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전, 호기로운 열정을 품고 신문사에 들어서며 ‘마지막 기사는 4년의 대학 생활을 한 편의 글로 묶어 내보이겠다’라고 다짐했었다. 졸업을 앞둔 요즘, 기자로서 원고를 쓸 날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실감한다. 아직 사회에 첫발도 내딛지 못한 학부생이지만, 지난 4년의 대학 생활 속에서 깨달은 세 가지 사실을 후배 독자들과 나누고자 한다. 부디 나의 작은 깨달음이 후배들의 긴 여정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
친구의 성취를 거울삼아 나아가기
내가 대학 생활을 하며 가장 경계했던 감정은 바로 ‘질투’였다. 질투는 나의 성장을 갉아먹는 걸림돌이다. 친구의 성공을 축하하지 못하고 깎아내리려는 마음이 먼저 든다면, 그만큼 불행한 일도 없다. 질투한다고 해서 내 성과가 생기는 것도, 성장의 동력이 되는 것도 아니다. 오히려 나는 제자리에 머물면서도 앞서가는 친구의 발목을 잡아끄는 일이 매우 비참하게 보인다. 우리대학에는 유독 우수한 학생들이 많다. 친구들의 수상 소식이나 성취를 들을 때마다 위축되기도 하고, 그 성과를 낮춰 부를 때도 있었다. 친구의 성공을 진심으로 축하하지 못하고 깎아내리려 했던 못난 마음이 부끄러울 때가 많다.
질투를 배격하기 위해서는 친구와 함께 성장할 여유를 갖춰야 한다. 내가 가진 것을 주변과 나누며 함께 나아가려 한다면 친구의 성취를 내 자양분으로 삼을 수 있다. 나 역시 친구를 질투하지 않기 위해 자존심을 조금 내려놓고 부족한 부분을 솔직히 인정하려 노력했다. 친구에게서 배울 점을 발견하면 기꺼이 인정하고 도움받기를 주저하지 않았다. 또한 반대로 내가 도움을 줄 수 있다면 먼저 손을 내밀었다. 좋은 대회와 장학금을 발견하면 어울리는 친구에게 먼저 알려주며 용기를 줬고, 대학원을 고민하는 친구에게는 연구실의 선배를 연결해 줬다. 학년이 높아질수록 혼자 움켜쥐고 해결할 수 있는 일은 점점 줄어든다. 친구와 서로 돕고 긍정적인 자극을 주며 함께 나아가야 한다. 내가 가진 것을 나누고 부족한 부분은 친구를 통해 채워갈 때, 질투는 더 이상 설 자리가 없었다.
학점에 너무 관대하지 않기를
말 그대로 학점은 ‘고고익선’이다. 사람마다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가 다르기에 학점이 절대적인 평가 지표가 될 수는 없지만, 학점이 대학생의 학업 성취와 성실도를 가늠하기에 매우 좋은 지표임은 부정하기 어렵다. 학점이 높다면 별다른 증명 없이도 신뢰를 얻을 수 있다. 반대로 낮은 학점은 그 이유를 설명해야 하고, 이를 만회할 수단을 찾아야 한다.
SA로서 개인 면담을 준비하며 18학번부터 24학번까지 30명이 넘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해 신입생에게 남기고 싶은 조언을 받았다. 정말 놀랍게도 절반 이상이 학점 관리를 꾸준히 하라는 답변을 남겼다. 개인적으로도 학년이 높아질수록 높은 학점의 위력을 체감할 때가 많았다. 인기 많은 교내 활동과 장학금은 대부분 일정 수준 이상의 학점을 요구하고 있었고, 학년이 높아질수록 이미 이수한 학점이 많아 평균 학점을 올리기도 어려웠다. 선배들이 학점 관리를 강조했던 아마 이런 경험에서 비롯됐을 것이다. 물론 학점 관리와 대외 활동의 균형에는 정답이 없다. 학교 수업으로는 채울 수 없는 경험이 분명히 있고, 진로에 따라 학점이 중요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불확실한 미래를 대비해 학점이라는 보험 하나쯤은 들어놓는 것이 좋지 않을까. 나 역시 학점이 아주 높은 편은 아니다. 하지만 꾸준히 성적 상승을 이뤘던 입장에서 돌이켜보면, 늘 ‘1학년 때부터 열심히 할 걸..’이라는 후회가 남는다. 이 글을 읽는 후배들은 공부에 조금 더 높은 목표를 세우고, 이를 향해 성실히 달려갔으면 좋겠다.
어른들과의 대화에 적극적으로 나서기
‘대학생’이라는 지위는 생각보다 강력해서 누구를 만나더라도 ‘대학생’이라는 명함 하나로 문이 열린다. 이 시기를 가장 효과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가능한 많은 ‘멘토’들과 대화해보는 것이 좋다. 여기서 말하는 멘토는 두세 살 많은 선배가 아니라, 우리 사회의 중역이 된 선배들이나 숱한 경험을 마치고 이미 은퇴한 원로를 의미한다. 멘토와의 대화에서는 대학생의 시선에서는 느끼지 못하는 우리 사회의 흐름과 지혜를 배울 때가 많다. 또한 어른들의 단어 선택이나 문장은 대학생의 것과 사뭇 다른 무게가 있어 좋은 언어 습관을 기르는 데도 큰 도움이 된다. 나의 경우 법조계에 관심이 있어, 1학년 때부터 인연이 닿는 대로 다양한 법조인을 찾아갔다. 2학년 때는 희미한 인연의 끝을 붙잡아 국회의장을 지낸 원로와 서울중앙지검장을 역임한 선배에게 직접 연락드려 식사 자리를 가졌고, 공대 출신 법조인이 갖춰야 할 역량에 대한 조언을 구했다. 졸업이 가까워질수록 교수님이나 사회의 선배를 만날 기회가 늘어난다. 저학년 때부터 기본적인 대화 예절부터 경청하는 태도, 질문하는 법을 익혀두면 어떤 어른을 만나도 자신 있게 대화할 수 있을 것이다.
하나의 팁을 남기자면, 어른과의 대화에서는 ‘능동적인 자세’가 중요하다. 눈을 맞추고, 때로는 서툴더라도 솔직한 질문을 던지며 대화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 단순히 상대의 이야기를 듣는 것을 넘어 대화를 통해 내 부족한 부분을 발견하고, 내가 가진 생각을 드러내 점검받으면 좋다. 또한 작은 인연을 확장해 더 많은 멘토를 만나는 것이 좋다. 한 번의 대화로 끝내는 것이 아니라, 좋은 인상을 남겨 또 다른 만남으로 이어지는 네트워크를 구축해야 한다.
졸업을 앞두고 지난 4년을 되돌아보니, 어떻게 더 나은 사람으로 성장할지 치열하게 고민했던 시간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 이런 고민과 실천을 통해 다양한 경험을 했던 것이 내 대학 생활의 단단한 기반이 됐다. 이 글을 읽는 후배들도 대학 생활을 그저 흘려보내는 시간이 아니라, 끊임없이 고민하고 자신의 미래를 설계하는 시간으로 삼기를 바란다. 남은 대학 생활 속에서 후배들의 하루하루가 열정과 행복으로 가득 채워지길 진심으로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