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1989년 3월 우리대학 전자전기공학과에 입학했다. 나이 20세에 처음으로 내가 나고 자란 고향이 아닌 포항에서 내 인생의 첫 발을 시작했다. 그런데 어느덧 35년 동안 포항에서 일하고 있으니, 이제는 포항이 내 고향이라고 일컬어도 무리가 없는 것 같다. 약 9년간의 영남대 교수 시절을 거쳐 약 16년 동안 내 모교인 포스텍 교수로 재직하고 있으며, 어쩌다 보니 30여 년간 레이더 분야를 연구하고 있다. 레이더는 국방 분야에서 가장 중요한 센서로서 △위성 △항공기 △군함 △탱크 △미사일 방어 시스템 등 거의 모든 무기체계에 사용되고 있다. 이러한 인연으로 필자는 현재 우리대학 국방과학기술협력센터장으로 일하고 있으며, 우리대학 국방과학기술 분야의 발전을 위해 여러 교수님과 협력하고 있다. 1994년에 필자가 우리대학 전자전기공학과 대학원 석사과정에 입학하면서 우리대학에 국방부 지정 전자파특화연구센터가 설립됐다. 당시 우리나라에서는 불모지였던 레이더 관련 기초 기술을 연구하기 위해 9년간 약 60억 원의 연구비가 대학에 투입됐으며, 당시로는 매우 파격적인 지원을 했던 프로젝트였다. 필자는 이를 계기로 레이더 분야 연구를 시작했으나, 당시에는 관련 자료도 부족했고, 관련 기술도 국내에 없었다. 내가 좋아해 시작한 연구 분야는 아니었지만, 최선을 다해 연구한 끝에 소기의 성과를 달성할 수 있었으며, 이에 따라 2002년도에 영남대 전자공학과 교수로 임용될 수 있었으니, 우연히 국방 관련 레이더 연구를 시작한 것이 내 인생에 가장 중요한 행운 중 하나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이후로 내 연구 분야는 레이더의 전 분야로 확장되었으며, 현재 IRAS(Intelligent Radar System and Signal Processing) 연구실에서 약 20 여명의 대학원생들과 함께 연구하고 있다. 필자는 우리대학에서 △학사 △석사 △박사 △연구원 △교수까지, △학업 △연구 △직장인까지 인생의 가장 중요한 순간들을 함께 했다. 더불어 교내 ChangeUp Ground에 회사를 창업해 30여 년간 연구한 결과의 사업화도 진행하고 있다. 우리대학은 내 인생의 거의 모든 순간을 함께 했으니, 필자는 ‘찐’ 포스테키안이라고 자부할 수 있다.
국방과학기술은 한 국가가 가지고 있는 모든 과학기술의 집약체라고 할 수 있으며, 공학, 자연과학 분야의 거의 모든 분야에 걸쳐 깊은 관련이 있다. 우리나라는 무기체계 개발을 위해 1970년 대전에 국방과학연구소를 설립했으며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이 당시 국방과학연구소가 우리나라의 국방 무기체계 연구개발에 대한 기획, 예산 등에 대한 거의 모든 권한을 가지고 있었다. KAIST의 경우 국방과학연구소와 지리적으로 매우 근접한 위치에 있어, 1990년대 이후로 국방과학기술 분야에 대한 관심과 연구가 매우 활성화됐다. 하지만 KAIST와 비교할 때, 우리대학의 경우 최근까지도 국방과학기술 분야에 대한 관심과 노력이 부족했던 것은 사실이다. 문재인 정부 이후 국방 무기체계에 대한 △예산 △기획 △연구개발 주체 등에 대해 분권이 이뤄지고 있으며, 무기체계 연구 개발에 있어서 민간 분야에 많은 기회가 주어지고 있다.
1970년 국방과학연구소 설립 이후 50여 년 각고의 노력으로 인해 현재 대한민국의 무기체계는 △중동 △유럽 △동남아시아 등 전 세계로 수출되고 있다. 그동안 대한민국은 북한과 대치하고 있는 상황으로 인해 재래식 무기 관점에서 매우 높은 가성비를 가지고 있는 우수한 무기체계를 △연구 △개발 △생산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출 수 있었다. 하지만 세계 최고 수준의 첨단 무기 체계의 경우, 선진국과 비교해 볼 때 아직 많이 부족한 것은 인정해야 할 사실이다.
최근 우리대학은 융합대학원에 국방과학기술 전공을 개설했으며, 군위탁생, 방위산업체 연구원들이 입학해 우리대학 교수님들과 함께 국방과학기술 분야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또한 글로컬 사업의 목적으로 국방과학기술협력센터를 설립해 포스텍의 국방과학기술 분야 역량을 향상하고 활성화하는 데 큰 노력을 집중하고 있다. 현재 방위사업청, 국방과학기술연구소, △육군 △해군 △공군 본부 등 다양한 국방기관들과 업무협약을 맺고 교류를 확대하고 있다.
불안정한 국제 정세로 인해 K-방산은 더 발전할 좋은 기회를 맞이했으며, 이와 더불어 정부의 국방 R&D 예산 지원이 확대될 예정이다. 이러한 추세에 발맞춰, 우리대학의 국방과학기술 분야 참여 활성화를 위하여 이 분야에 대한 △교수 △학생 △교직원의 관심이 높아지길 기대해 본다. 또한 국방과학기술협력센터는 우리대학 국방과학기술 분야의 허브가 돼 우리대학과 지역사회 그리고 국가 발전에 이바지할 수 있는 중심 센터가 될 것이라고 기대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