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발을 내디딘 민생회복 소비쿠폰, 그 효과는
첫발을 내디딘 민생회복 소비쿠폰, 그 효과는
  • 김수진, 조유현 기자
  • 승인 2025.09.02 2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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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생회복 소비쿠폰 사용가능매장’을 크게 내건 효자시장 초원식육점
▲‘민생회복 소비쿠폰 사용가능매장’을 크게 내건 효자시장 초원식육점

지난 6월 첫 출범을 한 이재명 정부의 핵심 공약 중 하나인 민생회복 소비쿠폰(이하 소비쿠폰) 정책이 여름 휴가철을 중심으로 시작됐다. 이는 민생 경제 회복을 위한 조치로, 소비 활성화와 소상공인 및 자영업자 매출 확대를 목표로 전 국민을 대상으로 차등 지급한다. 1차 시행은 7월 21일부터 9월 12일까지로 전 국민 1인당 15~40만 원을 우선 지급했고, 2차 시행은 오는 9월 22일부터 10월 31일까지로 소득 상위 10%를 제외한 모든 국민에게 10만 원이 추가 지급된다. 소비쿠폰의 사용기한은 오는 11월 30일까지며, 지역 사랑 상품권 가맹점이나 연 매출액 30억 원 이하 매장이라면 어디서든지 사용할 수 있다. 각 지자체는 소비쿠폰 사용 촉진을 위해 다양한 이벤트를 준비하며 노력하고 있다. 특히, 강원 속초시는 ‘빨리 쓰고 선물 받자’ 이벤트를 열어 소비쿠폰 조기 사용을 유도했으며 서울 은평구에서는 은평구 내에서 10만 원 이상 사용 시 지역 화폐를 지급하는 행사를 통해 지역 경제 활성화에 더욱 불을 지폈다.

소비쿠폰, 잘 쓰고 있나요?

소비쿠폰의 신청률이 95%를 넘어 사실상 전 국민에게 보급이 완료됐다. 하지만 아직 공약의 실질적 목표 달성 성공 여부는 불투명하다. 지난 7월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소기업, 소상공인 공제를 대상으로 한 설문 조사에서 새 정부가 우선으로 추진해야 하는 소상공인 과제로 내수 활성 및 소비 촉진이 39.4%로 가장 많은 의견을 차지했다. 올리브영, 빽다방과 같은 프랜차이즈 업종에서도 일부 활용 가능하다는 점과, 소비쿠폰으로 인한 일시적인 소비 진작에 그칠 수 있다는 점은 비판을 피할 수 없었다. 특히, 국내 샤오미 직영점에서 소비쿠폰 사용이 가능하다는 점이 문제가 됐고 이후 정부 조치로 샤오미 매장 내에서의 사용은 13일부로 금지됐지만 형평성 논란이 일었다. 그럼에도 소비쿠폰에 대한 소상공인의 만족도는 상당히 높은 편이다. 소상공인 연합회와 전국 상인연합회가 일반 소상공인 2,035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75.5%가 ‘소비쿠폰 사용이 소비 진작에 도움이 됐다’라고 답했다.

소비쿠폰, 포항에서는?

포항의 경우 포항 지역화폐인 포항사랑상품권을 통해 약 50만 명의 포항 시민 중 94.5%가 1차 소비쿠폰을 받았다. 포항사랑카드는 포항시 내 2만 3천여 개의 포항사랑상품권 가맹점과 포항시 지역 교통 플랫폼 ‘타보소’ 등에서 사용할 수 있는 지역화폐다. 이는 1인당 18만 원 상당의 소비쿠폰을 받았다고 가정했을 때 900억 원가량에 해당하는 규모다. 2차 소비쿠폰을 포함한다면 400억 원이 더해져 약 1,300억 원 상당 규모의 현금이 포항 지역 내에 풀리는 셈이다.

효자시장 상인에게 직접 소비쿠폰의 효과가 느껴지는지 여쭤봤다. 효자시장에서 ‘초원식육점’을 운영하고 있는 제갈종희 씨는 “(정책 실행) 초반 약 일주일에서 열흘 정도는 평소보다 1.3에서 1.5배 정도 매출이 올랐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고 나니 원 상태로 돌아왔다”라고 답했다. ‘카페 랜디’를 운영하는 김선희 씨는 “손님은 미세하게 늘었다. 보통 신용카드로 결제하시니 소비쿠폰을 쓰시는지는 알 수 없다”, “요즘 다들 소비를 안 하는 편이다. 전통시장의 특성 상(소비 진작형 정책의) 효과가 큰 것 같아 그런 점에서는 (소비쿠폰 같은 정책이) 좋은 것 같다”라고 답했다.

소비쿠폰에 대해 더 알아보기 위해 응용경제학을 연구하고 있는 우리대학 정진호(인문) 교수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소비쿠폰의 특징과 소비쿠폰으로 기대할 수 있는 효과는?

소비쿠폰은 소비 진작형 재정 정책의 일부다. 정부의 지출과 국민의 소득 사이 비율을 ‘재정 승수’라고 한다. 소비쿠폰과 같은 정책은 현금을 나눠주는 것보다 재정 승수가 높다. 즉, 정부가 1원 지출했을 때 그 효과가 1원보다 크다. 또한 사용처를 제한하기 때문에 소상공인 지원이라는 정책 목표를 달성하기 쉽다.

소비쿠폰의 효과가 예상보다 떨어질 수 있는 시나리오에는 어떤 것이 있는가?

소비쿠폰을 기존에 이미 돈을 쓰던 항목에 사용하고, 남은 돈을 그대로 저축하면 ‘소비 대체 효과’가 발생해 효과가 떨어질 수 있다. 또한 판매자가 소비쿠폰을 의식해 가격을 올리거나 할인 행사를 없애는 ‘가격 효과’가 일어나면 소비쿠폰의 효과가 작아진다.

짧은 시간 동안의 소비 증진은 통계와 설문으로 확인됐는데, 장기적으로는 어떤 영향이 있는가? 그리고 긍정적인 효과를 더 오래 유지하는 방법은 무엇인가?

일본·대만·홍콩·중국 등 아시아권 국가에서 소비쿠폰과 비슷한 정책이 실행됐었는데, 공통적으로 단기적인 효과는 뚜렷했으나 장기적인 효과가 미미했다. 지속적인 효과가 있기 위해선 일회성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제도화를 통해 지속적인 시행이 필요하다. 또한 기존에 소비자들이 가지 않았던 가게나 사용하지 않았던 항목에 돈을 쓴다면, 그리고 소비가 지속된다면 좋은 마케팅 효과가 있을 것이다.

소비쿠폰을 어디에, 어떻게 사용하는 게 가장 현명하고 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되는가?

강요할 수는 없겠지만, 되도록 규모가 작은 소상공인과 전통시장에서 사용했으면 좋겠다. 프랜차이즈라고 해도 계약 구조에 따라서 돈이 대기업에 가는지, 자영업자에게 가는지 달라진다. 소비쿠폰의 목적에 맞게 사용했으면 한다. 또한 금액을 다 사용해야 정책이 효과가 있다.

이번 소비쿠폰은 큰 실험이 될 정책이다. 소비자와 판매자 모두가 현명하게 소비쿠폰을 대할 때 소비쿠폰의 효과가 가장 커진다. 소비쿠폰을 목적에 맞게 사용해 민생 지원과 소비 촉진을 통한 소상공인 지원이라는 두 가지 목표를 모두 달성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