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논단] 대학원생 대변할 수 있는 기구 필요하다
[독자논단] 대학원생 대변할 수 있는 기구 필요하다
  • 이신영 / 생명공학연구센터 연구원
  • 승인 2006.11.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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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6월초 ‘Vision 2020 이렇게 생각한다’라는 주제로 우리대학의 미래를 고민해 보는 토론회가 있었다. 우리대학 구성원들을 대표하는 패널들을 선정해서 토의하는 방식이 도입되었는데, 패널 구성에 있어서 대학원생 대표는 포함되어 있지 않았다. 교수·직원·연구원·학생 대표로 구성되어 있었고, 실질적으로 연구원 대표가 대학원생들의 입장을 대변하긴 했지만 대학원생으로서 대변자는 없었다. 학교 입장에서 대학원생에 대한 고려가 없었다고 쉽게 생각할 수도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 마땅히 대학원생 대표를 찾고자 해도 찾기 힘든 현실을 반영한다고 볼 수 있지 않을까?

만약 KAIST라면 상황이 어떠했을까? KAIST는 개교 이래 원생회라는 이름으로 시작해서 현재는 대학원총학생회(원총)로 불리는 대학원생 단체가 조직되어 올해로 34회를 맞고 있다. 식당 모니터링을 통한 식질 개선이나 생활관 관련 문제 해결과 같은 기본적인 원생들의 복지를 위해 노력하고 있고, 원생들의 의견창구로서 내외적으로 활동하고 있다. 일례로 KAIST 원총은 한국과학기술인연합과 함께 실험실 안전관리 법령 제정을 위한 토론회를 주최했는데, 이 토론회에 KAIST 원총회장이 참석한 것을 비롯 과학기술부, 과기인연합, 전국과학기술노동조합, KAIST 안전관리팀, 서울대 전 학생대책위원회 등 6개 단체에서 패널로 참여했다.

이렇듯 우리대학에도 원총이 구성되어 대학원생들의 입장을 대변할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을 것이다. 하지만 원총이 없는 현시점에서 학교 차원에서 원생들의 의견 수렴을 위한 적극적 방법은 없는 것일까?
단순한 방법이긴 하지만 쉽게 생각해 볼 수 있는 예로 설문조사를 실시할 수 있을 것이다. 2020년까지 세계 20위권 대학으로 발돋움하기 위해 경쟁력 있는 대학원 구성은 필수적이며, 이를 위해 현재 부족한 점으로 지적되고 있는 대학원생들에 대한 교육 투자가 강화되어야 함은 지당하다. 이런 맥락에서 학교 차원에서 성의를 보인다면 교육의 당사자인 대학원생들은 그 어떤 설문조사보다 적극적으로 입장 표명을 하지 않을까? 나아가 이러한 조사 결과를 공개하고, 어떻게 실질적으로 학교 정책에 반영되고 있는지에 대한 지속적인 홍보는 대학원생들의 학교에 대한 신뢰를 강화하는데 큰 도움을 줄 것이다.

대학원생 차원에서도 집단적 의견을 통합하여 학교 당국에 전달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며, 이를 위해 앞서 언급했던 원총 구성이 가장 실질적 해결책이 될 것이다. 우리대학에서 이런 원총 구성 시도가 없지는 않았다. 실제적으로 2004년 초 기자회 대학원 동장 모임 주도로 원총 설립에 대한 설문조사가 진행되어, 그 필요성과 설립방식에 대한 의견 수렴 과정이 있었지만 준비위원회조차 제대로 구성되지 못한 채 막을 내려야 했다. 이렇듯 원총은 필요하지만 내가 직접 뛰어들기는 힘든, 어찌 보면 또 하나의 님비현상이라는 생각마저 든다. 하지만 이를 단지 대학원생들 탓으로만 돌릴 수 있을까?

KAIST 원생회가 닻을 올릴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는 학부가 없는 특수한 상황에서 교수님들의 지원이 있었던 탓이다. 한 실험실에서 원총 회장이 연이어 나온 사례도 있는데, 그 실험실 교수님의 배려가 한 몫 했다고 한다. 실질적으로 대학원생의 경우 교수님의 시선이 부담스러워 막상 원생회 활동을 하고 싶어도 감히 하기 힘든 상황에 놓여 있다. 또한 대학원생들이 다양한 대학 출신으로 구성되었다는 사실과, 학과와 나아가 실험실 차원에 따른 특수한 문화가 존재한다는 점과 같은 구조적 장벽들이 단합된 대학원생 공동체를 구성하는데 있어 어려운 문제로 항존하고 있다. 이렇듯 원총 구성을 위해서는 구조적 문제점을 직시하고, 이를 넘어서기 위한 다각적 노력이 필수적이다.
원총 구성을 위한 다각적 노력과 원총이 없는 현실 가운데서도 최대한 원생들의 의견을 수렴하고자 하는 학교 당국의 적극적 손내밈을 기대해 본다.