차 검증을 하는 가이드 항목을 추가하거나 생성형 AI를 사용하더라도 사고를 확장할 수 있는 문제를 제시해야 한다. 나아가 학교 차원에서는 현명한 생성형 AI 사용을 다루는 수업이나 강연을 학생과 교수 모두에게 제공하는 것도 변화에 대비하는 과정이 될 수 있다.

앞으로 생성형 AI 서비스 개선을 위해 관련 규제를 도입하는 등 인공지능 사회가 성숙 단계에 접어들 것이다. 우리 사회가 생성형 AI를 받아들일 준비는 교육 현장에서부터 시작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