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학 현미경의 과거, 현재, 그리고 기대되는 미래
광학 현미경의 과거, 현재, 그리고 기대되는 미래
  • 김기현 / 기계 교수
  • 승인 2025.10.01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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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인의 전안부 결막 술잔 세포를 영상화 한 결과(좌)와 영상화 검사 장면(우)
▲동물모델 마우스 눈에서 결막 술잔 세포를 영상화 한 결과(좌)와 영상화 검사 장면(우)

현미경은 ‘보이지 않던 것을 보이게 한’ 발명이다. 1600년대에 최초 개발된 이후로 미생물을 처음 인류가 마주하게 했고, 나무줄기와 동물 조직의 발견을 통해 ‘세포’라는 개념을 정립하는 것을 가능하게 해줬다. 오늘날 현미경은 단순한 관찰 도구를 넘어 △의학 △생명과학 △산업 등 전 영역에서 핵심 인프라로 자리 잡고 있다.

현재를 여는 기술 동력: 레이저, 광센서, 컴퓨팅

최근 30년 사이 △레이저 및 LED 광원 △ 고감도 카메라 등 광센서 △AI 분야 컴퓨터 연산의 발전이 맞물리며 현미경의 능력은 획기적으로 향상됐다. 특히, 생명과학 분야에서는 배양 접시 속 세포를 넘어서 생체 세포(in-vivo cell) 영상이 일상화되고 있다. 예를 들어 △암세포의 전이 과정 △면역세포의 기능 △뇌신경 세포 네트워크의 연결성을 실시간으로 추적할 수 있다. 의료계에서는 현미경이 오랫동안 병리 검사의 표준으로 사용됐다. 최근에는 기술 발전으로 자동 디지털 스캐닝이 가능해져 방대한 병리 슬라이드를 생성할 수 있고, 인공지능을 활용해 검사 결과를 선별·보조 판독하는 단계까지 나아갔다. 이에 더해 임상 현장에서는 세포 단위의 검사 또한 가능해져 정밀 진단을 내리거나 수술 전 수술 가이드로 활용되기까지 한다. 이런 현미경의 유용한 능력은 산업 현장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산업에서는 광학 현미경과 광석판인쇄(Photolithography)가 초미세 선폭 반도체 제조의 토대를 이뤘으며 고성능 3차원 현미경은 제조와 동시에 검사를 가능하게 해 정보화 시대의 하드웨어 진화를 이뤘다.

Trade-off를 넘어서: 연산이 바꾼 현미경

전통적으로 현미경은 ‘속도-대비-해상도’ 사이에서 타협해야 했다. 대상을 넓고 빠르게 찍으면 흐릿해지고, 선명히 보려면 느려지는 식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컴퓨테이셔널(Computational) 영상과 AI 복원이 그 한계를 뚫고 더 나아가고 있다. 3차원 영상도 기존의 포인트 스캐닝 방법을 벗어나 1차원 라인 또는 2차원 플레인 스캐닝 방법으로 고속화됐고, △위상 정보를 대비로 바꾸는 위상 영상 △표지 없이도 빛나는 신호를 이용하는 내재 형광 △분자 ‘지문’을 읽는 라만 분광 등이 발달하고 있다. 이런 기술이 알고리즘 복원·분할·정량화와 결합하며, 현미경은 단순히 ‘예쁜 사진’을 넘어 재현성을 가지고 의미 있는 수치 지표를 제공하는 고성능 측정기로 진화하고 있다.

우리 연구실은 무엇을 하는가

우리 연구실(바이오광학기계시스템 및 영상처리연구실, Lab of Photonic Machine System and Image Processing)은 과학 현미경의 ‘고속·광대역·정량’을 키워드로 △의료 △바이오 △산업 삼박자를 가로지르는 응용 방법을 개발하고 있다.

우선, 의료(안과, 신속 병리)의 경우 각막·결막 등 전안부 세포 검사로서 건성안·염증성 질환을 정밀 진단하고, 망막 등 후안부 병변 진행과 면역 반응을 비침습적으로 평가하는 기술을 연구한다. 또한 수술·진단 의사결정을 신속하고 정확하게 돕는 병리 조직 검사를 위한 고속 3차원 현미경 및 영상처리를 통한 정량화 파이프라인을 설계한다. 바이오의 경우, 넓은 시야와 깊은 관찰로 단시간에 높은 해상도를 가진 출력물을 도출하는 계산 현미경(스캐닝 라이트 필드, 디지털 보정 등)을 개발해 살아 있는 조직의 △세포 △신경 △면역 동역학을 추적한다. 마지막으로 산업(3D 반도체 검사) 분야에서는 적층 소자와 미세 결함을 대상으로 비파괴 3차원 품질 검사를 지향한다. 고속 취득과 연산 재구성을 결합해 라인 적용 가능한 검사 지표를 도출할 수 있도록 연구하고 있다.

안과에서 현미경의 사용이 특히 빛나는 이유

눈 표면(각막·결막)에는 △고블릿 세포 △각막 신경 △면역세포가 촘촘히 분포한다. 해당 미세 구조의 밀도·형태 변화는 조기 질환 신호다. 전안부는 형광 및 위상 영상으로 세포 밀도·신경 섬유 지표를 정량화하면, 건성안·염증의 중증도 평가와 치료 반응 추적을 객관화할 수 있다. 또한 후안부는 망막에서 순환·염증 관련 분자·세포 신호를 영상과 연동해 해석하면, 병변 진행 평가와 맞춤 치료 설계의 근거가 강화돼 안과에서 현미경의 사용은 더욱 빛날 수밖에 없다.

모두를 위한 현미경: 시작은 간단했다

현미경은 앞에서 언급했던 고가 장비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실생활에서는 스마트폰 카메라와 간단한 광학 부품만으로도 현미경의 기본 원리를 체험할 수 있고, 오픈소스 소프트웨어로 분석 파이프라인을 꾸릴 수 있다. 이 글을 읽는 독자들도 자신의 스마트폰 등 실생활에서 간단히 접할 수 있는 작은 프로젝트부터 시작해 보기를 바란다. 하드웨어 구성과 소프트웨어 처리만으로도 놀랄 만큼 많은 것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광학 현미경은 과거 세포 생물학의 탄생을 이끌었고, 오늘날의 △의료 △생명과학 △산업의 언어가 됐으며, 미래에는 정밀·비침습·개인화 의료와 고신뢰성 제조를 잇는 핵심 인프라가 될 것이다. 속도-대비-해상도의 벽을 연산과 AI로 넘어선다면 현미경을 통해 △정량 진단 △생체 내 동역학의 실시간 관찰 △3D 품질 검사를 표준화할 수 있게 될 것으로 예상한다.

현미경의 가능성은 여전히 무궁무진하다. 보이지 않던 변화를 더 빨리, 더 정확히, 더 편안하게 포착하는 밝은 미래를 우리 연구실은 함께 만들어가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