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달만 지나면 지나가지 않길 바랐던 2025년도 끝이 난다. 반도체공학과 1학년이자 5분반 새내기로써 보냈던 시간을 돌아보고자 한다. 고등학교 졸업식 바로 다음 날, 새내기새로배움터(이하 새터)에 참여하기 위해 설레는 대학 생활을 꿈꾸며 포항에 왔다. 기숙사 짐을 정리하며 앞으로의 대학 생활을 상상했다. 친구들과 개강 파티를 즐기고,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 친해지며, 시험 기간에는 도서관에서 밤샘 공부 후 시험을 보러 가는 상상 속에 △학업 △인간관계 △취미생활도 모두 챙기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개강 이후 친구들, 선배들과 빠르게 친해졌다. 대학이라는 새로운 환경에 들어와 정말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며 인간관계가 넓어졌지만, 조금 벅차게 느껴지기도 했다. 하지만 ‘이럴 때 아니면 언제 또 사람들을 이렇게 많이 만나고 친해질 수 있을까’란 생각에 더욱 열심히 사람들을 만났다. 그중에서도 가장 기억에 남는 건 춤 동아리에 들어간 일이다. 사실 나는 춤을 잘 추지 않았고, 무대에 서본 적도 거의 없었다. 그냥 ‘대학 와서 한 번쯤은 해보자’라는 마음으로 들어갔는데, 막상 연습이 시작되자 생각보다 훨씬 힘들었다. 매주 수업이 끝나고 연습실에서 땀 흘리며 기본기를 배웠다. 몸은 힘들었지만, 기본기를 배우며 함께 친구들과 첫 무대를 준비하는 과정이 재밌었고 함께 노력해서 무대까지 즐긴 기억을 잊을 수 없을 것 같다.
하지만 대학 생활을 하면서 사람들과 즐겁게 놀 수만은 없었다. 시험 기간이 다가오고 있었고 주기적으로 있는 퀴즈, 과제를 위한 공부를 해야 했다. 가끔은 새벽에 졸고 있거나 졸려서 정신을 못 차리고 있는 친구들을 보며 웃음이 터지기도 했다. 아침이 밝아올 때쯤엔 도서관 옥상에 가서 해 뜨는 것을 구경하기도 했다. 그렇게 지친 몸으로 시험을 보러 가면서도, 이상하게 뿌듯했다.
여름방학은 생각보다 알찼다. 교토에서 열린 VLSI 학회에 참가해 연구한 결과를 어떻게 다른 사람들과 공유하고 소통하는지 경험할 수 있었고, 실제 전공 수업 시간에 배운 내용들이 발표에서 쓰이는 것을 보며 내가 배우는 것들이 현실과 맞닿아 있다는 걸 느꼈다. 돌아와서는 연세대 계절학기를 통해 다양한 교양 수업을 들었다. 틈틈이 중고등학교 친구들과 오랜만에 만나 놀기도 하고, 대학 친구들과 워터파크에 다녀오며 여름을 즐기기도 했다. 다시 포항으로 돌아와 춤 동아리 여름 합숙에도 참여해 동아리 친구들, 선배들과 함께 운동하고 즐겁게 춤을 배웠지만, 쇄골을 다쳐 한동안 제대로 움직이지 못했다. 그때는 몸도 마음도 우울했지만, 돌이켜보면 잠시 쉬어가라는 신호로 느껴진다.
2학기가 시작되자 마음을 다잡았다. 1학기 때 아쉬웠던 성적을 만회하고 싶다는 생각이 컸다. 그래서 수업에 더 집중하고, 복습도 하며 계획적으로 공부하려 노력했다. 또한 관심 있던 분야의 연구 참여를 시작했다. 논문을 받아서 읽고 내가 연구하고 싶은 분야를 찾으려고 노력 중이다. 하루하루가 늘 바쁘지만, 그래도 ‘지금은 확실히 성장하고 있다’라는 느낌이 들어서 성취감을 느낀다.
이제 두 달 후면 2학년이 된다. 본격적으로 전공 공부를 하게 되고, 26학번 후배들을 맞이할 시간이다. 올해는 정말 숨 가쁘게 달려온 시간이었다. 기대했던 모습과는 조금 달랐지만, 그 안에서 새롭게 경험하고 깨달은 것이 참 많았다. 우리대학이라는 새로운 환경에 적응했고, 좋은 친구들을 만났고, 실패도 겪었지만 그만큼 단단해졌다. 이제는 완벽한 하루를 바라는 대신, 어제보다 나은 하루를 위해 꾸준히 나아가고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